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학교 공사 언제 끝나요?

경기도 교육청을 감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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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진(sunjin95)등록 2007.08.10 19:38
8월 10일, 이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0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을 100일도 채 남겨놓지 않은 날이다.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막바지 입시지도에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전곡고등학교는 고3 교실이 4주째 공사장이다. 7월 14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교실과 자율학습실 창틀교체공사가 창틀만 뜯어놓고는 방치된 채 어느덧 여름방학의 막바지에 와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에 한참이어야 할 고3학생들은 거의 난민수준으로 학습에 임하고 있다. 보충학습을 받을 교실이 없어서 2학년 교실을 빌려서 이동을 해야 하고, 자율학습 또한 1, 2학년 자율학습실에 빌붙어서 진행하고 있다.

애초에 자율학습실 공사는 1주일, 3학년 교실은 2주일 안에 마무리 지어서 고3 수험생들의 대입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예년에는 방학직후 진행하던 보충학습도 1주일간의 휴식 후에 7월 23일부터 자율학습및 보충학습이 진행되고 있다.

보충학습을 하기위해 출근한 7월 23일.

완성되어 있어야 하는 자율학습실 공사는 물론 교실곳곳이 공사판으로 변해있는 모습이었다. 3학년 담임교사들의 긴급회의가 열렸다. 어지러운 환경속에 아이들의 학습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로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부족하지만 학교에 나오도록 계획한 이상 자율학습과 보충학습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이른 시일 안에 공사가 진행되도록 건의를 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벌써 3주가 흘렀다. 열흘 뒤면 개학이다. 그러나, 아직도 학교는 공사중이다. 어찌된일인지 매일매일 공사를 하는것도 아니다. 중간에는 업체가 휴가라고, 교실이 공사장으로 방치된채 일주일간 공사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물론 휴가라고 하는 일주일외에도 공사를 하는날보다는 하지않는 날이 더 많았다. 이해할수 없었다. 그러나 교육청발주 공사라서 잘 모른단다. 경기도교육청 계약에 의하면 문제가 없단다.

일반인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중에 관급공사는 부실공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관에서 하는 공사가 감독이 부실한경우가 많고, 비리로 얼룩지기도 해서 이제는 상식처럼 되어버린 것이 대한민국 관급공사의 현주소이다. 지금의 이런 현상을 뭐라고 해야 할까? 경기도 교육청은 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하고나 있는것일까? 의문이 생긴다.

시골에 위치해 있는 힘없고, 빽없는 농촌학교라서 그런걸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면서 마음이 씁쓸하다. 요즘 TV드라마 중에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드라마가 생각이 난다. 드라마속에 나오는 엄마가 이곳에도 있다면 답답함에 못이겨 이런글을 쓰는 일은 발생하지도 않았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아이들이 묻는다. “ 선생님 공사 언제 끝나요? 개학전에는 끝날까요? ” 아이들한테 해줄수 있는 이야기가 궁색하다. “글쎄다. 나도 답답하다.”

이 글을 올리면서도 여러 가지 고민이 든다. 교육청에서는 뭐라고 할까? 학교에서는?
괜한 문제를 언론에 터뜨려서 확대시킨다고 하겠지? 그래도 어쩌겠나? 힘없고, 빽없는 시골학교 고3담임이 할수 있는 최선이 이렇게라도 교육청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경기도 교육위원회에 이야기 하고 싶다. 교육청의 공사관리감독을 한번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런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꼭 살펴보시기를 부탁드린다. 이런 사태는 전곡고등학교 하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경기도 교육청은 올 한해 혁신을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 경기도 일선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많은 혁신연수를 실시했고, 또한 혁신과제도 제출케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혁신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을까?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무엇보다 지켜주어야 할 교육청의 현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1학기에 교사들끼리 교무실에서 이런이야기가 오갔다. “ 혁신은 무슨 혁신? 교육청만 혁신하면 다 좋아질텐데.. ” 이런불신속에서 교육청의 혁신연수는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

아무쪼록 하루빨리 학교공사가 정리되서 안정된 환경속에 2학기를 맞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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