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저편, 남미의 에콰도르에서 당신께 첫 편지를 띄웁니다.

사랑하는 당신!

검토 완료

조임식(cho3242)등록 2007.09.24 14:18
에콰도르에서 당신께 첫 편지를 띄웁니다.

여보!
아직 이곳에 온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무척 보고 싶구려.
당신과 애들을 생각하니 벌써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있다오
왠지 자꾸만 슬퍼지고, 너무 멀리 와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오.

유럽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이곳에 온 것이 꿈만 같은데, 어떻게 33시간동안 여행을 했는지 나 자신도 대견하다오. 피곤하긴 했지만 잘 도착하였다오.

첫기착지인 네덜란드 상공이라오 유럽 네델란드을 거쳐 남미로 들어가는 코스의 첫 기착지인 암스테르담 상공 ⓒ 조임식


다시 기착지인 중남미로 향했다오 대서양을 건너고 있소 . 미국 뉴욕옆을 지나 중미의 도미니카 파나마쪽, 남미의 bonare공항을 경유-한밤중에 내림- 후덥지근한 날씨 ⓒ 조임식


지금은 현지어인 에스페냐 전문기관인 Bipo&Tonis란 Spanish Academy에서 스페인어 강의를 받고 있소. 지금은 직접시장에서 사온 과일의 특성과 먹는방법 그리고 한국과일과 비교 설명하는 시간!. 각국에서 여행오는 여행객들과 함께 배우는데 거의 유럽과 카나다인들이라오. 번호를 뽑아 순서대로 발표하는데 내가 Quatro를 뽑아 네번째로 발표하오.

에스파냐어 발표시간이오 이곳 현지어인 에스파냐어는 말이 너무 빨라 쩔쩔매고 있소. 천천히 말하는 사람은 없는것 같소. 어떤때는 한마디로 안들리오. 의사 전달이 안될때는 서로 답답하오. ⓒ 조임식


다음 주엔 우체국이나, 은행에 가서 통장도 직접 만들어야 하고, 긴급에 대비한 핸드폰도 신청을 해야 한다오. 이곳에선 모비스타라는 회사것이 그래도 나은듯하오. 이곳에서 LG핸드폰은 고가에 팔리고 있소.

남미 에콰도르 상공에서의 일출이라오 새벽에 에콰도르에 도착하기전 상공에서 본 일출임. 동영상도 있으나 이곳 인터넷 사정이 안좋아 못올림. 정말 30분간의 장관. 창문가의 네델란드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바꿔 앉아 찍었음. ⓒ 조임식


현지어는 집중적으로 4주 받고나서, 평가 및 현지 적응훈련이 시작되오.
파견 나가는 임지에서
현황도 파악해오고, 각자 맡은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오.

나는 갈라파고스 군도로 나갈 것 같다오. 에콰도르 본토에서 1,000Km 떨어진 동태평양에 있다오. 13개의 큰섬과 6개의 작은섬으로 이뤄진곳, 다윈이 종의 기원을 쓴 바로 그곳이라오. 수명이 200년인 코끼리 거북이의 고장이라오. 또한 물범들과 가마우지의 천국이기도 하고---.

이곳 Quito는 해발높이가 2,800m나 되는 높은 곳인데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고, 감기 걸린 사람처럼 두통이 심하오.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니 잘 조절하며 지내려 하오.
좋은 약도 없다니, 물을 많이 먹고 천천히 걷는 게 방법이라서-싼 과일주스를 하루 2L씩 마시고 있소. 참 이곳의 화폐는 미국달러를 쓰는데 바나나 3단짜리(난 잘 들지도 못할만큼 크고 무겁다오)가 1불이라오. 튀기고 말리고 아침식탁에 잘게 썰어 먹고 있더이다.

지금은 현지인 집에서 홈스테이 하는데 상류가정으로 차도 있고, 집도 제법 큰 단독 3층집이라오. 집주인인 안토니오는 나보다 2살 어린 당신나이인데, 부인은 나보다 2살 많다오. 딸과 아들이 각각 1명씩 있소. 모두 이곳의 유명한 대학인 카톨리카대학교에 다니는데 모두 3개국어인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를 쓰는데 불편이 없다오. 거동이 불편하신 백발 할머니도 있어 항상 의자에 앉아서 부드러운 미소로 나보고 -부에노스 디아스, 아스타 루에고-하며 반가이 맞아 준다오. 가족 모두 따뜻이 잘 대해 주고, 특히 먹을거리에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있소.

안토니오 식구들과 구시가지에서 뜨거운 포도주를 맛보았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키토 구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있는 고급식당이라오. 뜨거운 포도주가 인상 깊었소. 이곳 음식가격은 한국과 비슷한데 이들의 생활수준과 비교하면 무척 비싼가격이오. ⓒ 조임식


키토 구시가지 야경이오. 화려한 불빛아래 저멀리 성모상이 보이는 곳이오. 거리를 찿으려면 성당이름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가 있었소. 밤은 무척아름답지만 낮에는 생활범죄가 많아 외국인들에게는 걸어다니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오. ⓒ 조임식


이곳에 있는 7주 동안의 적응 훈련 중에는 현지인 집에서 모두 숙식을 해결 해주지만 임지에 나가면 방 얻는 것부터 밥해먹는 것을 다 혼자서 해결해야 하니 은근히 걱정이오.
한국에서 너무 더워 당신 방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오려 했는데, 차가 고장 나는 통에 해주질 못해 미안하오.

이곳은 먹을거리인 과일과 고기 그리고 야채가 무척 풍부하고 값도 싸지만, 공장에서 생산되는 공산품들은 공장이 거의 없어서인지 한국과 같거나 더 비싼 것 같다오.

인근에 있는 대형백화점인 키센트로에서는 우리나라 LG, SAMSUNG 등의 가전제품들이 일본제로 표기되어 있소. 가전제품은 모두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다오. 오늘은 철물점에 가서 110볼트를 220볼트로 높여주는 도란스를 구입하려 했더니 한국 돈으로 25,000원인데 한국 도란스보다 비싼 가격이오. 압력밥솥 구입할떄 전압을 확인 안했었는데 한국에서만 쓰이는 220볼트 전용으로 이곳에선 110V라서 바로 쓰지 못한다오. 도란스를 구입하면 될 것 같은데 임지로 부임할 때 살려고 생각 중이오.

아침저녁은 이곳 홈스테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고
점심은 도시락을 싸주는데, 빵과 음료 야채사라다 그리고 과일 한 개의 소식이라오. 그래도 잘 소화하고 있고, 먹을거리는 대체적으로 잘 먹고 있소.
아침은 빵과 우유 그리고 간단한 야채스프-
저녁은 아주 잘 나와서 볶음밥, 감자튀김, 구운 닭고기 그리고 과일주스 등인데 양도 많아서 잘 적응하고 있소.
오늘 저녁 식사 후 아들과 딸에게 빨강, 파랑, 검정색이 나오는 삼색 볼펜을 주었더니만 무척 기뻐했소. gracias하며 반가워했소.

집주인인 안토니오가 나에게 뭘 말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소. 스-한, 한-스 사전으로 겨우 이해를 했는데. 한국에서 이곳 에콰도르에 정수장을 설치하고 있다는 얘기였소.
이곳 수돗물은 석회와 아메바가 오염이 되어서 직접 먹지를 못하오. 그런데  멀리 한국인들이 와서 숙원사업을 해결 해주고 있다는 얘기였소. 또 한국정부에서 시골에 앰뷸런스를 보급해줘서 고맙다는 얘길 듣고, 나 자신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꼈소.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유기농업은 이들에게 기대이상 큰 희망인 것 같다오. 한국에서는 농업이 사양길이라고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데 이곳에서 이들의 희망은 농업이라오. 물론 석유도 아마존 밀림지역에서 나오지만 미국자본이 들어와 모두 가져만 간다고 생각하고 있어 이곳에 큰 희망을 주고 있진 않는 것 같소. 외국에 빼앗긴다는 약간의 피해의식도 있는 것 같고.

이곳에 처음온날 한국 차가 많아 깜짝 놀랐소. 현대, 기아, 대우, 쌍용차들이 벤츠 마쓰시다 혼다 등과 같이 Quto시내를 할보하고 있을 줄 생각지도 못했는데 온 시내가 한국 차로 덮여있어 감개무량 했다오. 특히 택시는 성능과 가격이 좋아 많이 있는 것 같다오. 큰 버스나 봉고 그리고 트럭들은 매연이 말이 아니오. 이곳은 고지대라서 산소가 희박한데 경유를 사용하는 큰 차들은 연소가 잘 안되어 검은 연기를 내뿜고 다닌다오, 우리나라에서 매연이 적은 차를 개발하면 수출이 잘 될 거란 생각을 해보는 구려. 집주인Antonio, 아들인 Daniel과 함께 시내에 나갔는데 일본차도 한국 차로 알고 있었소.

남미에서 자랑스런 우리차가 활보를 하고 있다오.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처음 수출한 곳이 이곳 에콰도르라고 하오. 축구하면 이곳 남미 사람들은 열광이라오. 심지어 차가 다니고 있는 길을 막아 놓고 축구를 하고 있는 광경도 심심찮게 목격 하였소. 월드컵을 개최하여 8강에 오른 한국의 기술력을 이들은 아직도 신뢰하고 있는데 그때의 아시아 한국의 모습이 이들에겐 큰 자극이었나보오. 그해 매출이 몇백% 상승하여 지금의 가전제품은 물론 대형백화점에선 한국차가 진열되어 있고, 곳곳에 기아, 대우, 현대, 쌍용대리점이 기세등등 버티고 있다오. ⓒ 조임식


첫날 현지인집 홈스테이 첫날, 한국에서 사람이 왔다고 했는지 친척 분들이 오셔서 함께 식사를 했는데 한국에 대해 많은 질문이 있었소.
단어를 몰라 한-스페인/ 스페인-한어 사전을 옆에 놓고 열심히 설명하느라 진땀이 났지만, 좋은 시간을 보냈다오.
대충
- 남한의 면적, 인구, 태권도와 가라테와의 관계, 한국의 춘하추동과 이곳의 날씨, 88올림픽, 아프가니스탄 피랍상황, 북한, 한국과의 시차 -14시간,  한국의 지금 시각, 한국에서 이곳까지 몇 시간 비행기 타고 왔는지? 그리고 일본 중국과 한국과의 거리를 물어보는데 아마도 한국의 위치가 감이 안 잡히는 모양이오.
- 내 소개는 이름, 나이, 가족관계(사진으로 설명함)―혜영 중국, 수영, 3자매, 혜원결혼, 주영 희성의 눈이 크다고 신기해하며-사실은 크지 않은데
좋아하는 음식 : 생선 고기 야채 중 뭘 좋아하나? 좋아하는 스포츠 등을 얘기 하였소
장장 두 시간여에 걸쳐서------

참, 당신이 챙겨준 숟가락은 이곳에도 있는데 젓가락이 없서 한국에서 가져온 젓가락은 유용이 잘 쓰겠소.
넣어준 김과 멸치는 간식거리로 가끔 먹고 있소.

33시간 비행 내내 양치질을 못하여 혼이 났소. 비행기 화장실에는 칫솔, 치약, 면도기, 가그린 등이 있더니만 왠지 치워 버려서 애를 먹었다오. 모두 대형가방속에 있어 꺼낼 수도 없고, 암스테르담 공항에선 노트북컴퓨터에 무선망 접속이 안 되어 쓸 수가 없었고, 전기코드는 휴게실에 있어 충전을 하였소.

이곳 에콰도르 키토 날씨는 낮엔 햇볕이 뜨거우나, 집안은 서늘해서 (섭씨 20도 전후) 티셔츠를 한 개 더 껴입어야 되고, 저녁부터 새벽녘까진 무척 추워 이곳에서 나온 전기담요를 켜놓고 잠을 자야 되오, 가끔은 온수도 나와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한다오. 에콰도르는 영어로 Equator라고 부르며 말 그대로 적도라오. 이곳에서는 스페인어로 Ecuador인데 해안(costa)부터 안데스산맥(sierra) 및 열대우림(oriente)까지 모두 3기후대를 가지고 있소, 내가 있는 이곳은 안데스산맥이 지나가는 기후대로 연중 선선한 가을이더이다. 이곳 원주민들은 대부분 어깨에 숄을 두르고 있는데 왜 거추장스럽게 어깨를 망토처럼 감싸고 있나 생각했는데, 저녁 식사 후에 내 어깨가 시린걸 보면 이해가 간다오.

잉카제국 태양의 신전자리에 성모상이 키토시내를 내려다보고 있음 키토의 옛시가지인데, 맨끝에 서있는 성모상의 내부에 들어가 전망대에서 시내를 보면 시내가 장관임. 단지 옛 잉카문명은 철저히 파괴되어 보기 어려움. 성모상앞에 잉카인들이 밥해 먹었다던 터만 남아 있었소. ⓒ 조임식


수도인 이곳 키토 시내풍경!
한국의 소도시처럼 한적하지만 출퇴근시간엔 차가 밀리는 곳도 많이 있어 수선스럽기도 하다오. 아마 가난해 도둑과 강도가 많아서인지 모든 집들은 철창으로 창문을 막아 놓았고, 담벼락 위에는 깨진 유리나 철망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해 놓았소. 우범지역에서는 밖에 혼자 걸어 다니기엔 조금 어려워 택시를 타는데 옆에 숫자가 천단위로 씌어진 등록된 택시나 콜(미터기에 나온 요금에 1불을 더 줌)을 불러야 한다오.

이곳 사람들은 가진 사람의 돈을 나눠 갖는다는 생각이 있고, 경찰도 거의 방관하고 사건해결이 안되니 각자 조심하는 방법밖엔 없는 것 같소. 그래도 중남미에서는 쿠바 다음으로 치안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차이가 이렇게 만드는 것 같다 안타깝다오.

버스에서는 반드시 가방을 앞에 안고 타야하고, 길거리 건물 앞은 모두 경비원들이 서 있는데 허리에는 권총을 차던지 긴 장총으로 무장을 하고 있어 색다른 풍경이라오. 이곳도 총기소지는 불법이지만 단속을 하지 안해서인지 총기휴대가 일반적인 것 같소. 허지만 이곳 사람들은 일상화 되어 있어 별로 개의치 않는 것 같소. 물건 좀 구입하러 대학교 앞 문방구에 갔는데 경비원이 가방을 맡기고 들어가라고 해서, 맡기고 들어갔다 나왔소. 아시아인이 낯설어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통에 무척 불편하다오. 나는 원주민인 인디오들에게 관심이 많소. 특히 복장과 머리 모양이 신기하오! 그런데 사진을 찍으면 영혼이 빨려간다고 생각해서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하오. 허나 당신께 꼭 보여주고 싶다오.

원주민인 인디오 여인의 모습인데, 정감이 간다오 신발하나까지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에게 정감이 가오. 아이들의 모습이 순진함을 넘어 멋지기 까지 하더이다. ⓒ 조임식


나는 이곳에서 잘 적응하고 있으니
걱정 말고 집안일에 충실해주길 바라오, 당신만 믿는다오. 인천공항에서 혜원이가 눈물을 보이는 통에 내내 가슴 아팠소. 정말 꼭 이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강하다오. 무슨 일도 헤쳐 나갈 것이고, 또 그리 될 것 이오.

당신이 있어 마음 든든하고, 식구들도 힘이 될 거라 믿고 있소.
암튼 내 걱정은 말고, 잘 지내주길 바라오. 상의할 일이 있음 은비아빠와 상의 해주기 바라오.  그럼 이만 줄이겠소, 사랑하오! 영원히-
                                                   지구 저편에서, 나의 조국 대한민국 그리고 
                                                                      당신과 식구들을 생각하며 임식 씀.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