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용등급, 누구맘대로?

오르락, 내리락, 내리락, 내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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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minioni)등록 2007.06.12 10:52
신용등급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늘었다. 이젠 길가에 신용카드 만들으라고 권유하던 아르바이트생도 드물어졌다. 그만큼 국민들의 신용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다. 신용이 좋다라는 말은 이전까지는 대출한도가 높다거나, 이자에 대해 언급했던 말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타나는 변화는 어쩌면 그 이상의 것 까지 영향을 줄 듯 싶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신용의 나라다. 3C만 있으면 미국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하는데, 그 중 첫번째 C는 Credit, 바로 신용이다(&Cash, Courage). 미국에서는 신용정보가 없으면 핸드폰 하나도 개통하지 못한다. 돈만 들고가면 기계사고 개통해주는 식의 구조가 아니다. 집을 구하는 것은 물론, 차, 신용카드, 심지어는 집에 놓인 전화개통까지도 크레딧을 요구한다. 미국에서 막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신용정보가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해서 편의를 봐주진 않는 듯 하다.

한국은 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우선 돈이 있으면 된다. 물론 대출이나 은행업무중에는 신용조회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신용이라는 말은 어머니, 아버지의 단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용카드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단지 돈으로 빚을 지기 때문이었고, 신용은 꼬박꼬박 카드 빚을 갚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했던 한국이 변하고 있다.

신용등급을 높이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하는 청년들이나,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진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은 특히 관심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막상 신용평가 측에선 신용등급의 상향과 하향의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감추어진 평가는 더욱더 조바심을 불러 일으키는 듯 하다.

신용등급 조회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면 으레 신용등급의 조정 기준을 알고싶어하는 사용자들이 있다.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신용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쌓아질 수 있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사람의 관계가 기계처럼 돌아가지 않듯이, 개인의 신용등급도 짜여진 규칙에 맞춰지는 것은 아니다. 작은 차이 하나하나가 개인차를 가져오고 물론 큰 기준은 정해져 있지만 "저사람은 그렇게 해서 됐는데 왜 나는 안됩니까?" 라는 식의 질문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려가는건 쉽고 올라가기는 어렵다는 신용등급. 잘 알지 못하는 경우엔 금방 낮은 신용등급에 속상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서로 아는 친구 사이에 돈을 빌리기도, 믿어주기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은행이나 사회가 개인을 믿어주기까지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용등급 하나 차이에 울고웃는 사람들이 있을 줄 안다. 하지만 정말 미래를 생각한다면, 꾸준히, 성실하게 신용을 쌓아가는 것이 더욱 현명한 대처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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