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 명박 고향인 지금 포항은

그게 아닌 데라는 외침이 듣기 힘든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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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만재(yangm3)등록 2007.09.18 08:46

포항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명박씨의 고향입니다. 한나라당 경선이 끝난 이후 포항 사람들은 여타 도시보다 다가오는 대선에 관심이 많습니다. 모든 국민들이 정치에 관련된 시사적인 이슈가 일상적인 대화의 소재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타 도시주민들과 비교할 때 포항 시민들에게 남다른 정치 이야기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상대 당의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직은 많지 않습니다. 지난번 대선의 후유증도 있지요. 이회창 후보라고 믿었는데 아니었지요. 이번에는 아니라고 장담할 조짐들이 아직은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포항에서는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지역 발전 현안들은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만난 사람들(언론인 공무원 기업인)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정리 하면 이렇습니다. 포항 영일만 배후단지 개발은 급속히 진전되고 기업 유치를 위한 자유무역지역 지정도 어렵지 않을 것이며 동해남부선 고속도로가 서둘러 착공되고, KTX 노선도 경주에서 포항까지 확장되고, 더 나아가서는 KTX 동해 남부선도 앞당겨 준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만 하면 그 희망사항들은 중앙관리들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DJ 정부시절에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었지 않느냐며 자신 주장을 입증하려고 했습니다.       

 

포항 간부 공무원은 지역발전에 필요한 국비 마련을 위해 중앙부서에 찾아가 고개 숙이는 시간이 지금 보다는 많이 줄 것이라고 하네요. 또한 예산도 훨씬 더 많이 배정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일부 지역민들은 크고 작은 민원들이 빠른 시간에 해결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한 두 사람의 손만 빌리면 청와대에 다가갈 수 있고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고향 발전에 더욱 관심을 둘 것이라고 했습니다. 땅을 가진 사람과 부동산 중계인은 그가 당선만 되면 부동산 가격도 오를 것이며 지역개발을 위해 토목 공사도 더 많이 하여 지역 경제도 지금 보다 좋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아파트업자들이 그 어느 때 보다 포항에서 아파트를 많이 분양하고 있습니다. 포항의 모 방송심의위원들이 아파트 건립에 따른 교통 문제를 왜 보도를 하지 않느냐고 독촉하기도 했습니다. 보통사람의 눈으로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될 정도입니다. 미분 양된 아파트 2천780세대에 신규 입주뿐 3천252세대, 신규 분양분 3천588세대까지 총 9천620세대의 물량이 가을철 포항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상 과열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 할 것 같아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도 이 후보가 당선되면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지역 언론사가 전망하는 뉴스도 있었습니다. 이 후보 때문에 아파트를 많이 건설하고 있고 미 분양도 당선되면 일시 에 해결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정치인도 빼 놀 수가 없지요. 이번 대선에 줄을 잘 서고 힘이 크게 밀어 줘야 다음 총선과 지방선거 때 공천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정치적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포항시 한나라당 출신 시장, 도의원, 그리고 시의원들은 모두가 이 후보의 선거 특보로 임명 받았습니다. 이들은 특보로서 이번 선거기간에 남다른 업적을 쌓아야 합니다.

 

향후 정치인으로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기에 ‘올인’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어느 지역 보다 포항은 정당공천제의 무서운 위력을 실감합니다. 이 후보에게 줄서고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여 좋은 결과가 나오기만 하면 비록 지역에서 인기가 없더라도 공천이나 금 배지 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 합니다. 

 

대통령 후보의 고향 포항은 이른바 하나로 몰아가려는 '비가시적인 사회적 세력'이 강력합니다. 이른바 대선이 끝날 때까지 포항에는 ‘한방에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는 ‘만병통치약’의 망령이 존재합니다. “만약 되기만 하면 지역 발전이나 정치 행보에 문제 될 것 없다”는 ‘조건 형 만사형통’의 논리에 저항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반대라도 하면 왕따 될 사회적 분위기 조성되어 있습니다.       

 

참여정부가 지난 5 년 동안 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왔습니다. 지역은 중앙으로 권력을 이양 받아 자력으로 지역을 발전을 추구하는 '자립적 지방화'가 균형발전의 목표라 했습니다. 유력 정치인에 전화 한통으로 지역발전을 해결하겠다는 대구 경북사람들의 사고를 바꿀 것을 강조했지요. 균형발전 정책을 주도하는 최고책임자인 성 경륭 국가 균형발전위원장이 대구 경북혁신 아카데미에서 지역지도자들에게 설득했던 내용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포항 사람들은 지역발전의 모든 것을 ‘청와대 권력’에 의존하려는 행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참여정부가 내세운 분권의 위력은 포항에서는 한 발짝도 진전시키지 못 하고 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이 남긴 유산이라 해야겠지요.

 

몇 사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포항시민들의 전체를 대변하는 위험한 주장을 했습니다. 소수 사례에 의한 일반화를 부정할 목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당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로부터 “그게 아닌데” 라는 반론의 외침을 듣고 싶습니다. 그런 목소리가 있는데 능력 부족으로 듣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저도 조건부 예측형식 바탕으로 포항 지역발전을 전망해 볼까 합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포항은 중앙권력에 좌우되어 발전하는 '중앙권력 의존형의 지방화'가 심화될 수 있고, 이 후보가 낙선하면 중앙권력에 덜 의존하고 지역민의 자력으로 발전을 추구하는 '자립형 지방화'가 강화될 것입니다.

 

지금 포항은 한가지 주장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언제쯤 여러가지 목소리가 들을 수 있을까요. 

2007.09.18 08:09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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