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가 양의(서울대 유태우 교수)에게 드리는 글

간독성 검증 정말로 자신있는가?

검토 완료

김준회(kjunhoy)등록 2007.07.13 08:36
며칠 전 MBC라디오 방송('라디오닥터스')에 교수님께서 진행하는 칼럼의 여러 곳에서
간독성 운운하며 한약물을 포함시켜 방송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같은 글방에 글을 쓰는 양의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일반 양의들이 한약의 간독성 운운하는 것은 때로 그들의 응급실에 급성간염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중에 한약을 복용한 경우를 보고 그런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헌데, 그런 제한적인 경험(때로 한약물이나 건강식을 먹고 급성간염으로 응급실 내원환자가 나타나는 경우를 목격하는 것)으로 모든 한약이 간독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는 것이 과연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자세인가에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같은 논리를 그대로 적용해보겠습니다. 아마도 응급의학과 선생이라면 일부 양약을 먹고 독성간염으로 입원하는 환자들은 자주 볼 것입니다. 타이레놀과 같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약도 적정량을 넘어서면 종종 독성간염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고, 더우기 그 우리나라 양의사들 사이에서 감기에 처방율이 높다는 항생제 오투나 남용의 경우는 더욱 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그런 경우를 일반적으로 확대해석하여, '모든 양약은 간독성의 가능성이 있으니 먹지말라'고 환자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 유태우 교수님께서는 동의하실 수 있습니까?

정말, 양의들이 과학적 양심을 걸고 한약에 간독성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엄밀한 검토와 후향적 코호트 연구정도는 해본 후, 정말로 유의성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 때 말해야 할 것입니다(물론 저는 그들이 그런 유의한 결론에 결코 도달할 수 없다는 과학적 증거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데, 이에 관하여는 아래에 상세히 서술되어 있습니다.)

암튼, 섣부른 결론이전에 유태우 교수님(또는 한약에 간독성운운하시는 다른 양의사 선생님들)에게 요구합니다. 유 교수님이 '한의사 처방에 의한 한약의 간독성'을 주장하려면 적어도 다음과 같은 엄밀한 실험을 해주시고 이에서 유의한 결론(Correlation)을 도출한 증거를 주시기 바랍니다.

증거도출을 위한 필수요인이 포함된 실험 고안을 스케치 수준으로 말씀드리니 참고바랍니다.

그 첫째로,
간독성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들중 (양약으로 인한 독성간염 vs. 한약물로 인한 독성간염)의 사례와 비율
(물론 이는 좀더 세분하여 오랜 양약 남용후 한약복용 한 경우가 분리되어야 할 것이고,
상호주의의 입장에서 오랜 한약 남용후 양약복용하여 유발된 케이스도 분리가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 둘째는
순수 한약 독성간염케이스의 경우 그 약이 정상적인 진료과정(한의사의 진맥과 변증을 통한 한약처방)을 통한 경우였는지 아니면 건강원이나 민간처방, 또는 안궁우황환 사태에서 보듯이 한약의 비전문가인 약사들의 잘못된 한약처방에서 나타난 것인지 분리하여 결과를 도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최종적으로 한의사의 적절한 처방에 의한 독성간염의 케이스가 분리 되면,
양방 의사들의 진단과정을 거친 정상적 양약처방으로 나타난 양방약에 의한 독성간염의 비율과 어떤 비교치를 갖는지는 비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어떤 의학체계든 인간이 하는 것이기에 100%정확한 투약이 있을 수 없기에, 그 우열정도만 비교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부디 유의한 결론을 얻을 자신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제, 잠간 쉬는 의미에서 논리학의 세계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논리학에서 어떤 가설(또는 주장)에 대하여 그 가설의 참/거짓을 결정하는 방법론중에 '존재증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논리가 일반론(즉 "모든 A는 B이다"라는 명제)일 경우에 가능한 반박증명법인데, 위의 유태우 교수님이 주장한 논리('모든 한약은 간독성의 가능성이 있으니 먹지말라')가 이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가설(주장): 모든 양방 의사들은 거짓말쟁이 이다.

이 가설의 참/거짓을 판별하는 방법론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 첫째는 이 가설이 참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방법이고
그 둘째는 반대로 거짓이라는 것을 보이는 방법입니다.

헌데,,, 쉽게 알수 있듯이 이것이 참이라는 것을 보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모든 양방의사들에 대하여 검증을 해야하는데, 이를 피하는 방법은 그 반대의 방법을 쓰는 것입니다.

즉 한 명이라도 거짓말 하지 않는 정직한 의사를 발견(존재증명)할 수 있다면
위의 명제는 쉽게 거짓이라는 것이 증명되기 때문입니다.

잠간 화제가 흘렀지만, 암튼 위 유 교수님께서 말슴하신 주장속에 함유된 가설(한약은 간에 나쁘니 먹지 말라)은 존재증명으로 쉽게 반박해낼 수 있습니다.

단적인 반박의 예: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간계내과에서 내원한 간병 환자들은 한약치료시 모두 예외없이 간이 나빠져야 한다는 결론인데, 그들 중 많은 사람은 간기능이 매우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양방 혈액검사 의뢰로 검증합니다).
때로 한방병원 내원자들중 극단적인 경우에는 양방에서 포기한 간염환자도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한약투여를 통한 치료로 간기능이 악화되기는 커녕 오히려 매우 호전되는 케이스가 있는데, 이것은 분명 "존재증명"으로 위의 주장을 반박하기에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이 정도가 다가 아닙니다.
한약물도 그 약물의 양면성을 제대로 모르는 자들이 함부로 투약한다면 독성간염뿐 아니라, 단 한 사발의 한약으로도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만, 한의사가 엄밀하게 진맥하고 처방한 경우라면 간이 나빠지기는 커녕 오히려 건강이 매우 호전되어 진다는 것을 근거를 제시한 논문들도 다수 있습니다.

논문이 필요하시다면 대한한의사협회로 요청하시면 됩니다.


암튼 여러가지로 예의는 아니었지만, 유 교수님이 인식하고 계시지 못한 사이에 저질러졌을 잘못된 인식을 지적드리고자 글을 드렸으니 너무 나무라지마시고, 혹 가능하시다면 답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또한 과학적 소양을 충분히 교육받은 바있어 님이 원하시면 어떠한 한양방 토론도 온라인상에서 할 용의가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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