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 씨의 고향입니다. 한나라당 경선이 끝난 이후 포항 사람들은 여타 도시보다 다가오는 대선에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늘 정치에 관련된 시사적인 이슈가 일상적인 대화의 소재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주제가 포항에서는 남다른 파워를 갖고 있습니다. 상대 당의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직은 많지 않습니다. 지난번 대선의 후유증도 있지요. 이회창 후보라고 믿었는데 아니었지요. 이번에는 아니라고 장담할 조짐들이 아직은 숨겨져 있는 듯합니다.

포항에서는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지역 발전 현안들은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가 지배적 입니다. 포항 영일만 배후단지 개발은 급속히 진전되고 기업 유치를 위한 자유무역지역 지정도 어렵지 않을 것이며 동해남부선 고속도로가 서둘러 착공되고, KTX 노선도 경주에서 포항까지 확장되고, 더 나아가서는 KTX 동해 남부선이 준공되기를 희망합니다.  

포항 공무원들은 지역발전에 필요한 국비 마련을 위해 중앙부서에 찾아가 고개 숙이는 시간이 지금 보다는 많이 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또한 예산도 훨씬 더 많이 배정 받기 위해 시장과 공무언이 서울로 출장 가는 횟수가 줄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지역민들은 크고 작은 민원들이 빠른 시간에 해결되리라 믿는 듯합니다.  한 두 사람의 손만 빌리면 청와대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원 해결만 아닐 것입니다. 땅을 가진 사람들은 당선만 되면 부동산도 오를 것이라 하여 거래가 잘 되지 않고 합니다. 지역기업인들도 지역개발과 경제도 지금 보다 좋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상할 정도 아파트업자들이 많이 분양하고 있습니다. 포항의 모 방송심의원들이  아파트 건립에 따른 교통 문제를 왜 보도를 하지 않느냐고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보통사람의 눈으로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될 정도입니다. 이상 과열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 할 것 같아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도 이 후보가 당선되면 모두 해결되리라 전망에서 건설하고 있다는 유머가 나돌고 있습니다.    

정치인도 빼 놀 수가 없지요. 이번 대선에 줄을 잘 서고 힘이 크게 밀어 줘야 다음 총선과 지방선거 때 공천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정치적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포항시 한나라당 출신 시장, 도의원, 그리고 시의원들은 모두가 이 후보의 선거 특보로 임명 받았습니다. 이들은 특보로서 이번 선거기간에 남다른 업적을 쌓아야 합니다. 자신의 향후 정치인으로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기에 ‘올인’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어느 지역 보다 포항은 정당공천제의 무서운 위력을 실감합니다.

대통령 후보의 고향 포항은 이른바 하나로 몰아가려는 '비가시적인 사회적 세력'이 강력합니다. 이른바 대선이 끝날 때까지 포항에는 ‘한방에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만병통치약’이라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당선만 된다면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대통령은 포항지역의 '로또형' 해결사나 다름 없습니다. 

참여정부가 지난 5 년동안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지역은 중앙으로 권력을 이양 받아 자력으로 지역을 발전을 추구하는 '자립적 지방화'가 균형발전의 목표라 했습니다. 유력 정치인에 전화 한통으로 지역발전을 해결하겠다는 대구 경북사람들의 사고를 바꿀 것을 균형발전 정책을 주도하는 책임자가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포항 사람들은 지역발전의 모든 것을 ‘청와대 권력’에 의존하려는 행태는 변하지 않은 듯합니다. 참여정부가 내세운 분권의 위력은 포항에서는 한 발짝도 진전시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남긴 유산이라 해야 겠지요.

나도 모임에서 이야기 한다면 조건부 예측형식 바탕으로 전망해 볼까 합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포항은 중앙권력에 좌우되어 발전하는 '중앙권력 의존형 지방화'가 심화될 수 있고, 이 후보가 낙선하면 중앙권력에 덜 의존하고 지역민의 자력으로 발전하는 '자립형 지방화'를 자치역량을 강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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