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시장, ‘747구상’은 허구

검토 완료

민병두(minwoomin)등록 2007.05.30 12:17
* 매년 7% 성장해도 10년 후 경제 규모는 세계 9위
* 국민 앞에 오만한 태도를 사과해야

* 이명박전시장은 ‘747구상’이라는 것을 발표했다. “10년 간 7% 성장하면 1인당 GDP가 4만불이 되고, 세계 7위의 경제강국이 된다”는 주장이다.

* 이전시장은 7% 성장이 “패러다임 전환, 규제 완화, 투자의욕 고취, 경제외교 강화, 지도자가 믿음을 줄 것,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면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 이전시장이 발표한 내용은 검증가능한 정책 공약의 수준이 아니라, 개인적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이전시장이 말한 빈약한 수준의 내용으로는 성장률 제고가 가능할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 국가간 비교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발표한 2007년 주요 국가 전망에 근거해서 검토해보자.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9%로 전망했다. 우리 경제의 규모는 이미 세계 11위이다. 한국의 2007년 예상 GDP는 9,920억불이다. 1조 1,400억불로 10위인 러시아, 9,340억불로 12위인 브라질, 9,280억불로 13위인 인도가 한국과 경쟁하고 있다. 브릭스국가 가운데 중국은 3조 100억불로 이미 영국, 프랑스를 넘어 4위를 차지하며, 3위인 독일을 곧 제칠 기세다.

* 이명박 전시장의 허술한 논리를 검토하려면 “우리만 홀로 3.9%의 성장률을 7%로 끌어올리고 다른 모든 나라들은 현재의 성장률 수준에 머무른다”는 비상식적인 가정을 해보는 수밖에 없다. 이런 비상식적 가정에 따라도 10년 후인 2017년 한국의 GDP는 세계 9위 수준이다. 현재의 11위에서 2위 상승하는 것이다. 현재 8위인 스페인이 2.7% 성장으로 11위로 떨어지고, 현재 9위인 캐나다가 2.6% 성장으로 12위로 떨어진다는 전제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세계 주요국가 경제 전망에서 밝힌 GDP와 성장률을 근거로 작성, 한국만 성장률 전망치 3.9%를 무시하고 7% 성장한다는 가정으로 작성>

* 이명박 전시장의 헛공약이 사실이 되기 위해선 스페인, 캐나다 이외에도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큰 미국, 일본, 독일, 중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가운데 두나라의 성장률이 현재 수준보다 훨씬 떨어져야 한다.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면 이들 나라의 성장률은 이미 1.2%에서 2.3% 수준에 불과하다. 일시적으로 미미한 감소는 있을 수 있지만, 경제규모가 한국보다 작아질 정도의 역성장을 예상하는 것은 무리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한국의 성장률이 두배로 올라갈 가능성보다 높지 않다.

* 이명박 전시장의 헛된 바람이 현실이 되려면 또 하나의 가능성은 급격한 원화절상이다. 그러나 수출이 GDP의 42%를 차지하는 국가에서 급격한 원화절상은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률 증가를 억제한다.

* 세계화의 확산으로 국가경제간 상호 영향력이 높아진 현실에서 주요 경제대국들의 경기, 성장률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의 성장률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21세기 들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하는 나라들은 브릭스 등 신흥 경제대국과 아일랜드 등 규모가 작은 나라들이다.

* 10년간 7% 성장과 1인당 GDP 4만불은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8% 성장한다면 1인당 GDP는 4만 3천불이 된다. 핵심은 성장률 제고의 구체적 방법이다.

* 이명박 전시장이 정치지도자로서 최소한의 책임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나라들은 성장률이 정체하거나 떨어지고, 우리나라만 두 배 정도 올라갈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 이명박전시장의 ‘747구상’이라는 것을 보면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진지하게 대안을 모색한 흔적을 찾기는 어렵고, 오히려 한 미국기업의 제품모델명에 맞추기 위해 국가의 지도자가 가져야할 책임의 무거움을 포기한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지도자가 믿음을 주어야 성장률이 올라간다”는 본인의 발언과도 어긋난다.

* 이전시장의 허황된 주장을 액면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10년 후 우리 경제 규모는 세계 7위가 아니라 세계 9위이다. 이런 단순한 검토조차 하지 않고, ‘구상’이라는 것을 국민 앞에 내놓는 모습은 대선주자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통령은 국가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엄중한 직책이다.

* 성장률, GDP, 경제 규모는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지표이다. 이명박전시장은 경제 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헛공약을 발표하여, 국민들에게 혼란을 준데 대해 겸손하게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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