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열린채널> 작품선정 논란

KBS, 접수된 작품 수가 많다는 이유로 불선정 이유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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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완(happyland)등록 2007.06.21 14:00
KBS 방송프로그램 <열린채널>이 퍼블릭액세스 취지에 안맞게 작품선정을 틀 안에 넣으려고 하자 닫힌채널과 문화연대, 미디액트 등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열린채널>은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으로 방송법에 따라 방송을 업으로 하지 않는 일반 시청자 혹은 시민, 시청자단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영리단체 등이 직접 기획, 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KBS는 설명하고 있다.

특히, KBS는 <열린채널>에 대해 "사회 저변의 개혁 문제, 노동자, 농민, 인권, 환경, 장애인, 여성, 소외 계층 등과 관련된 내용들을 시청자의 눈과 귀로 직접 듣고 본 내용을 KBS를 비롯하여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시청자 스스로가 만드는 방송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어떠한 구성 형식에 대해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시청자 주권을 획기적으로 보장 할 수 있는 근거라고 덧붙이기까지 하고 있지만 정작 <열린채널>은 시청자 주권을 무시한 채 내용을 구별하여 방송하고, 심지어는 내용을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최근 <열린채널>에서는 불선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월에는 <주권으로서의 에너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작품이 불선정되었으며, 6월에는 <우리 신문사 사장님은 총장님>이라는 작품이 불선정되었다.

<주권으로서의 에너지,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작품은 에너지 관련 다수의 노동조합과 환경단체로 구성된 에너지 노동사회네트워크가 만든 것으로 여수지역에서 지난 2006년 세 번에 걸쳐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초래한 이유와 발전회사의 민영화반대, 한미FTA협상과정에서 공공부문 개방반대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KBS는 "현재 12개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LG화학이나 GS칼텍스 등 기업이름이 작품에 나오고, 민영화 정책에 반대하는 일방적인 목소리만 담고 있다"고 불선정이유를 마했다.

<우리 신문사 사장님은 총장님>이라는 작품은 학보사 기자인 김아리 씨가 제작한 것으로 각 대학신문의 발행인이 총장임을 악용하여, 학교의 비리와 부당한 운영 등을 견제하고 폭로하는 교내 학보사 신문을 발행하지 못하게 하거나, 일방적으로 통폐합을 한다는 등의 각 대학들의 실태를 고발하는 취재보도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다.

때문에 KBS는 "학교와의 시비 가능성과 학보사의 권한은 주간교수에게 있으며, 학보사 통폐합에 대한 결정은 대학 당국이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하며 "내용이 산만하고, <열린채널>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에너지 노동사회네트워크와 김아리 씨는 KBS에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정부나 정치권의 일방적 찬성과 홍보에 대해 언론이 직접 나서서 검증과 비판을 하고, 필요하다면 반대여론도 형성해야하는데 공익을 위한다는 공영방송에서 과연 그런 역할에 충실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오히려 공영방송이 하지 못한 역할을 대신 했다는 긍정적 반응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또한 "<열린채널>의 방송내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KBS가 이러한 내용을 방송하지 못한다면 이는 공영방송의 최소한의 직업윤리나 열린채널의 편성취지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쓴소리를 했다.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과 전국 학보사들도 성명서에서 "<열린채널>은 기성언론에서 다루기 힘든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당사자인 시민이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라면서 "제출되는 작품의 수가 많다는 이유로 자의적 잣대에 의한 경쟁식 선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쟁식 선별을 중단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온전하게 담는 창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요구했다.

시청자참여프로그램 시민사회단체 협의회는 이번 <열린채널>의 불선정 논란에 대해 "선정/불선정 논란에서 벗어나 진정한 액세스프로그램으로써 자리매김할 때이며 KBS는 시간확대와 운영구조에 대한 변경할 때"라면서 "<열린채널>의 운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하며 이것이야 말로 한국사회 내에서 퍼블릭액세스권을 확장시키는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그 논의를 함께 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한국사회 내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열린채널>은 6년 동안 방영하면서도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의 확대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의 기본은 시청자가 직접 기획하고 직접 제작한 프로그램, 방송물을 그대로 방송을 통해 내보낼 수 있는 권리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인 KBS는 권리대변이 아닌 경쟁을 통한 선정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KBS의 작품선정 논란이 방송통신융합과 맞물리면서 시청자 권리의 목소리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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