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중앙 앞에 많은 취재진들로 인해서 무대가 보이지 않는다. ⓒ 정다영
지난 12일 7시 화성행궁 앞에서 시민 300여명이 ‘사도세자의 진혼굿’을 위해 모였다. 100여개의 플라스틱 의자들은 이미 3시부터 자리를 잡은 사람들의 몫이 되었다. 이날 대구, 부산등 많은 곳의 사람들이 ‘진혼굿’을 보기 위해 찾았다.
뒤늦게 온 200여명의 사람들은 중앙 무대를 보기 위해서 어디든 비집고 들어갔다. 결국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임시로 세워진 큰 TV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TV를 볼 자리도 없어서 자신의 승용차 위로 올라가서 TV를 보기도 해서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했다.
가운데 통로는 취재진들의 자리로 들어갈 수도 없이 비좁았다. 이 날 자리를 구하지 못한 많은 시민들은 진혼굿 보기를 포기하고 돌아가버렸다. 이날 좁은 장소에 많은 사람들로 인해 서로 앞으로 나아가 김금화 무형문화제 무속인 선생을 보려고 하는 바람에 시민들 간에 욕설이 오고갔다.
객석에서는 “카메라 아저씨분들 앞에서 계속 있나?” 라고 소리가 터져 나왔다. 취재진들 중 한 카메라맨은 “예,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어요”라고 오히려 더 큰소리를 쳤다. “사람들이 많으니까 질서유지를 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주기적으로 나오면서 정신이 없었다.
▲ 밤 늦게까지 진혼굿을 하는 모습. 뒷자리는 보이지도 않는다. ⓒ 정다영
또 카메라맨들끼리 서로 화면 못 찍는다고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중앙 통로에서 취재진들이 진을 치는 바람에 간신히 나가던 할머니가 나오자, 한 카메라맨이 “아!”하고 크게 윽박을 질렀다. 그러자 할머니는 “그럼 어떻게 가라고. 지랄하고 있네”라고 말하는 눈살을 찌푸리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모습들은 여기저기에서 발생했고, 많은 사람들은 속으로 애를 태웠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그것도 모른 채 굿판에서 소주나 마시면서 돈을 주기 바빴다. 시장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수행원이 중앙통로로 계속 왔다 갔다 해서 여러번 눈총을 받기도 했다.
용인 수지에서 온 김현정(36)씨는 “장소가 너무 비좁고, 자리정돈이 안되서 정신이 없다”며 “내빈들 위주의 행사 진행과 자리배정에 있어서 너무 불편하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수원시 의회 홍기헌, 김영대, 김종기, 최중성, 박명자시의원들과 각 구의 구청장들과 용주사 정호 주지 스님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시끌벅적하게 진행되었다.
영상을 담아가려는 주요방송 카메라맨들과 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취재진들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제대로 진혼굿을 보지 못했다. 평소에도 보기 힘든 ‘김금화’씨를 보기 위해서 왔는데 이번에는 취재진들 때문에 못 보게 된 시민들의 아쉬움은 이 날 사도세자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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