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의 폭력,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한인 피해자와 가해자.. 그 해결책은?

검토 완료

이민영(minioni)등록 2007.06.13 09:04
한국인 남성 두명이 백인 남성 둘과 여성 하나에게 이유없는 폭력을 휘둘렀다는 기사가 오늘 아침 신문의 첫 얼굴이었다. "코리아 타운에 왜 어슬렁거리냐"라는 것이 그들의 이유였다고... 신문을 집어들자마자 마음이 씁쓸해진 나는 지난 기사를 잠시 떠올렸다. "라틴계 남성, 한국인 여성에게 이유없이 욕설과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에 서서 잠시 혼란스러움을 달래야 했다. 이 두 사건은 전혀 관계가 없을 수도 있다. 단지 한국인에게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관심이 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기사가 한인들에게 주는 정신적 부담은 거의 같다. 한국인 여성이 이유없이 욕설을 들었다. "너희 나라로 꺼져라.." 미국은 일부 한인들에게 타국이다. 영어를 쉽게 구사하지 못하시는 분들에겐 바깥에서 한인들 외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계실만큼 편치않은 곳이기도 하다. 그런 나라에서 "외국인"이 한국인을 이유없이 미워한다는 기사는 그 분들의 마음을 더더욱 편치않게 했을 것이다.

한국인 남성에 의한 폭력은 더 심하다. 한국에서 같은 국민끼리도 이유없는 폭행은 기사거리, 적어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화제가 된다. 하물며 인종이 다른 사람들끼리 벌어진 일은 간과할 수가 없다. 물론 그 한국인 남성이 한국계 미국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종차별은 국적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외관상 차이와 특성에 핵심을 두고 이뤄진다. 그들의 이유없는 폭력은 더욱 큰 저항을 불러올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미국에서 오래 사신 분들이라면 LA폭동의 악몽을 기억하실 것이다. 도시가 차단되고 출입이 불가능해 물공급마저도 끊겼던 그 시절을 기억한다면 이런 한국인들의 행패가 혀를 찰 일이 아니라 마음이 무너지는 사건으로 들리실 것이다. 한국에서 막 온 유학생들의 음주실태와 폭력성, 2세들의 반항적인 특성 등 흔한 청소년의 문제가 이민 1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한국인이 미국 땅에 정착하기까지 1세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었다. 막막하게 미국에 와서 한국인의 터전을 만드신 분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해서 지금까지의 미국 내 한인사회를 만드신 분들이다. 그들의 노력은 젊은 세대의 행동에 따라 발전하기도, 수포로 돌아가기도 한다. 미국으로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 자기의 땅이 아니라고 멋대로 행동하는 경솔함은 삼가해야겠다. 그리고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미국이 자기나라라고 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부모의 땅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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