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한다면..

대선 시국에 부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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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dlwodjs12)등록 2007.08.23 14:34
한나라당 경선,그 평지풍파와도 같은 파란이 온 세상을 왁자지껄이는 통에 덩달아서 세파에 휘둘립니다. 그럼에도 이제 약간의 시간이 흘러 만 이틀이 지나고 보니 차츰 이성이 본능적으로 다가옵니다.

애초에, 한나라당 경선 이후의 시국이, 마치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안겼을 때처럼 기존과는 차원을 달리한 판이한 사고환경이 요구될 것이라고 어렵지 않게 예상하였던 바였지만, 막상 닥친 현실은, 자신이 감정의 동물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는 불완전함 그 자체인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 시국은 역으로, 우리의 대통령님이신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실 날도 체감의 가시권에 다가오네요. 문득 대통령의 퇴임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음을 체감하게 되는 시점입니다.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는 것은 그 뒤안에 꼭 물러날, 자리를 비울 대통령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대개가 잊혀지는 자는 '쓸쓸함'을 내뿜습니다. 이제 더이상 오르지 못한다는 것은 '생의 전환점'을 돌아 퇴장함을 의미하게 되고 그것은 우리 인간들에게는 다분히 감상에 빠지게 하는 무엇이 되게도 하며 연민을 자아내게도 하나 봅니다.

화장실,특히나 공중 화장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물다 간 자리도 아름답다'는 아름다운(?) 문구가 우리네 사회에선 거의 대명사화되이 사용되는 걸 쉽게 보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퇴장을 떠올려 보자니 꼭히 그 문구가 연상이 됩니다. 한국인들은 얼마나 모질고 독합니까. 한국인들이 앉은 자리는 잔듸도 자라지 않는다고 비유섞어 그 독하고 모짊을 흔히 수식하곤 합니다. 물론 이 필자도 한국인입니다.똑같이 모질고 독한 한국인임을 부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모진 토대에서 참으로 많은 경멸과 욕질 심하게는 길거리 지나가는 똥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던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입니다.

나라에 무슨 일이 터져도 모두 대통령 책임, 옆집 총각이 30대 후반이 되도록 장가를 못가도 노무현 책임, 필부가 길거리를 지나가다 재수없게 자빠져서 코가 깨져도 노무현 책임..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노무현은 모든 책임의 주체 그 자체였습니다. 속된 말로는 동네북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 우리의 '동네북'도 대통령 노무현이 퇴장할 시점과 동행하겠군요.

세상에 어떤 仁者가 노무현 대통령이 경험한 그 모든 경멸을 참고 견딜 지, 참으로 동인하기 난망합니다. 그렇다고 노무현이 그렇게 경멸을 받아도 충분할 실정을 저지르기나 하였는 지, 그 누구라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비판을 적절히 토해낼 지는 또 받잡기 난망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치세와 과거의 전 대통령과 동등한 비판의 토대에서는 어떤 전 대통령애게라도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날 받은 그 수모보다도 더 치열한 수모를 동원해야지만 치세를 현실화시킨다고 아니 생각할 수 없습니다.

FTA? 이 나라의 똑똑하다는 교조적 관념론자들에게 대단히 좋은 먹잇감이었습니다. 또한 이라크 파병도 있지요. 하지만 그것은 모두 다음과 같은 판단을 먼저 검증받아야만 합니다. 선 대통령들과 노대통령의 결단을 비교 분석해 우리가 얼마 정도까지 노대통령을 비판 가능한 지 여산이 나올 것이라는 점입니다. 다시말하면, 합리적이라면 선대와 노대통령과의 그 형평성에 관하여 인식할 과제가 거창한 교조적 비판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요건인 것입니다.

거창하고 위대한 교조적 관념론자들은 또, 꼭 마르크스와 대항한 베를린 대학의 얼치기 관념 좌파들의 행동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그 비열함도 있습니다. 자유무역이나 이라크 파병은 결코 옳은 행정은 아닐 지라도 그것은 '이념'을 이행하는 도구는 아닙니다. 이념을 이행하는 도구는 세제와 노동정책에 집약돼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 가불가는 정책과 동떨어진 문제입니다. 주로 이념론자들이 거창한 대명분을 이라크 파병과 자유무역에 찾는 데 사실은 그건은 빈약한 자기 모순을 외부로부터 충족시키려는 얄팍한 눈가림에 다름 아닙니다.

다만, 반 자유무역과 이라크 파병반대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한계에 까지는 정당성이 확보되겠지만 온전한 명분으로, 다시말해 자유무역이 노무현의 실정의 전체일 수 없고 더우기 실정을 논하는 그 논점에서 이질적인 대상이라는 사실을 거듭 주장해 봅니다.

그럼에도 이 글이 맹목으로 매도된다면 나로선 난독으로 치부해 버릴 수 밖에 없겠는데, 이 글은 노대통령의 정책적인 부분에서의 실정까지도 커버하려는 논지가 아니며 그 조차도 우리가 과연 얼마나 노무현에게 '개혁'을 이룩하지 못한 그 책임을 따져 물을 수 있는 지도 염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을 변호한 감을 지우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비판의 적절은 그 원칙에도 있는 것이지만 그 정도에도 분명히 존립하는 사실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평지풍파도 곧 역사의 뒤안길로 곧 접어듭니다. 곧 다가올 노무현 대통령의 퇴장과 함께. 우리가 무지막지하게 욕설을 내 품얶던 만큼, 우리가 조롱으로 노 대통령을 인간이하의 취급을 하였던 꼭 그만큼 비례해서 마음을 쓸쓸하게 합니다. 李太宗이 三峰을 내치고 圃隱의 충절을 기린 것은 '마음의 이끌림'이 기저였으리라 생각합니다.이명박의 욱일천승의 기세를 막상 느끼고 보니 벌써 노 대통령의 퇴장이 아련하게 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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