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이해할 수 없는 '편집권' 행사

네이버는 포스트를 검색에서 배제한 이유를 속히 해명하라

검토 완료

임기창(destinee)등록 2007.07.26 16:53
재단법인 청소년 경제교육재단 '새만금 樂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새만금 樂 페스티벌 2007(이하 RaFFiS 2007)'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나름대로의 소신을 갖고 이 행사에 반대했던 필자는, 지난 12일 네이버의 개인 블로그에 <새만금 락 페스티벌? 미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RaFFiS 2007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을 방증하듯, 해당 포스트를 올린 날부터 필자의 블로그 방문자 수는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늘었다. 네이버 통합검색에서 '새만금락페스티벌'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블로그 검색 결과에서 2순위에 오를 정도였다. 방문객들 중에는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며 그 글을 스크랩해가는 이들도 있었고, 동의하지 않는다며 덧글로 반론을 달아준 이들도 있었다. 그런 분들에게는 생산적인 토론이 되도록 최대한 성실하게 답변을 드렸다. 어찌 됐든 필자의 그 포스트는 RaFFiS 2007에 대한 하나의 공론장이 된 셈이다.

문제는 지난 24일에 일어났다. 열흘이 넘도록 블로그 검색순위 두 번째에 있던 그 게시물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검색순위가 떨어져서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포스트를 올린 지 시간도 꽤 지났으니 다른 포스트들이 검색 결과의 상위권을 차지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한데 그게 아니었다. 포스트 제목을 그대로 검색창에 쳐 넣어도 검색 결과에는 필자의 글이 보이지 않았다. 통합검색 화면에서만 그런 게 아니었다. 블로그 섹션에서 똑같은 시도를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블로그 상에는 멀쩡하게 존재하는 포스트가 검색되지 않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밖에 없다. 네이버 측에서 의도적으로 필자의 포스트를 배제해버린 것이다. 다음이나 구글 등 다른 검색사이트에서는 그 게시물이 여전히 아무 문제 없이 검색된다.

네이버를 비롯한 한국 검색사이트의 기본 시스템은 '통합검색'이다. 구글의 '웹 검색'처럼 검색어를 입력하면 있는 대로 다 보여주는 방식과는 다르다. 필자가 알기로는 일단 수집된 데이터베이스의 자료를 편집자들이 수작업을 통해 항목별로 배치하는 식이다. 말하자면 네이버의 검색 결과화면은 일단 사람의 손을 한 번 거친 상태다. 이는 어찌 보면 일종의 '편집권 행사'다. 구글의 경우 검색 결과에 대한 편집권은 로봇(robot)이라는 웹 수집도구 프로그램이 갖고 있다. 반면 네이버의 편집권은 사람에게 있다. 검색 프로그램의 기계적 알고리즘 외 요인이 개입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뜻이다.

24일 아침부터 오늘까지 세 차례에 걸쳐 네이버 고객센터에 문의를 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매번 똑같았다. 확인이 지연되고 있어 답변이 늦어지니 양해해달라는 말뿐이었다. 필자가 이전에 고객센터를 이용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원래 답변 처리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네이버 측에서 한 일이 분명하고, 그렇다면 편집담당 직원이 그랬을 테니 누가 무슨 이유로 그랬는지 알아내는 게 그리 힘든가 싶을 뿐이다.

필자가 알고 싶은 것은 딱 하나다. 네이버의 편집자가 왜 해당 포스트를 검색에서 배제했는지다. 단순히 개인의 의견을 표명했을 뿐인 그 글에 대체 무슨 문제가 있어서 이런 해괴한 조처를 취했는지 속히 알려주기 바란다.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이든 허위사실 유포든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가 있었기에 그리 했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포털이 인터넷 상의 정당한 의견 표출에 간섭하는 행위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님을 네이버 측은 알아주기 바란다.

RaFFiS 2007을 비판하는 포스트를 누리꾼들이 읽지 못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쪽은 과연 누구일까? 필자 나름대로 심증을 갖고 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가 없어 일단 결론은 유보한다. 하지만 답변이 늦어지는 만큼 필자의 의심은 증폭될 것이며, 네이버의 비상식적인 '편집권 행사'에 대한 의견표명 역시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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