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부 코

이탈리아 인들에게 독립의식을 깨닫게 해준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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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근(moulin)등록 2007.07.02 10:36
12지파 부족연맹에서 왕정으로 넘어가며 초대 왕 사울 이 후 통일국가를 유지하던 이스라엘은 솔로몬이 죽은 후 북부 이스라엘 과 남부 유대로 갈라졌다. 그 후 북부 이스라엘은 B.C.722년 아시리아에 멸망 당하고 남부 유대는 B.C. 597년 성경에 갈대아인 이라 불리는 바벨론 에게 망하고 주민들이 노예로 바벨론 에 잡혀가 기나 긴 노예생활을 한 것은 구약성경에 자세히 나와 있거니와 유대인의 민족적 비극의 한을 지켜보았던 이 고대도시 바벨론 에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이 있었으니 그 이름 주세페 베르디.

베르디가 오페라 나부코를 만들 당시 북부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 하려는 민족운동이 전국민에게 물결치고 있었는데 이러한 민족의식과 자유의지에의 열망이 베르디의 오페라 정신을 지배하던 중 나부코 대본을 읽고 완전히 빠져 들었다.

유대인이 포로로 잡혀와 고통과 역경 속에서도 민족의식과 신앙을 잃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려는 민족적 단결력에 베르디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베르디가 유대인의 민족의식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국제정세를 살펴보면 이해 수 있다. 로마제국 멸망 후 이탈리아에는 수 많은 도시국가가 탄생했고 16세기까지 스페인의 지배를 받던 이탈리아의 지배권이 스페인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갔다. 그 후 나폴레옹이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 세력을 몰아내고 스스로 이탈리아 왕이 되 프랑스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나폴레옹이 실각하고 엘바섬으로 유배되던 1814년, 나폴레옹이 몰락하자 점령지 이탈리아에도 민족주의에 입각한 독립의 열풍이 불어왔다.

절대 권력자 나폴레옹의 실각으로 힘의 공백이 생기자 이탈리아는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것이다. 수 백 년을 외국에 통치에 신음하다 독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나 유럽 연합군이 나폴레옹의 뒤를 이어 북부 이탈리아를 지배할 야욕을 갖고 있었고 나폴레옹 이전에 전통적으로 이탈리아를 통치했던 오스트리아가 북부 이탈리아에 진주했다.
그 때 오스트리아군 지휘관이 라데츠키 장군. 라데츠키 장군이 이탈리아를 점령 했을 때 베르디 어머니는 어린 베르디를 안고 성마가엘 성당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는 조국의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면 베르디는 유대인의 민족의식에 감동 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북부 이탈리아의 상황은 1980년 ‘서울의 봄’과 비슷했다. 무소불위의 절대독재권을 휘두르던 박정희가 죽고 권력의 공백이 생기자 조국의 민주화를 열망하던 사람들의 가슴이 얼마나 뛰었던가 생각해 보라. 너도 나도 다가온 민주화에 온몸을 떨며 민주화에 희망을 걸고 장미 빛 미래를 꿈꾸었지 않았던가.

그러나 ‘서울의 봄’은 광주주민을 집단학살 하며 총칼로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에 의해 짓밟혀졌고 민주화의 열망은 수포로 돌아가지 않았던가.
우리 국민들이 6.10 항쟁으로 민주화의 기틀이 마련 될 때까지 7년을 더 기다려야 했듯 이탈리아 국민들은 무려 60여 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1870년 가리발디 장군에 의해 통일 될 때까지.

나부코 라는 말은 이라크 최대의 영웅 네부카드네자르(성경에서 말하는 느부갓네살 왕)를 이탈리아 말로 줄여서 쓴 것인데 1842년 3월9일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을 했는데 대성공이었다. 특히 제3막에서 부르는 노예들의 합창은 단숨에 이탈리아 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당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북부이탈리아인들의 민족의식을 깨우치고 이탈리아를 통일하는 힘의 원천이기도 했다.

노예들의 합창은 베르디 장례식에서도 불려졌고 오스트리아 지배하에 민족의식을 깨닫게 해준 이탈리아의 ‘국민찬가’ 라고 할만하다. 마치 프랑스에 라 마르세예즈 가 있고 오스트리아에 라데츠키 행진곡이 있듯이.

나부코는 4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예루살렘 성전, 2부는 배신, 3부는 예언, 4부는 우상파괴 라는 부제를 갖고 있다.

3부 2장, 유프라테스 강이 나오고 노예로 잡혀온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면서 그 유명한 ‘노예들의 합창’(Va Pensiero)을 부른다. 간절하고 숙연한 마음으로 처연하고 비장한 표정의 노예들이 조국을 갈망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는 ‘노예들의 합창’ 에는 조국에 대한 열망이 절절히 녹아 있다. 이탈리아 국민들이 열광했던 장면도 바로 이 장면이다. 조국이란, 그리고 애국심이란 무엇일까?

Fly, our thought, on wings of gold 날아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달고
Flying to our native cliffs and hills 조국의 언덕 과 절벽으로 날아가거라.
There, the breeze is soft and fragrant 거기, 조국의 비옥한 땅 위에 부드럽고
Above the sweet soil of our homeland 향기로운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곳
Greet the shores of Jordan river 요르단 강변 과 쓰러진 시온 성에
And the toppled tower of Zion 인사 하자.
Oh, our lovely lost country 오, 사랑스러운 빼앗긴 조국이여
Oh, memories… precious and full of despair 오, 귀중하고 절망에 가득한 추억들
Oh, golden harp of our prophets 오, 우리 선지자들의 황금빛 수금은
You hang silent on the willow tree 침묵 속에 버드나무에 걸려 있다
Rekindle our memories 추억을 다시 회상하고
Sing to us of times gone by 지나가 버린 시간을 노래하자
Remind us of the fate of Jerusalem 예루살렘의 운명을 다시 기억하고
Lament its sad, cruel fall 슬프고도 무자비한 함락을 슬피 노래하자
Let the lord give us courage 주님이 우리에게 용기 주시도록
Help us to endure our suffering 고통을 참고 이기도록 우리를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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