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자율경쟁 교육정책으로 하지.

사교육비 문제로 본 이명박 후보의 교육공약 평가

검토 완료

김용승(yskim138)등록 2007.10.10 09:06
사교육비 10배는 더 늘어날듯. 이 정책이 무슨 사교육비를 줄여요? 대학에 자율을 맡기면 누가 봐도 사교육비는 훨씬 늘어나고 학생들만 죽어나겠죠. 특히 저소득층 자녀들은 어찌하라고!(아이디 이은규님)
사교육, 이제 떼돈 벌게 생겼다. 대학 자율 입시, 자율고 300개 들어갈려고 부자들 기를 쓸거고(아이디 대빵님)
무식하긴.. 영어를 공교육화하면 영어의 사교육비는 더 증가할 것이다. 좋은 대학을 만들면서 사교육비 해방이라고? 좋은 대학 보낼려면 사교육비 안쓸까? (아이디 나눔님)

지난 9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교육분야 공약으로 ‘사교육비 절반 5대 실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런데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목표와는 달리 벌써부터 오히려 사교육비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첫째, 자립형 사립고와 개념은 같지만 이전보다 설립조건을 완화한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 건이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고교 평준화 정책을 보완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밝혔으나 명문 사립고가 많아지면 고교 입시경쟁이 더욱 격해질 것이며, 결과는 사교육비 증가으로 자연히 다가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둘째, ‘자율형 사립고’ 외에도 농촌지역, 중소도시, 대도시 낙후지역에 1개 이상씩 총 150개의 ‘기숙형 공립고교’를 설립하고, 전문인 조기 육성을 위한 ‘마이스터 고교’ 50개를 집중 육성해 누구든 적성에 따라 학교를 골라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또한 이 후보의 ‘대학자율화 정책’과 맞물리면 ‘대입명문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사교육비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한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셋째, 대학입시를 완전히 대학에 맡기는 ‘3단계 대입자율화 정책’도 발표했다. 대학이 입시를 주관하면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핵인 ‘3불’(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 정책은 사실상 폐지 될 전망이다. 이런 상태에서 사교육비 절감이 가당키나 할 것인가.

넷째,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영어 가능한 교사 3,000명 이상 양성과 ‘영어교사 자격인정 제도’ 도입 건이다. 아울러 ‘교육 국제화 특구’를 확대 도입, 여기에 특구 내 교육기관의 자율성을 보장계획도 발표되었다. 하지만 영어수업에 대한 극심한 우열경쟁의 결과 이를 만회하기 위한 사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후보는 “사교육비 절반 5대 프로젝트가 제대로 정착되면 30조 규모의 사교육비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지만, 그 전망은 결국 빈껍데기 같은 공약(空約)으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차라리 이명박 후보의 교육정책이 ‘사교육비 절감’이 아닌, ‘경쟁과 자율’에 의한 만인을 위한 인재양성에 초점을 두고 발표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간 10년간 유지되어 온 ‘교육 평준화 정책’의 문제점이 노출되어 이를 수정 또는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이명박 후보의 금번 교육공약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오조준 된 공약이었음에 틀림없다. 적어도 이 나라의 ‘사교육비’ 문제는 교육제도에 있는 것이 아닌 ‘세계 최고의 향학열’이라는 국민정서에 있는 만큼 백약이 무효라는 게 교육계의 정설이다.

혹 이명박 후보가 ‘자율과 경쟁’이라는 교육정책의 단점을 컴퍼러치하기 위해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위장된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을까?

그냥 ‘자율과 경쟁’의 교육정책 프로젝트 공약으로 당당히 썼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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