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홑씨로 날라가는 캐라 인애 칼라 힐

바람에 날라간 한국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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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순(vm2243)등록 2007.06.15 17:50

‘캐라 인애 칼라 힐’ 이야기

남의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진한 감동을 자주 받는다. 특히 다양한 인생의 모습들에서 역경을 이긴 주인공들의 모습은 더욱 그렇다. 바람에 날라간 민들레 홑씨처럼 그렇게 한 생명의 씨앗이 미국 테네시주에서 자라 한국인 친 아빠를 찾는 일로 텔레비는 시작된다. 한국인 입양아가 친부모를 찾는 일도 텔레비를 볼때마다 눈시울 뜨거워지는 일이었지만 월남 참전에서 파생된 고아 아닌 고아로 미국 가정에 입양되어 자랑스럽게 성장한 소녀 이야기는 또 한번 국민들을 울린 훌륭한 감동의 소재였다.


미국 가정에서 외롭게 자란 그 소녀는 활달하고도 적극적으로 자라서 대학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한미연합이라는 지역사회의 봉사단체에 일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민주당 청년회 간부로서도 일하면서 아름답고도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참으로 많은 일을 하는 자랑스러운 미국 시민중의 한 사람으로 성장했다.


양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서는 대학까지 나와서 남부러울 것이 없는 그녀가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자기를 버린 친아버지를 찾겠다는 생각 또한 얼마나 용기있는 결단이었겠는가.

설사 잊어 버리고 산다고 하더라도 아무 문제 될 것도 없는 상황인데도 그녀는 아버지를 자기를 낳아준 아버지를 찾는다. 그녀의 결혼식에 참석한 한국인 친아버지는 캐라 인애 칼라 힐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되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미혼에 저질은 한 젊음의 소산물인 그 생명의 끈이 수십년이 지나 느닷없이 연락이 왔을 때에 그도 흔쾌히 받아 들이기 또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부모없이 그냥 반듯하게 자라 준것만 하더라도 고마운 일인데 그 딸은 마치 태양처럼 자랑스러운 아이로서 변모하여 마치 요술처럼 그 아버지 앞에 나타난 것이다.


정말 아무런 것도 해 주지 않은 딸이, 그저 가슴 한 켠에 묻어 놓았던 과거의 흔적중의 하나가 다시금 생생히 살아 나서 자기의 삶을 온통 휘젖고 있음을 그는 어떤 마음으로 받아 들이고 있을까?

그것도 그 선물이 생명이기에 더 크고도 벅찬 현실로서 커다란 생애의 놀라운 감동으로 찾아 온 것이다. 민들레 홑씨 하나가 바람을 타고 먼곳으로 실려가서 지금의 미국인 양부모에게 입양 되어 좋은 교육을 받고 정말로 훌륭하게 잘 자라 준 생명의 씨앗. 그녀는 테네시주 안의 인종간의 격차를 줄이고 각종 범죄를 예방하는등 더 나은 사회로 발돋음 하는데에 큰 힘을 쏟는 젊은 지도자격으로 부상되어 있는 사람이다.


미국적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 뿌리는 한국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녀는 정말 바르게 진실하게 용기있는 당당한 사람으로서 그녀의 인생을 뜨겁게 개척하고 있었다.


나는 KBS에서 방영되는 수요기획인 이 드마라를 보면서 바람에 날라간 생명의 한 알이 단단한 땅에 뿌리를 딛고서, 이제는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 한국인 아버지까지를 다 사랑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경건한 마음으로 쳐더볼 수밖에 없었다.


생명의 힘은 이처럼 위대하다. 그리고 혈육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도 참으로 질긴 것이다. 한국의 가을 빛이 이처럼 따숩고 이처럼 아름다운 날들이라는 것도 그녀가 한국땅을 밟는 날 알 수 있으리라.


친부모와 함께 그 나라 땅과 그 나라만이 가진 하늘빛과 그 나라만이 가진 언어와 풍습속에서 연연히 내려온 혈통이라는 의미, 그런 맛과 멋들을 그녀는 이제 앞으로도 계속하여 느껴볼 것이다.


입양아들이 말하는 대화중에는 이런 말들이 나온다. 자기들 인생을 비유하여 “마치 영화를 보는데 꼭 앞 부분만을 짤라 먹고서 영화를 본 것 같다”라는..... .그래서 그 앞 부분을 오려 붙여야 만이 완전한 영화 필림이 되는 것처럼 그들은 잃어버린 기억들을 찾으려 한다고.
인생에서도 잃어버리고 또 기억나지 않는 조각들을 다 잘 끼워 맞혀야 만이 퍼즐 게임은 완벽하게 끝난다. 그와같은 이치일 것이다. 기억 상실증과도 같이 앞부분을 잃어 버리고 살아오면서 늘 그 상실된 기억의 공간들을 그들은 궁금해 하고, 보고 싶어하면서 많은 외로움에 시달렸을 것이다.


누군가 자기를 이 세상에 내어 놓은 사람이 마냥 궁금했을 것이고, 그 궁금증은 그녀의 인생의 한 토막에서 가장 중요한 의문이요, 수수께끼였던 것이다.


그 수수께끼를 다 푼 흡족한 마음으로 그녀는 다시금 새로운 인생에 대한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한국인이기에 자기와 같은 유색 인종의 차별과 기타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등에 대하여 많은 이해와 연구를 할 것이고, 그 격차를 좁히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오히려 ‘입양’이라는 기회는 그녀가 더 많은 일들을 하기 위한 일꾼으로서 선택받은 좋은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론은 그렇다 할지라도 그녀가 살아온 내면에는 성장하면서 겪었던 남모를 고통과 질시며 고통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리고 유색인종이라는 차별까지를 감수해야 했고, 이름 모를 부모님 생각에도 그녀는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도 유독 많았을 것이다.


봄에 피는 민들레 꽃, 그중의 하나인 홑씨가 날아가서 그것도 태평양을 지나 미국의 동남부의 테네시 주에 닿아서 그곳에서 힘찬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
남들 한테도 이렇게 가슴 뿌듯한 일일진데 그녀의 아버지는 얼마나 자랑스럽고 소중한 딸이겠는가?


마치 영화와도 같은 감동의 한자락 때문에 나는 온종일 ‘민들레 홑씨처럼’이라는 말을 반복하여 되뇌이고 있다.


그 씨는 척박한 땅에 홀로 떨어져서 자기의 힘으로 굳은 땅을 헤치고 이겨 나와 아주 푸르고 예쁜 꽃으로 피어 있는 것이다. ‘캐라 인애 칼라 힐’의 삶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 예쁜꽃에게 마음속의 성원을 한 껏 보내면서 그녀의 삶을 통하여 얻어지는 인생의 보람과 축복을 나또한 내 일처럼 기뻐하며 감사해 본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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