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옆 동네 사는 벨 프레이터 이모가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다. 대신 온 동네에 소문만 무성하다.
때문에 이모의 아들, '나(집시)'와 동갑내기인 '우드로'의 사는 모습은 영 말이 아니었다. 보다 못한 외할머니가 우드로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이때부터 '우드로'와 '집시'와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마을 최고의 미인인 엄마의 딸답게, 집시는 동네 최고의 예쁜이로 통한다. 그 중 집시의 탐스런 금발머리는 엄마와 아빠의 자랑거리였다.
하지만, 집시의 사촌, 우드로는 겉으로 보기에는 뭐하나 내세울 게 없다. 게다가 사팔뜨기다. 그래도 이야기를 꾸며내는 말솜씨는 마을에서 제일로 통한다. 얄미운 사람을 골탕 먹일 줄도 아는 꾀박사이기도 하다.
사실, 우드로 엄마는 언니에 비해 그다지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었다. 예쁜 언니에게 잘생긴 남자친구를 빼앗기고 충동적으로 우드로의 아빠와 결혼했을 정도로 인생이 힘겨웠다. 당연히 결혼생활도 비참할 수 밖에 없었다.
이모는 모든 면에서 자기보다 나은 집시의 엄마가 미웠다.
그런데,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난 사람은 행복할까?
사람들은 집시의 아름다움 속에 가려진 진짜 집시의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예쁜 집시에게도 상처는 있었다. 총으로 자기 머리를 쏘아 자살했던 아빠(생부)의 모습은 거의 십 년이 다 되어가도록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집시는 아빠한테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우드로 역시,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린 엄마로 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공통점 덕분인지 집시와 우드로는 친한 친구가 되었다. 아무리 친하다고는 하지만, 우드로는 솔직히 집시를 시샘하기도 했었다.
집시가 너무 쉽게 그 '버림 받음'을 넘기고 예쁘게 사는 것 같아서...
하지만 집시는 한 번도 넘겼던 적이 없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아름다움이라 하더라고 아픈 상처를 다 덮어 줄 수는 없는 법이니까.
사실, 집시 아버지가 자살한 것도 자신의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불의의 사고로 엉망이 된 얼굴을 스스로 받아들 일 수가 없었던 것. 집시의 아버지에게는 외모가 중요했었다. 그 외모를 잃게 되자 삶이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난 사람들은 종종 그 아름다움을 지키려 남보다 더 많은 무모함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것들을 돌아 볼 겨를이 없다.
우드로 덕분에 집시는 자신의 묻어왔던 상처를 햇빛에 드러내 일광욕을 시킬 수 있었다.
그 어떤 아름다움과 화려함도 상처를 낫게 할 수는 없다,햇빛에 드러내 살균소독을 하기 전까지는.
작가 소개 화이트(Ruth Whites)
다수의 어린이 도서와 청소년 도서의 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펜실바니아 허멜스타운에서 살고 있다. 기존에 국내 소개된 작품은 테드폴(Tadpole, 2003)
|
|
|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