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미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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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dutscheong)등록 2007.10.23 16:21
배 속에 잉태된 아이에게
미국 영주권을 얻어주러 만삭의 몸을 이끌고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나라,
기저귀를 찬 아이를 영어학원에 보내고
영어발음을 잘 하게 하려고 혓바닥 수술을 하는 나라,
전 세계 인구의 0.7%인 나라에서
전 세계 토플 응시생의 20%를 차지하고
그 중 과반은 초중고생이 차지한다는 나라,
부산 인천 같은 거대도시가 수백만 시민들에게
'영어 100문장 암기'를 강요하는 나라,
민족대학이라 일컬어진 일류대학에서
일본어 전공시간도 영어로 강의하기를 강요하는 나라,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를 가르쳐 모든 교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도록 하겠다고 대통령후보가 공약하는 나라,
반만년을 우랄알타이어로 살아온 4,800만 국민 모두가
한 명도 빠짐없이 오로지 영어를 잘 해야만
국가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벅벅이 우겨대는 나라,
영어에 미친 바람이 몰아치는 이 더러운 식민지에서
영어를 못해 가슴에 못이 박힌 저 맑은 영혼들은
어디에서 꿈을 꾸고 안식을 구해야 하나?

덧붙이는 글 정도원 기자의 카페는 http://cafe.daum.net/dowon2017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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