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공부의신이 기분 나빴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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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ears)등록 2007.09.24 16:12

공부의 신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예능계의 블록버스터라고 자신할 정도로 공을 들인 프로그램인가보다. 다큐교양과는 달리 예능쪽은 일 이주 단위로 기획이 움직이니까 두 달 짜리 기획은 정말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호들갑을 떨 만도 한 일이다,

 

 

 

 사진1,2,3

 

 

 

학생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가 공부라.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신경쓰는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한국인이 목숨 거는 것은 공부가 아니라 입시다. 이 두 가지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사진4

 

 

체계적인 공부 방법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을 공중파에서 한다는 건 이런 방법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모두가 다 체계적으로 공부를 잘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복하지만 한국인이 목숨 거는 건 공부가 아니라 입시다. 모두가 다 공부가 향상 되도 어차피 석차는 변하지 않는다.

 


이 뻔한 현실을 무시하고 이런 공중파 프로그램처럼 모두에게 공부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는 것이 정부의 사교육 경감대책이었다. EBS 과외같은. 그 결과는 사교육비 폭증에 공교육 붕괴였다. 입시경쟁 구조에서 모두에게 다 던져지는 공부법은 무의미하며 오히려 각 개인에게 자기 하나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만을 안겨 줄 뿐이다. 현실에 순응하게 하는 마약이다. 제조상은 정부와 교육부와 언론사?


 

 

 

 사진5,6,7,8

 

 

 

 

 

공부의신에서 감동적으로 묘사된 장면이었는데 이 나라엔 서울 지역 대학생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방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지방대 졸업생 60% 이상이 학벌 차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방송사에서 이런 식의 방송을 내보낼 때 지방대 학생은 자존감을 잃게 되며 결국 지방대 고등교육은 붕괴한다. 또 고졸, 실업계 들은 좌절한다.

 


이 나라는 서울 지역 4년대 졸업생들만 사는 나라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설정이 수시로 모두가 보는 공중파에 방영된단 말인가? 나머지 국민은 모두 호구인가? 그렇다. 호구 맞다. 호구로 만만하게 보기 때문에 이런 방송이 나온다.

 


입시경쟁 구도에서 지방 출신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서울 강남 출신을 이길 수 없다. 공부 방법을 알고 열심히 하면 모두가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이런 프로그램은 그 현실을 가리는 마약에 불과하다. 딱 참여정부 교육부 사고방식이다. 그들이 준 마약 먹고 그 약기운에 취해 고분고분 구니까 호구로 봉 노릇이나 하는 것이다.

 


서울 거주자가 아닌 사람들은 입시를 거부해야 한다. 노동자, 농어민의 자식들은 입시폐지를 요구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의 자식들도 입시폐지를 요구해야 한다. 서울 강남 전업주부 자식의 성공을 위해 모두가 들러리 서고 있다. 약을 버리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모두가 입시를 거부할 때 방송사도 더 이상은 감히 이런 프로그램을 못 만들 것이다.

 


방송사 예능 프로를 가지고 너무 까칠하게 구는 것도 같지만 이럴 수밖에 없다. 입시 경쟁 때문에 고통을 겪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으니까. 얼마 전에도 두 명이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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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4 16:1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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