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가자

구글, 도서관자료 디지털화에 따른 교육 시스템 변화의 요구

검토 완료

이민영(minioni)등록 2007.06.10 16:23
정보의 시대라는 말은 이제 식상해졌다. 하지만 이 시대의 전자 정보의 규모는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확장되고 있다. 구글이 대학들의 도서관자료를 디지털화 함에 따라 그 규모는 다시한번 넓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새로 출판되는 도서의 디지털화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기존에 출판되었던 책의 디지털화는 상당한 작업을 요구한다. 구글과 각 대학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서관자료를 디지털화하려는 이유는, 폭넓은 학생들의 자료접근과 대중에의 공개이다.

이젠 자료를 빌리기 위해 배송요청을 하지 않아도 되고, 미국이나 자료 제공자를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복사나 스캔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자료를 열람하며 공부의 폭을 넓힐 수도 있고, 최상의 자료들을 토대로 더 나은 이론을 제공할 수도 있겠다. 물리적인 거리는 더이상 핑계거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이 현상을 해석해보면, 자료의 디지털화는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대신 그들의 능력을 더 요구하는 결과를 낳았다.

사실 대학자료를 공유하면 할 수록 세계의 발전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한 컴퓨터로 처리하는 속도보다 여러 컴퓨터가 각각의 능력을 필요한 시점부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이 대학별, 국가별의 경쟁을 무의미화 하는 시작점일 수도 있고, 협력이나 세계단위의 조직화의 시작일 수도 있다. 어떤 길을 선택하건간에, 분명한 것은, 세계의 대학이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서 그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학의 도서관은 그 대학의 대표가 되기도 한다. 방대한 자료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최고의 교육을 상징하기도 했다. 자료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능력 또한 바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각 나라마다 주어지는 교육의 환경이 달랐고, 교육의 자료가 조금씩 달랐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교수들도 마찬가지로) 연구함에 있어서 다른 연구자료의 내용 복사와 같은 편법행위를 벌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넷에서 내용을 비교할 수 있고, 학생에게는 더욱 창의적이고 심도있는 학문에의 접근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에게 충분한 자료가 주어지는 대신,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능력을 끌어낼 것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는 분명 교육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암기의 형태에서, 주관적 사고의 요구, 그리고 창조의 능력까지 자신이 아는 것, 자신이 찾아낼 수 있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자료를 새로운 시각에 융화하여 학문을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더욱 요구될 것이라 본다.템

한국의 교육과정은 국내외에서 많은 변화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변화는 끊임없이 부정과 아픔을 낳았고, 그 상처는 고스란히 한국의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새로운 세계의 변화 가운데 교육시스템이 달라지지 않으면, 그로인한 상처 또한 한국의 학생들의 몫일 것이다. 단순 암기의 문제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학교 선생님들 또한 더 주관적이고, 학생의 생각을 요구하는 시험문제들로 이같은 현상에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처방법마저도 학생들과 학원가에서는 너무 식상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거의 정해진 주관식, 정해진 논술은 아이들에게 조금 더 긴 암기를 시키는 형태를 가져왔을 뿐이다. 학생의 능력을 알아내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다. 한 사람의 인생 뿐 아니라 그 사람으로 인해 수천, 수만명의 인구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위치에 모든 학생들이 올라가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며, 돈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학생들의 선택의 기준은 부모님이 원하시는 직업 또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직업, 성적 잘 받는 애들이 선택하는 학과, 돈 잘버는 분야로 한정되어 있는 듯 하다. 그 때문에 자신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학생들이 신문에 실리고 "이 애는 특별한거야"라는 식의 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지만, 저마다 자기가 백지장을 들겠다고 나선다면 결국 모두가 힘들게 될 뿐이다. "자기 자식 잘되라는데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된다"라는 생각의 기준은 어디서 왔는지 먼저 검토해보자. 솔직히 의사, 판사, 뭐든간에 그 타이틀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직업은 하나도 없다.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길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즐거워하고 만족하는 일을 할 때, 그 능률도 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인류의 발전이 한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의 책임이 나눠진 다는 것은 중요하게 생각할 문제다. 학술의 자료가 공유되고, 문화가 섞이며, 사상과 이념까지도 조금씩 융화되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근시안적인 사고와 과거로 부터 물려받은 맹목적인 목표로 국민들의 삶이 정해진다면 그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이 두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인생가운데 답할 수 있을 때,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더이상 니것과 내것으로 능력을 구분하는 시대는 지났다. 모든 것이 자료화되고, 공유되면서 그 안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가장 능률적인 생산이 가능하도록 사회와 개인이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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