아군인줄 알았던 p53 유전자, 알고 보니 적군일 수도

[암과의 전쟁]조지아공대 연구진, "p53은 양날을 가진 칼"임을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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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회(kjunhoy)등록 2007.05.18 18:27
p53 유전자는 인간의 17번 염색체에 위치하는 유전자로서 이제까지 서양의학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종양억제유전자(Tumor-Suppressor-Gene)”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암과의 전쟁에서 중요한 아군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런데 조지아 공대(the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와 Overian Cancer Institute의 연구진이 2007년 5월 16일자, 인터넷 온라인 저널인 에 기고한 바에 따르면, 화학요법(Chemo)치료를 받는 난소암환자들 중에서, 1) p53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주로 돌연변이등의 이유로)에는 5년 생존율이 70%에 이르렀는데, 2) 반대로 p53 유전자가 정상으로 작동하는 환자들의 생존율은 불과 30%정도에 불과하다는 예상외의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견은 기존의 악성종양억제기전에서 p53 유전자가 암억제의 핵심 역할을 한다는 학설을 뒤집는 것이다.

“p53은 그동안 화학요법으로 손상받은 암세포가 자폭(apoptosis)하도록 유도하는 핵심역할자로서 인식되어 왔지만, 손상된 세포가 복구되는 기전에서의 p53이 갖는 역할은 무시하고 있었다”라고 조지아공대의 John McDonald교수(chair of Georgia Tech’s School of Biology and chief research scientist at the Ovarian Cancer Institute)가 말했다.

본디, 인체 내의 어떤 세포가 손상되거나 오작동하면, p53이 행동을 시작하여 세포복구를 시도하는데, 만일 그 세포가 복구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p53은 세포가 스스로 자폭(自爆, apoptosis)하도록 유도한다. 바로 그러한 역할 때문에 이제까지 암연구자들에게 p53유전자가 암환자의 화학요법(chemotherapy)치료가 성공하도록 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화학요법으로 손상받은 암세포들이, 스스로 자폭하도록 돕는다는 사실이 암연구자들을 속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조지아 공대 연구진이 발견한 것은 p53유전자는 “양날을 가진 칼(double-edged sword)”로서 작용한다는 점이다. p53유전자가 정상으로 작용하지 않는 환자들의 화학요법 생존율이, 예상을 뒤엎고 정상p53을 가진 환자들에 비해 월등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McDonald교수는 p53유전자는 자폭 매카니즘 뿐 아니라 복구 매커니즘도 돕기 때문에, p53유전자가 화학요법으로 손상받은 암세포의 복구를 도와준다면, 결국 암세포들이 다시 부활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p53이 어떤 암세포들의 회복을 실제로 도와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얻은 결과에 따라 추론해보면, 우리는 p53이 화학요법으로 손상된 암세포 복구를 도와 종양부활(Tumor recurrence)을 일으켜서 결국 더 높은 인명치사율을 낳게 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만일 이런 결론이 옳다면, (이제까지의 암연구/임상가들이 해왔던 것과는 정반대로) 화학요법을 받는 악성종양환자들에게 p53의 작용을 억제시킨다면 환자의 장기생존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McDonald과 그의 동료들은 세포배양과 쥐 실험으로 그들의 이론을 검증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도 이것이 유효하게 입증된다면, 암환자들에게 화학요법 치료기간 중 별도의 약물투여나 유전자 기법을 통한 p53억제를 병행함으로써, 환자들의 장기생존하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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