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 기념식에 이한열과 박종철은 없었다 !

"내가 (행사장에) 들어가는 의미보다 안들어 가는 의미가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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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희(21kdlp)등록 2007.06.11 14:03
6월항쟁 2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었지만,

6월 항쟁 20주년을 맞이하여 진행된 기념토론회와 추모제 콘서트, 기념식등이 모두 끝났다.
특히 6월 항쟁 20년만에 국가기념일로 항쟁을 기념하고 정신을 계승하는 각별한 의미가 있지만, 6월 항쟁 정신을 계승하는데서 한계를 들어내기도 하였다.

6월 9일 시청에서는 이한열열사 20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이한열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는 "우리 한열이는 그래도 여러분이 추모제를 열어줬고,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제2, 제3, 제10의 이한열이 민주화 과정에서 허공에 떠있다, 지금 여기 시청 앞 광장 위에서 그들이 우릴 내려다보고 있다"고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열사'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였다.

또 배씨는 "그 유명한 장준하 선생님을, 어떤 생활을 했는지도 뻔히 알면서도 기각했다"고 민주화운동 관련 사망 인정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피해보상심의위원회(민보위)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이제는 이한열의 엄마가 아니라 의문사 당한 우리 아들들의 엄마로 살겠다고 하여 추모제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숙연하게 하였다.

6월 10일 10시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부주최의 공식 기념식이 열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지난날의 기득권 세력들은 수구언론과 결탁하여 끊임없이 개혁을 반대하고, 진보를 가로막고, 민주세력 무능론까지 들고 나와 민주적 가치와 정책이 아니라 지난날 개발독재의 후광을 빌려 정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며 개혁의 실패를 개발독재와 언론에 떠넘기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할 것" 이라며 언론에 대한 남다를 관심을 과시했다.

기념사 이후 80년대에 즐겨불렸던 어머니 노래를 배경으로 당시를 재현하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사람사는 세상에 돌아와 너와 내가 부둥켜 안을 때
모순덩어리 억압과 착취 저 붉은 태양에 녹아버리네

사람사는 세상에 돌아와 너와 나의 어깨동무 자유로울 때
우리의 다리 저절로 덩실 해방의 거리로 달려가누나

아아 우리의 승리 죽어 간 동지의 뜨거운 눈물
아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두려움 없이 싸워 나가리
어머님 해맑은 웃음의 그 날 위해

(이 노래는 2002년 3월 27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끝나고 경기도 이천,덕평수련원
뒷풀이에서 노짱이 불렀던 노래라 함)

처음으로 열린 국가기념식에는 이한열과 박종철은 참여하지 않아

세종문화회관 밖에서는 기념식이 시작되는 2시간 전부터 추모연대와 유가족 어머니들이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에서 장준하 선생, 박태순 열사, 장석구 선생등 7분의 열사에 대해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지 않은것에 대해 "민주열사 민주화운동 불인정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기자회견에는 김용권, 김윤기 열사의 어머니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 이한열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등이 함께 하였다. 6.10 기념식이 열리는 시각이 가까워 오자 어머니들도 퍼포먼스 대열에 함께 앉기 시작하였다. 이한열 어머니와 박종철 아버님은 행사장 초청 비표를 기관원에 반납하고,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제정된 국가기념식 행사에 불참을 선언하였다.

"내가 들어가는 의미보다 안들어 가는 의미가 크다"고 박종철 아버님이 먼저 말씀을 하자.

"지금 노무현보고 소주 2병만 사달라고 이자리에 앉아 있는거야" 이한열 어머님이 말씀을 받았다.

오늘 왜 기념식장에 안들어 가시나요? 함께 앉아계신 서울의 김용권열사의 어머니에게 물었다.

" 유가족이 정권에 맞서 싸웠기 때문에 그나마 이만큼까지 되었는데, 일반 시민들도 행사장에 들어가는데, 어떻게 유가족을 빼놓을 수 있는가? 민주화운동기념사회회나,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민주화 정신을 계승해야 하는데, 죽은사람을 등에없고 제멋대로 하고 있다 "

초청장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되지요?

" 유가협에서 일괄적으로 신청했는데, 내가 알기로는 대구에 우종훈, 부산에 장지환,서울 김
용권, 경기에 김윤기등이다. 당시 죽음을 바쳐 싸운 사람들에대한 최소한의 존중, 아니 너무 무시하고 있다 "

올해로 20년째 맞이하는 6월항쟁이다. 박종철 열사가 몸숨으로 지켜낸 그 선배는 지금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일하고 항쟁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대통령도 되고 여당과 야당의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2007년 처음으로 열린 그 기념식에는 이한열과 박종철은 없었다.
국민적 저항으로 만든 소중한 87년 항쟁의 승리가 오늘의 변절(변질)을 가리는 가면으로 사용되고 있지않은지 되돌아볼 일이다.

그러기에 6월항쟁의 살아있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2007년 6월이 되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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