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홍익인간'을 생각하며

지덕체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검토 완료

이철규(bagram)등록 2007.07.05 11:05
지난달 끝난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결과는 또한번 중국의 놀라운 성장을 실감케 했다.

사실 20여년 역사를 가진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의 양대 산맥인 OM대회(Odyssey of the Mind World Finals·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미시간주립대)와 DI대회(Destination Imagination Global Finals·세계청소년창조성대회·테네시주립대)에서 그동안 미국 대표들이 대부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몇 년전부터 중국 학생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올해 3개팀이 그랑프리를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도 약 10년전부터 계속 대회에 출전하고 있지만 특별상이나 3위를 차지한 것이 고작이다. 5~7명이 함께 팀을 이뤄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최근 중국 등 브릭스(BRICs)그룹 국가의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물리, 화학 등 개인 분야의 국제올림피아드에서 한국 학생들이 상위 입상했다는 소식이 있지만 필자가 이 창의력올림피아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개인종목이 아닌 팀워크를 강조하는 대회라는 점이다.

요즘 국내외 굵직한 기업들은 개인적으로 뛰어난 창의력만 지닌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소속된 조직사회에서 얼마나 팀워크를 유지하며 창조성을 발휘하는가를 가지고 능력을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교육 현장은 오직 내 자신이 앞서야하고 내 자식만이 최고여야 한다는 수직적인 문화가 만연하고 있다. 따라서 줄세우기 입시교육에 길들여진 우리 학생들은 팀워크를 강조하는 창의력올림피아드대회의 준비 단계부터 장벽을 넘지 못하고 더 나아가 국제적인 기업에는 감히 발을 들여놓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막상 입사했다하더라도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구촌은 지금 대한민국의 '홍익인간'이라는 뛰어난 교육이념에 주목하고 있다. 오직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기 위한 마음으로 지식을 쌓고 함께 어울려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을 키우려 했던 우리 조상들의 교육에 대한 출발점을 극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안타깝게도 현대 산업사회의 무한 경쟁속에서 우리 민족의 위대한 삶의 잣대를 잃어버리고 혼란에 빠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우리가 아닌 나를 위한 지식쌓기로 혼돈 속에 갇혀버리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오직 나와 내 자식만이 옳다는 착각으로 체력을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글로벌시대에 맞는 지덕체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함부로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인용하거나 복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재산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공공장소에서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을 넓은 아량으로 격려해줄 수 있으며 외형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내적인 사려 깊음이 더욱 소중하고 밝게 빛남을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밥상머리교육을 다시 시작할 때인 것 같다.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