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갑니다. 덜덜 떨던지, 떳떳이 서세요.

암을 완치한다는 당신들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검토 완료

김호열(9room)등록 2007.06.19 13:56
세상에 즐비한 기적의 증인들

암에 관한 정보는 많다.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이 맞는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 의사들이 하는 어려운 이야기에서부터, 옆집 아주머니가 하는 이야기까지 모두가 암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과연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암에 걸린 환자와 그 환자의 가족들을 괴롭히는 큰 문제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정보의 과잉에서 오는 혼란이다. 어떤 이는 병원 치료에 전념을 하라하고, 어떤 이는 항암 치료는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단식 기도로 효과를 보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값비싼 특정 식품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이 모든 것을 골고루 경험해 볼 수 있고,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어떤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을 하는 것이겠지만, 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길지가 않다. 서둘러서 되는 일은 없다지만, 손을 놓고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에 그들은 전에 없이 귀가 얇은 사람이 되어 좋다는 것은 모두 해보려고 노력을 한다. 물론, 게중에는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성공적으로 암을 극복해내 희망의 증거가 되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문제는 바로 이 희망의 증거, 기적의 증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암을 극복한 사람들이 많아서 안좋은 것이 아니다. 암을 극복해 내는 사람들이 많아져 모든 암 환자들이 고통없이 살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스스로를 기적의 주인공이라 칭하는 거짓말 쟁이들이 섞여 있다. 조잡하고 열악한 수작으로 암 환자들의 목숨을 돈과 맞바꾸려는 무리들이 존재한다. 그것이 문제다.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우리 앞에서 기적을 보여주세요.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관심이 없겠지만, 혹시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검색창에 '암 치료' 혹은 '암 극복'(사실 아무런 키워드라도 큰 차이는 없다)이라고 검색을 해보시길. 실로 무수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암을 극복해냈으며, 암이라는 것은 당연히 완치 가능한 것이고, 당신도 이겨낼 수 있다고 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특정 요법이나 특정 식품을 통해 치유할 수 있는 것이 암이라면, 왜 전 세계적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암 치료제'라는 이름으로 시판되어 모든 인류가 그 혜택을 누릴 수가 없는 것일까. 그리고, 그런 자신만의 방식으로 암을 극복했다는 사람들은 왜 꼭 끝머리에 가서는 자신만의 비법이 담긴 약이라며 무엇을 파는 것일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냄새가 난다.
자신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고 말하거나, 물 위를 걸었었다고 말하는 사람, 혹은 물 위를 걸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바보가 분명하다. 정말 자신이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면, 바로 지금 모든 사람들의 눈 앞에서 물 위를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과거에, 혹은 미래에 그럴 계획이라거나,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잘 포장된 거짓말 일 뿐, 정작은 수영도 할 줄 모르는 거짓말쟁이일 수가 있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수많은 암 완치자들(이라 칭하는 사람들)은 생각해 봐야한다. 정말 암을 완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이를 올바른 방식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싸하게 포장된 홈페이지를 바탕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파는 것은 진정으로 암 환자를 위한 일이 아니다. 정말 그 비법이 의학적으로 암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 방법을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전 세계 인류를 암의 위협에서 구해낼 수 있으며, 나아가 노벨 의학상을 받을 수도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러한 거짓 기적의 주인공들의 상담 게시판에 올라오는 수많은 질문들에 거짓 정보를 통해 자신들의 상품을 팔아 이득을 남기는 것은 인간 이하의 짓이기 대문이다.

덜덜 떨던지, 떳떳이 서세요.

다시 한번 우리를 소개하자면, 성균관, 고려, 연세대 학생들이 모인 단체 '구름'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이러한 기적의 주인공들을 직접 찾아뵙고 그들이 말하는 기적의 암 치료법, 기적의 암 치료 식품 등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하고자 한다. 지난 번 기사에 우리는 현재 암 환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해 썩은 물이 고여 있어 목 마른 자가 함부로 마셨다가는 오히려 생명을 해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다. 지금 당장 깨끗한 생수를 사가지고와 목 마른자들에게 줄 수 있으나 이는 단기적이며 미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우리는 고여있는 물줄기를 터 썩은 물을 흘려보내고 깨끗한 물들이 흐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금 내 주위에는 나이도, 학교도, 취미도, 성격도 다른 젊은 청년들이 저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각종 정보들을 모으고 있다. 또한, 어딘가 숨어있을 거짓말쟁이들에 대한 자료도 모으고 있다. 자, 이전까지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큰 목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그들에게는 아무리 거짓으로 보이는 것이라도 '살아날 수 있는 희망의 한 줄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진 것이라곤 '옳은 길을 가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 뿐이다. 우리는 옳은 길을 가겠다. 아무리 좁고 험한 길이라도, 젊기 때문에 앞장 서 길을 만들어 가겠다. 훗날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하지 못해도 상관이 없다.

우리는 젊고, 지치지 않기 때문이다.
자, 거짓이 없는 자 가슴을펴고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세요. 힘껏 잡아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거짓으로 가득한 자 덜덜 떨고 얼른 숨어주세요. 우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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