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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난다” 는 말을 남기고 베어벡 감독이 4일 오후 고향 네덜란드로 떠났다. 역대 한국대표팀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베어벡 감독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됐다.오랜시간 한국축구와 함께한 감독으로 좀 더 멋진 퇴장을 했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지난 3일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에 박성화 감독이 선임됐다. 언제나 그렇듯 사령탑선임은 축구협회 기술위원회에서 수고(?)를 해줬다. 기술위원회라는 곳이 무엇을 하는 곳일까?
감독을 선임하고 고향으로 돌려보는 곳? 프로구단 신임감독을 팬들에게서 빼앗아오는 곳? 아니면 빈말만 늘어놓는 곳? 기술위원회의 궁극적인 역할은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줘야하는 집단이다. 한국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선 K-리그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술위원회의 행동 치고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기만 했던 처사였다.
그렇다고 기술위원회가 하는 일이 없다는 건 아니다. 지난 10월달에 한국축구 장기적인 계획안을 내놓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를 하고 10개월이나 지났지만 깜깜무소식인 것 뿐이고 감독을 선임해야할 기술위원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희안한 결정을 내린 것 뿐이다. 이번결정이 정치권 인사형태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건 나뿐일수도 있겠다.
또다시 기술위원회가 교체된다고는 하나 이제 기술위원회가 바뀐다고 달라질거라 기대하는 축구팬은 없다. 적어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진 말이다.
얼마전 한국을 방문했던 맨유의 긱스가 한국의 젊은 선수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선수들은 팬의 열정을 먹고 사는 것이니 팬을 외면하면 단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여러분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건 팬들이다.” 이 얘기가 긱스의 말처럼 정말 젊은 선수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일까?? 대한축구협회가 생각하는 축구팬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싶다.
그동안 한국축구계에는 팬들을 외면하는 몇몇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 슬프지만 이번에는 기술위원회가 축구팬들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크나큰 사건을 선물했다. 만약 이번 사건이 부산이 아닌 맨유나 바로셀로나에서 일어났다면 우리는 그 사건을 9시뉴스에서 접했을 것이다. 행여나 지금까지도 크고 작은 사건들이 시간속에 묻혔는데 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겠다. 우리 축구팬들은 그렇게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축구팬들이 원하고 한국축구를 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
축구가 프로스포츠의 중심이 되는 날 초창기 축구팬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기억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박성화 감독의 선택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그 선택의 책임은 자신이 짚어져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리라 본다.
그 어떤 산업도 고객없는 산업은 없고 생존할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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