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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진초 선생이 소설집 “옆방이 조용하다”를 출판사 <개미(대표 정화숙)>에서 펴냈다.
이 작품집에는 표제작을 비롯해서 “내시, 완자 씨”, “우산은 편의점에 있다”, “이태리 영화”등 주옥 같은 작품 10편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각각 제목소리를 내고 있고 평론가 이경재의 작품해설이 실려 있다.
올해로 등단 10년 차를 맞은 김진초는 2001년 소설집 “프로스트의 목걸이”, 2004년 소설집“노천국 씨가 순환선을 타는 까닭”, 2005년 장편소설 “시선”을 내었으며 장편소설 “시선”으로 2006년 인천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작가 김진초 선생은 고추밭에 앉은 잠자리를 잡는 어린애의 놀라운 집중력과 순심으로 평범한 일상 속의 비범한 의미들을 조심스럽게 작품으로 건져 올리고 있다. 김 작가의 예리하고도 따뜻한 손길을 거치면 흥밋거리로나 여겨질 내시의 삶이 온갖 꽃으로 피어나고, 냉장고에서 썩어가던 전복이 소통불능의 세상에 균열을 일으키는 전복죽으로 끓어오르며,
흔하디흔한 크리스마스카드의 포인세티아가 타인을 위한 자기희생의 이미지로 부활한다. 이번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에서는 모두 이러한 마법들이 펼쳐지고 있는데, 김진초는 어린 시절 별 것 아닌 재료로 매끼 밥상을 풍요로운 성찬으로 바꿔놓던 어머니의 마술을 원고지 위에서 펼친 것이다.
김 작가의 소설은 재미있다. 이 재미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 속에 감추어진 기구한 삶의 이력과 미묘한 내면을 엿볼 때 느끼는 재미라 할 수 있다.
90년대에 등단한 김진초 선생은 비의에 가득 찬 개인의 내면에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 동시대 작가들과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삶의 내력은 어느 하나 평범하거나 다른 작가의 도장이 깊이 새겨진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김 작가는 그만의 참신한 소재를 특유의 상상력과 능숙함으로 사유의 진경으로 끌어올렸다.
소설을 창작하기 위해 세상을 상대로 싸움을 벌임에 있어, 김 작가는 자신이 서야 할 자리를 너무나 잘 아는 노련한 장군이다. 그 자리란 바로 중년 여성의 원숙할 대로 원숙한 세계관과 감성에 바탕한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김진초 선생은 ‘소설이란 성숙한 여성의 형식’이라는 새로운 명제를 우리 문학사에 제출하고 있으며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는 모든 인간을 끌어안는 드넓은 자리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우리 밑바닥에 흐르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나지 못해 방치된 채 놓여 있었던 세계이다. 성별을 비롯한 모든 분별과 차별을 뛰어넘는 인간 일반을 향한 무한한 사랑으로 가득한 그 세계를 향해 힘차게 정진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 김진초 선생은 경기도 송추 출신으로 97년 단편<아스팔트 신기루>가 소설전문지 월간[한국소설]에 당선 문단에 데뷔했으며, 2004년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금 1000만원 수혜작가이다. 제 17회 인천문학상을 받았고, 현재 계간 [학산문학]편집장이로 으로 있다. 도서출판 <개미> 값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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