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개성에도 코스모스가 한창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면 많은 남북인들이 서로 오고갔으면 좋겠습니다.

검토 완료

양경숙(isky2002)등록 2007.09.23 15:06
지난 8월과 9월 두차례 개성에 다녀왔습니다. 멀지만 참 가까운 거리의 개성 - 한번은 업무차 한번은 업무를 위한 사전 답사차의 여행이었는데 사뭇 다른 두 여행의 느낌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듯 싶습니다.

먼저 다큐멘타리 제작간련해서 개성에서의 북측과의 협의를 앞두고 사전 답사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침 영통포럼에서 주최하는 불교성지순례 여행이 있었서 함께 다녀왔습니다.

1. 불교 성지순례로서의 개성방문

며칠동안 쏟아진 비로 걱정은 되었지만 8월11일 현재만해도 다행히 개성은 큰 무리 없었습니다.

8월11일 - 새벽을 달려 남측 CIQ에 도착 - 북한방문을 위한 출입심사를 받습니다. 개인으로 방문하면 사전에 통일교육원에서 방북을 위한 교육도 받아야 하고 통일부 홈페이지를 통해 방북관련 허가증도 받아야 하지만 단체관광이기에 이 모든 것은 영통포럼에 맡겨두면 됩니다. 방북교육조차 차량에서 비디오로 대체됩니다. 비용은 16만원이며 거기에는 식사며 북측 입장료며 간식 - 생수까지 모두 지급되어져 실제로 그리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해외 나갈 때처럼 출입사무소에서 출경을 위한 수속을 받고 버스에 올라타면 -  핸드폰이나 신문 잡지 그리고 160미리 이상의 카메라는 통과가 불가능하니 개인 사물함에 500원 코인을 넣고 맡겨두면 됩니다 -  비무장지대를 지날수 있도록 도와주는 남북측 군차량 인솔하에 북측 CIQ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 멀지 않은 시간이지만 수십년간 단절되었던 북쪽 땅의로의 여행 - 시작부터 감동이자 두려움입니다.

더구나 북측CIQ에서 입경수속을 마치고 개성공단을 지나 영통사로 향하는 길 - 개성공단을 지나면 바로 실제 북측사람들이 사는 개성거리를 만나게 됩니다.

말로만 듣던 북쪽 사람들의 실생활을 만나게 되어 저으기 당황하게 될 것입니다. 또 들에 나가 농사를 짓고 자전거를 타고 - 마침 가는 날이 토요일이어서 오는 길에는 공원에 나와 쉬는 사람들 - 가족끼리의 즐거운 모습들도 보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 멀고 먼 개성을 단 1시간 만에 도착, 개성시내에서 40여분을 정도 더 차를 타고 가면  영통사  - 그곳에서 여행의 취제에 맞게 예배를 드리고 이곳 저곳 둘러보고 모셔진 열반암 바위에새겨진 불상을 보기 위해 작은 봉우리에도 올라 영통사 전경을 감상하고......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낸 후에 점심을 먹기 위해 민족려관을 찾습니다. 영통사에서 다시 30분정도 차를 타고 내려오면 단아한 기와집들이 즐비한 전통의 개성시내를 만나게 되는데 바로 우리가 함께 식사를 한 민족려관도 이곳에 있습니다.

우리의 인사동과 흡사한 - 그러나 더욱 전통의 미와 여백의 미가 살아 있는 그 거리 -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감동과 호기심으로 북측 통전원분에게 지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단체 주문 식단이지만 하나하나 놋쇠 칠첩반상기에 국-나물 등등 깔끔한 개성 음식을 맛보았습니다. 콩기름을 넣은 국은 조금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한 숟갈도 남기지 않고 맛나게 먹고 맥주도 한잔 추가해서 마시고 그리고 선죽교로 향합니다.

표충사비 - 그리고 아직도 핏자욱이 흔연히 남아 있는 선죽교 .........그리고 제법 상품 판매 형태를 잘 갖추고 손님을 맞는 세계 최고의 대학 성균관 방문 - 아마 그 기품이 묻어나는 단아함과 전통은 두고두고 뇌리에 남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이를 가늠키 어려운 수려한 고목들 잘 가꾸어진 전통들.......오랜 세월 찬란한 고려의 문화를 만나는 그 감동은 무어라 형언키 어렵습니다.

개성 시내를 관통해서 영통사를 가는 길 - 1시간 가량 구비구비 산길을 돌아가다보면 어마어마한 크기의 호수를 만나게 되는데 그곳은 인공호수입니다. 나무가 거의 없는 산 - 해서 높은 산길에도 길가에 모두 수로가 발 만들어져 있는데 방문 당시만해도 비가 며칠 계속되었고 우기였지만 그리 큰 피해는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최근 비교적 자유스러운 분위기는 남측 방문객들의 길안내해주는 통전원선생들이나  관광안내원들의 대화 등에서 엿볼 수 있는데 스스럼 없이 서로 사진 함께 찍고 대화나눌 수 있어 격이 없이 더욱 마음을 열게 됩니다.

다만 기념품 등 물건을 살 때 -  두세곳 가격비교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직 전자화 안되어 있는지라 각각의 가격이 조금씩 달라고 두세곳 비교해보면 일뜰?구매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관광을 마치고 오후 5시반 정시의 북측 CIQ을 통과 남측으로 돌아와 의례적인 입경절차를 마치면 개성관광은 끝이 납니다.

그리고 올림픽대로를 지나 서울로........그 때의 감동은 또 다릅니다. 일시에 긴장이 풀리면서 펼쳐지는 임진강의 노을을 보며.....

2. 업무협의차의 개성방문 

미리 답사를 한 탓에 긴장감은 덜했지만 이번엔 지난번과는 달리 모든 준비를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통일부 인터넷으로 정식 허가 및 방북허가증 교부를 받아야 하며 또 방묵교육도 수유리 통일교육원에서 받아야 합니다.

더구나 교육 받는 곳이 수유리여서 먼데다가 오후내내 세시간정도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1회 교육으로 평생교육이 완료되어지고 또 전과는 달리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교육을 하기에 매우 유용해서 나는 오히려 꼭 방북하지 않은 분들이라도 교육을 한번 받기를 기대한다. 아마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또한 이번엔 내 차를 가지고 가는 방문이기에 처음 방문 이상으로 긴장되고 흥분되어지는 여행길 입니다.

절차는 외국 국경을 지날 때와 비슷하되 다른 점은 차량서류를 구비해야 하며 꼭 사진이 들어간 차량통행증을 소지해야 별 문제가 없습니다. 자칫 구비하지 않아 북측CIQ를 통과하지 못하고 되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자가 차량통행일 때는 남과 북 모두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통과절차를 받습니다. 그 통과가 남과 북이 모두 더 간소화 된 느낌이어서 개인으로 간다면 왠만하면 차량을 타고 개성가는 것을 권고해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남측 CIQ에서 남측의 허가차량임을 알리는 주홍빛깔의 삼각 깃발을 차량에 꽂아야 하며 번호판 앞 뒤를 모두 흰색으로 가려야 하는데 주홍 깃발과 번호판 가리개는 남측 CIQ에서 유료 판매합니다.

어쩄든 하루에 고정된 시간에 허가된 차량들이 모두 다 허가를 받으면 역시 안내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비무장지대를 지나 북쪽으로 갑니다. 내 차량으로 북녘 땅을 다녀오게 되다니.....그 감동은 꽤 오랫동안 만을것입니다.

어쨌든 개성CIQ에 가면 미리 나와 약속되어진 상담자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두세명의 조로 이루어져 남측 사람들을 만나는데 대부분 한사람은 대북 사업을 맡고 있는 통전원 소속의 북측 민화협 팀들 그리고 다른 한사람은 정보를 관리하는 부서의 사람 (우리의 국가정보원) 으로 판단되어집니다.

말로만 듣던 개성 - 먼저 현대 아산 등 북측에 사업처를 둔 곳의 양해를 얻어 숙소를 정하게 되는데 나는 마침 함께 방북한 민족21 팀과 함께 개성에 머무르게 되었고 미리 예약하지 않았지만 개성공단 현대 아산의 숙소에서 여장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가까운 - 역시 개성공단에 급접한 식당에서 미팅 및 식사를 합니다. 메뉴는 고정되어 있고 주식만 냉면 등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지난 단체여행과는 달리 식사 내용은 매우 풍성하고 화려한 상차림이었습니다.

갈비 찜 - 게요리...등등....순대는 기본 반찬에서 매끼 빠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고 충분한 대화를 나누었고 함께 간 민족21 팀은 다음날까지 협의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개성공단에는 훼미리마트가 있었고 우리은행이며 현대오일뱅크라는 간판으로 주유소까지 있어서 서울의 한적한 시골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막걸리며 생수에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 구하지 못할 것이 없었고 숙소에는 케이블TV가 모두 장착되어 있어 YTN이며 KBS, MBC 등 우리의 모든 방송- 드라마까지 거침없이 보여져서 참 놀랐습니다.

그러나 아쉬웠던 것은 지난번 영통사 관광 때처럼 개성 시내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통전원 분께 사정도 해보았지만 개성 시내에 나가 민족려관에서 잠을 자고 냉면도 먹고 쇼핑도 좀 하겠다는 생각은 몽상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비로소 남과 북의 거리를 느끼게 되었는데 개인별 방문 했을 때는 전혀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을 나갈 수 없다는 것 감안치 않으면 실망도 크고 낭패이니 미리 미리 감안해야 합니다.

개성공단의 밤은 공단이라는 말이 무색하리 만큼 밤이 어둡습니다, 그리고 대다수 북측 근무자들이 5시면 퇴근하고 있기에 우리 측 근무자들은 밤이 무섭다고들 하십니다. 실제로 개성 근무자들은 느는 게 술이며 담배 - 뱃살 뿐이라는 농담을 하셨습니다.

칠흙같은 어둠이지만 그래도 냉장고 에어컨 TV는 정상입니다. 다만 커피포트 등이 없으니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싶은 분은 숙소 부근의 작은 훼미리마트 분점의 자판기커피를 미리 한잔 해두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식당 겸 만남의 장소 봉동관에서의 오전 면담.....그리고 전날 식사메뉴와는 다른 역시 맛있는 점심을 먹고 개성공단을 순회했습니다. 개성공단 내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원하는 지역을 다닐 수 있고 드라이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점심 후 현대 아산에 근무하는 북측 처자들과 직원들의 배구하는 모습은 하오의 여유를 즐기는 맘측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기 좋았습니다. 땡볕 아래서도 땀 흘리며 승부근성을 보이는 그들에게서 우리 민족의 열정과 승부근성을 보았습니다.

여하튼 아직 공원이나 숲 등 주변 시설도 부족하고 아직은 건물도 띄엄띄엄 조금 황량하지만 그곳에는 작은 통일의 꿈이 실현되어져 가고 있고 가을 볕에서 알차고 옹골지게 여물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5시 조금 지나 주유소에 들렀기에 직원들이 퇴근을 해버려 기름을 넣을 순 없었지만 현대오일뱅크 간판은 놀라움 그 자체였으며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황량 한 땅 한 켠에 먼지 속에도 아랑곳 없이 피어있는 코스모스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돌아오는 길 - 비교적 수월하게 시간만 잘 맞추면 무리없는 통과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내내 내 눈에서는 눈물이 수지 않았습니다. 채 한시간도 안걸리는 이렇게 가까운 개성 -  그러나 그 곳에 가기까지 내 개인의로만 47년이 걸렸으며 역사적으로 반세기 이상입니다.

이번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나면 개성에서 평양까지 내차를 타고 달릴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다 많은 사람들이 가고 또 오게 되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비무장지대를 지나 올림픽대로까지 ...... 먼지 속에 무리지어 있는 코스모스 - 2007년의 가을과 함께 두고두고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을 것입니다.

ps : 10월 6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평양에 갑니다. 정상회담 이 후 최초 취재팀입니다. 베이징 경유, 평양으로 취채팀들과 함께 다녀오게 되는데 새로운 감동과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다녀와서 총체적인 후기 및 경험담과 노하우를 올리겠습니다. 북한 방문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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