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대학생들 나흘동안 안동 즐기기

저렴하게 안동에 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대학생들이 나섰다

검토 완료

이가람(dostoevsky)등록 2007.09.16 10:00
 2006년 여름은 뜨거웠다. 그떄 대문지기는 다른 대학새들이 가는 유럽이 아닌 한국의 정신문화수도인 안동을 가서 안동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대학생들이 우리의 정서가 깃든 곳을 찾고자 저렴한 여행코를 계발하였다고 한다. 다음은 답사의 막내였던 이가람양이 쓴 감상문의 전문과 안동여행 추천코스 그리고 안동팔경이다.
 

첫째날 (만남의 날) - 토요일.

 

1. 안동 한지 체험장과 한지 공장.
닥나무를 물에 풀어 상하좌우로 열 번만 흔들어줘서 말리기만 하면 탄생하는 안동 한지를 보고나니 허무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더 허무할 것 같아서 포기하였다. 전통적인 것을 지키시는 우리 주인아저씨. 하지만 전통적인 것을 지키느라 돈이 되지 않는다는 푸념을 털어놓으시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도 전통을 지키는 모든 사람들이 돈 걱정하지 않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생겼다.

안동한지공장에서 대학생 전통문화 지킴이 ⓒ 이가람

2. 별신굿 탈놀이.
영어자막이 없었고, 무료공연이어서 그런지 팜플렛 하나 없는 이 문화재를 문화재답게 지키기 위해서는 역시 언니들의 제안처럼 유료공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시열리는 상설공연에는 영어자막보다는 영여, 일어, 중국어, 아랍어, 스페인어, 프랑스어로 된 안내서를 만드는 것이 더 좋은 방법 일듯하다.


 

둘째날 (친교의 날) -일요일

 

3. 하회마을
 양진당에서의 주인마님 설명은 잊을 수없다. 어떻게 그런 귀한체험을 또 해볼까. 역시 대문지기의 여행복은 타고난 것 같다. 아주머니가 아니셨다면 그 쥐구멍만한 것이 쓰레기를 내보내는 것인지 어떻게 알았을까?
전통건축에 관심만 많지 정작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반성하게 해준 고마운 체험이었다. 앞으로 대문지기로서, 그리고 전통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전통 건축에 대한 이해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더불어 하회 마을 안에 계신 분들 즉, 한옥에 살고 계시고 가문을 지키시면서 불천위를 모시는 모든 분들의 사생활 침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양식이 다른 고택들만 개방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관광지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차 상업성이 짙은 곳이 된다고 하면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발 벗고 막아야 할 것 같다.
한편, 무더운 날씨에 슬러시...우리는 더워서 맛있게 사먹었지만 나름대로 내로라하는 몇 개 안되는 한국의 전통마을이므로 식혜나 수정과 같은 것, 혹은 약식 약과, 한과 같은 과자를 팔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 병산서원
도산서원과 비교해본다면 훨씬 더 깨끗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만대루 앞에 펼쳐진 7개의 병풍을 감상하면서 그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그 아래에 흐르는 물에서는 제발 래프팅 같은 것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래프팅은 다른 관광지에도 충분히 있는데 왜 이런 곳 까지 그런 것들이 들어왔는지.....차라리 나룻배를 타고 강에서 노는 것이 훨씬 더 좋을 듯 하다.


 

셋째날 (독립의 날) -월요일

 

5. 이육사문학관.
매주 월요일마다 휴관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물어물어 갔던 그 곳. 처음에는 너무나 허탈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그 때마침 점검하러 오신 관리자분을 졸라서 공짜로 그 안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 곳에는 이육사선생님의 친필부터 유품, 시, 생애가 모두 담겨있었다. 시․청각 실도 있고, 탁본을 만드는 체험장도 있었지만 공짜관람객처지에 해보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6. 퇴계종택.
 안동 토계리는 시골 중에서도 시골이라 버스가 많지 않다. 따라서 문학관에서 퇴계 종택까지 약 3km를 걸어갔는데 가는 도중에 퇴계이황선생님 무덤 앞을 지났고 민족운동가가 많이 나온 토계리 앞에 세워진 기념비도 지났다. 사람이 정말 많이 살지 않아서 그런지 너무나 한적했다. 도로가 산을 끼고 있어서 혹시라도 산 안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와 나와 맞설 것만 같은 무서움에 심적으로 불안하기도 했지만 계속 보다보니 너무나도 아름다운 시골 풍경에 그 곳에서 나온 유명한 위인 퇴계선생과 이육사님에 대한 생각을 했다. 어찌 보면 그들이 이 마을을 나게 한 것이 아니고 이 마을이 그런 위인을 만들어낸 것 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퇴계 종택으로 어렵게 들어왔는데 먼저 자동차가 있어서 실망했다. 왠지 가마를 타고 다녀야 할 것 같은 환경인데 차가 서있다니 고택과는 맞지 않는 풍경이다. 그 앞에는 무궁화와 생전 퇴계선생님이 좋아하셨다는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나는 조용히 종택 안으로 들어가서 아주머니가 하시는 박 말리기 작업을 도와주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이황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고, 이 집에 대해서도 듣고 싶은 것 많았기 때문이다. 아주머니는 땡볕에서 묵묵하게 자신을 도와주는 나의 정신력에 감복하셨는지 맛있는 매실주를 대접해 주셨다. 매실주. 아줌마 말로는 돈 주고도 못사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안 쪽 으로 가면 종손이 계시는데 방문객들에게 말씀해 주시는 것 매우 좋아하신다며 가보라고 하셨다. 나는 일을 다 마치고 그곳으로 가서 이근필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할아버지는 학생들이 교육심리학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과, 한문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시면서 서울 가서 그러한 운동을 만들어보라고 하시면서 한지공장에서 만든 한지에 쓰신 글씨를 3개나 주셨다. 더불어 표구하라고 10만원 용돈도 주셨는데 처음에는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완고하셔서 받았다. 할아버지와의 천금같은 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그래도 ‘보기만 하는 관광’보다는 ‘사람과 함께 만나고 듣는 관광’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계속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곳이다.

 

 

7. 도산서원
또 그곳에서 아스팔트길을 3km 걸어서 도산서원에 도착했다. 사람이 더위를 먹는다는 것을 그 때 조금 알 것 같았다. 물도 다 떨어져서 탈수증으로 쓰러질 뻔했지만 차하나 다니지 않는 그 곳에서 죽으면 너무나도 억울할 것 같아서 열심히 걸었더니 곧 내리막길이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산서원에 도착했다. 나의 벌건 얼굴과 반대편 도로에서 걸어온 사실을 아신 매표소 직원은 가방을 맡겨놓고 천천히 구경하라고 했다. 점심은 퇴계 종택서 도산서원으로 걸어오는데 만난 아이가 준 풋사과로 때웠다. 숨을 고르고 도산서원 안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문화 해설사님을 뵈서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역시 문화 해설사 님들은 유명한 관광지에는 꼭 계시는 것이 좋다. 그 분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는 퇴계 이황선생님을 사모하는 정신이 깃들여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도산서원 허시회’ 라는 곳에서 장래의 큰 선비 사업을 하면서 서원을 사용하긴 하지만 그 곳이 더 이상 관광지가 아니라 정말 공부를 배우는 곳이라면 훨씬 더 가치 있고 문화를 지키는 일이 않을 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그 첫 번째 학생은 물론 우리 대문지기이고..


8. 군자마을 (오천유적지)
정말 실망 그 자체였다. 그 곳에서 본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거기에 있는 유적지에대한 설명을 해주실 해설사님들도, 건축양식이나.. 왜! 군자마을이라는 애칭이 생겼는지에 대한 설명조차도 없었다.  그렇게 관리가 소홀하다면 왜 관광지버스노선에 그곳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일년에 한 번 있는 풋 굿 축제에만 반짝한다면 일회성 이벤트에만 의존한다는 오명을 씻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오천유적지이다.. 유적지의 이름만큼 관리가 제대로 됐으며 좋겠다.


 

넷째날 (헤어짐의 날) - 화요일

 

9. 안동민속박물관
안동서 두 번째로 가는 현대식박물관, 너무 관리가 허술했다. 카메라를 찍는데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플래시를 터뜨리지 말라고 일일이 말하고 다녔다.  플래시를 터뜨리면 다른 관람객 눈에 피로할 뿐만 아니라 그 빛이 태양보다 세기 때문에 안에 있는 문화재에도  좋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애들을 데리고 온 부모의 마음에 사진을 많이 남기고 싶어 연신 전시관 앞에서 사진을 찍어댔다. 박물관 관람문화, 정말 되돌아봐야할 것 같고 어느 누구도 박물관 예절을 지키지 않는다면 모든 박물관 안에서 카메라를 추방시키는 대안도 마련해야할 것 같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민속박물관 안에 있는 전시품들은 유익한 것이 많았다. 안동식혜부터 안동이 걸어온 길, 안동지방에서는 어린아이가 다치면 어떻게 하는가? 등등등 흥미로운 것들이 매우 많았다.


10. 월영교.
월영교 야경이 멋있다고 하는데 오후에 가서 그 아름다운 불빛은 볼 수 없었지만 월영교 안에 있는 멋들어진 정자도 볼거리 중 볼거리다. 더불어 그 안에 있었던 골든 리트리버도 좋았다. 개 주인은 매일 그 정자에 있는 사람 같았는데 관광객들이 좋아하니깐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신다. 그런 분이야 말로 안동에 숨은 안동지킴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11. 봉정사.
국보, 보물을 모두 품고 있는 절 봉정사. 안동에서 그곳을 빼놓을 순 없어서 버스에 올랐다.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축물이라고 하는 극락전은 깨끗하지는 않았지만 그 세월이 담겨진 먼지들과 기둥을 본 순간 국보답게 웅장했다. 절에 다니는 사람이 아니어서 곳곳에 있는 불교적 의미를 해석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문화 해설사님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을 이해하기 위해선 불교를 빼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나중에 좀 더 공부를 하고 가면 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봉정사에서 버스정류장까지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왔다.

 

 

 -추천 코스-
 금요일 : 출발지 - 안동 시외버스 터미널 - 장내 안동 찜 닭으로 몸보신하기 - 한지공장, 한지 체험관 들르기 - 안동하회마을도착 - 숙소잡기
 토요일 : 아침먹고 산책하기 - 병산서원 둘러보기 - 병산서원 앞 강가에서 물장구치기 - 하회마을 돌아오기 - 토요상설공연 안동하회별신굿 관람하기 - 하회마을 저녁 산책하기 - 하회마을 민박에서 하루 묵기
 일요일 : 시내로 가는 버스 타기 - 이육사 문학관 가는 버스 타기 - 이육사 문학관 둘러보기(7월에 가면 청포도를 볼 수 있다.) - 7km 국도를 타고 퇴계 종택가기 - 퇴계 종택에 계신 두 분의 할아버지에게 덕담듣기 - 3km 마저 가서 도산서원을 느낀다. - 시내로 나오는 버스를 타고 한국유교박물관에 들러서 정시문화의 수도 안동을 느낀다. - 시내로 나와서 찜질방에서 찌든 때를 닦고, 하룻밤 묵는다. (6000원)
 월요일 : 봉정사로 가는 버스타기 - 봉정사 산을 타고 마애 삼존 불상을 본다. - 다시 시내로 나오는 버스를 타고 이른 저녁을 먹는다. - 안동 민속박물관을 둘러본다. - 월영교를 따라서 안동호를 보며 안동시내로 나온다. - 안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집으로 온다.

 

 

- 안동팔경 -

1. 병산서원 강당에서 만대루와 함께보는 7장의 병풍
2. 하회마을에 올라가면 보이는 河回
3. 허름하지만 멋스러운 체화정
4. 퇴계 종택에서 도산서원 가는 언덕에서 뒤돌아본 전경
5. 밤에 보는 월영교
6. 봉정사 극락전에서 바라본 푸르른 녹지
7. 퇴계 종택 앞에 흐르는 河川
8. 도산서원을 들어가기 바로직전에 바라본 시사단 풍경

 

 

*대학생전통문화지킴이 대.문.지.기는 우리의 문화를 콘텐츠화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것을 부담없이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6년 만들어진 대학생 연합동아리이다.

홈페이지 : http://club.cyworld.com/dream4culture

 

2007.09.16 09:57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