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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네이버가 인터넷 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은 독보적이다. 올해 초 70%의 검색 엔진 시장을 장악 하고, 각종 매체에 의도적으로 자주 노출됨으로써 '네이버'만의 성장세는 폭발적이었다.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우리는 인터넷의 위력이 얼마나 파괴적이며 자체가 강력한 권력이 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이후, 특히 2000년대 들어 한국 인터넷 인프라의 급격한 발전은 막대한 자본이 몰릴 수 있는 시장을 구성하게 되었다.
한 티비 프로그램의 유행 코너에 의해 차츰 성장하게 된 네이버. 기존의 강력한 선두주자였던 다음과 야호, 라이코스 등을 제치고 지금은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있는 한국의 인터넷 포탈사이트가 되었다.
그러나 얼마 전, 네이버의 주요 구성 요소인 인기 검색어 코너에 '낸시랭 실종사건'이라는 검색어가 순위에 올랐다. 실제로 유명 아티스트인 낸시랭이 납치라도 된 것인가하는 생각에 무심코 클릭해 보았다. 낸시랭이 국내 전자대기업의 광고 모델로 나오는 사이트로 이동하고, 수수께끼같은 동영상이 화면에 나왔다. 그냥 피식하고 웃고 넘길 수도 있지만, 갑자기 인터넷을 처음 접했던 90년대 후반이 떠올랐다.
단순한 화면과 어설픈 개인 홈페이지들. 그리고 메일과 뉴스 코너. 요즘 흔한 화려한 동영상 광고가 없던 당시 인터넷 화면은 글자 수 보다 빈 화면이 많은 것처럼 다양한 변화와 발전성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얼마전 구글이 한국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첫화면과 네이버의 메인페이지를 비교해보자. 광고 하나 없고, 메뉴 또한 네이버만큼 편리하고 다양하게 구성하지 않고 있다. 그런 구글이 왜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을까. 처음 화면만 보더라도 네이버가 세계를 제패(?)하고도 남을 텐데.
네이버는 네이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얻고, 메일을 하고, 영화, 음악을 보고 듣는다. 각종 정보 또한 네이버의 블로그와 지식인에 의해 습득한다. 들어오는 곳은 있는데, 나가는 곳이 없다. 달콤하게 들어와 편리함에 젖어 사용자는 나갈 줄 모른다. 게으른 인터넷. 게으른 사용자를 만든다.
구글은 능동적인 사용자를 요구한다. 단순한 통로로서 구글은 충분히 그 역활을 해낸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곳이다.
인터넷에 국민성과 지역성이 있다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국내의 대다수의 인터넷 유저들이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귀차니즘에 젖어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가능한 추측이 아닐까 싶다. 타성에 젖으면 10에 9은 쉽게 벗어나기 힘들다. 무의식적으로 인기검색어를 누르고, 자신에 의해 이슈가 떠오른 것 마냥 의기 양양하게 모니터를 바라본다.
빅브라더와 같이 조작된 정보와 언론이 존재했던 적이 우리에게 있었다. 2~30년 전만 해도, 그리고 지금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의 극히 일부거나 과장되어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보고 듣는 것이 아닌 한, 철학적 명제 접근을 떠나서 진실로 쉽게 떠넘길 수 없는 노릇이다.
인터넷이란 새로운 공간의 탄생은 새로운 자본 시장의 탄생을 의미한다. 돈을 벌 목적으로 접근한다면 무궁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가지 더. 이와 돈을 번다면, 좀 더 윤리적인 방법으로 벌 순 없을까. 유럽의 선진 국가에서 윤리적 자본주의 운동을 실천하는 단체와 개인이 등장하는 만큼, 사람들에게 조작된 정보나 의도적인 노출로 더 많은 클릭수를 유도하는 것보다 모두에게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는 방향이 제시되야 할 것이다. 윤리적이다라는 조건이 실용적이며 이익의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인터넷 시장이 웹 2.0(웹2.0이라는 개념이 마케팅적인 접근이 강하다고는 하나, 현재로서는 그것을 총칭해서 정의할 만한 단어가 없는 상태이다)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웹 2.0이 집단지성과 참여, 롱테일의 경제 법칙이 적용된다는 이론과 함께, 네이버만 존재하는 한국의 넓으면서도 좁은 인터넷 시장에 새로운 피가 공급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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