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재태크는 ㅁ ㅁ ㅁ 다.

돈도 벌고,사회경험도 쌓고, 결정적으로 취업 때 좋은 포트폴리오

검토 완료

배상수(ileader)등록 2007.11.01 19:25

대부분의 대기업들의 하반기 인턴과 공채 서류접수가 마무리 되고 있다. 취업준비생인 선배는 한 학기만 남은 내게 취업 5종 세트는 준비했냐고 묻는다. 여기서 취업 5종 세트란,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인턴,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자격증, 공모전을 말한다. 나는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한 체 기죽어 있다.


그러자 옆에 앉아 있던 동기 녀석이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달라 달라~ 나는 달라~ 취업 5종세트?! 그것보다는 눈앞에 증거물을 만들어 놓으라고!”  나보다 학점도 안 좋은 이 친구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궁금해 졌다.
  “너 요즘 뭐하는데”
  “재테크 하잖아! ㅋㅋㅋ”
  “재테크? 돈 벌어서 뭐 할라고? 그게 취업 시켜주냐! 그 시간에 토익 필수 단어 하나라도 더 봐!”
  “뭘 모르시는구먼. 경험도 되고 돈도 벌고 잘만 되면 취업에 플러스 요인이란다. 젊었을 때 일단 경험 많이 쌓아 볼란다. 너도 책 그만 파고 재테크 한번 해봐”
  "재테크라..."


  재테크 그냥 돈 버는거 아닌가요?

 

 돈만 버는 것으로 생각되던 재테크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취업난 속 요즘 대학생들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금전적인 투자에서 더 넓은 범위로 투자의 의미가 확장 됐다. 또 재테크활동 결과물인 포트폴리오는 취업 때 요기 나게 쓸 히든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재태크의 원조 - 주식분야

 

 2000포인트가 넘으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주식시장, 이 속에 대학생 투자자들이 있다.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양종혁 군은 주식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2004년 500만원을 가지고 시작한 투자가 2006년 10월 중순에 6000여 만원으로 늘어났다.
 양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익의 일부를 부동산에 투자하여 상계동의 66.05 제곱미터 크기(19평)의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매입가가 8000여만원 나가던 아파트는 현재 재개발 추진위가 결성 되면서 1억2천여 만원 정도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수익률 양준혁군의 수익률1 ⓒ 배상수

 
 

수익률 얀종혁 군의 06/08/27~07/02/01 동안의 최고의 수익률 ⓒ 배상수


 양군의 꿈은 PB(프라이빗 뱅커),펀드매니저와 같은 자산관리쪽 직업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에게는 주식관련 자격증이 하나도 없다. 주식이나 자산관리와 관련해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현재 자산을 관리하고 늘려가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한다. 자격증시험 준비보다 자산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취업에 있어서는 자격증여부가 신경 쓰이지만, 수익을 내는 것이 재테크의 목적이었지만, 현재 목표는 나의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가 우선순위다. 그리고 요즘 금융권 채용 트랜드는 실적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자격증 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투자에 매진할 계획이다.”


 양군의 말처럼 이미 금융권에서는 실물거래 경험이 많은 우수 경험자를 원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성공 신화’로 불리는 미래에셋 그룹의 박현주 회장은 ‘자격증 수집자’보다는 시장 변화에 민감한 창조적 인재채용을 인사 담당자들에게 강조한바 있다.

 

 한림대학교 재무금융학과 졸업생인 ‘이지공’(삼성화재 압구정지점)씨는 주식투자 경험을 높게 평가 받아 취업에 성공했다. 본인의 5년간 운용으로 만들어 낸 4000% 수익률과 2006년 9월부터 3개월 동안 자신이 속한 ‘시장통 사람들’이라는 동아리에서 모의 투자 통해 34.16%의 수익을 올렸다. 이 수익률은 대회 상위권으로 카이스트 MSK팀이 4개월 동안 올린 29.8%보다 높았다. 이러한 실적이 취업 때 큰 플러스 요인이 됐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어떠한 경험, 결과물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준비해 온 포트폴리오로 취업 때 지방대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며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능 + 경영마인드도 추가요 용돈도 벌고 일석이조

 

 단순히 소비를 더 많이 하기 위한 투자가 아니고 생산능력을 증진 하는 것도 투자라면 자기의 삶에 발전 할 수 있는 것도 투자다. 직접 금전적인 투자는 할 수 없지만 넓은 의미의 투자로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학생들이 있다.

 

 언어를 영상으로 표현하는데 익숙한 홍장원(24)군. 각종 의류와 포스터 디자인, 영상물 제작을 맡아하며 인터넷상에 미디어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만 원 대 티셔츠부터 몇 백만 원에 이르는 영상물제작까지 그의 영역은 다양하다.

 

홍장원군의 작품들 티셔츠를 비롯한 다양한 디자인, 각종 홍보 영상물 제작, 모션 그래픽, 작업 스케치 ⓒ 배상수


 홍군의 전공은 디자인이나 그래픽 관련전공일 것 같지만 한림대 언론정보학부에서 인터넷 미디어를 전공하고 있다.
 “좋아 하는 디자인이나 모션그래픽을 하면서 재미를 많이 느꼈다. 조금씩 실력도 늘어나면서 하나 둘씩 사업 아이템이 됐다. 재테크를 통해 재능도 확인 해보고 나만의 경영 마인드도 만들어 보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군은 이러한 경험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사업준비를 하거나 취업 시 많은 도움이 되리 믿고 있다. 또한 그래픽과 관련 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인맥네트워크도 만들고 현장에서의 생생한 정보도 얻는다.

 

대학생들의 재테크의 변화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양종혁군과 같이 성공 사례도 있지만 그 반대의 사례가 더 많다. 대학생들 대부분이 전형적인 재테크로 주식 투자를 하지만 수익내기가 쉽지 않다.

 한림대학교 재무금융학과의 김범 교수는 "주식에 대한 충분한 학습과 이해가 있더라도 유동적인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대학생들이 직접 선물거래를 피해 비교적 안전한 펀드에 투자하기도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최소2년~3년 정도의 장기투자기간이 필요하므로 대학생으로서는 그 기간을 버텨내는 것이 쉽지 않다. "고 말했다.
 또한 한 동안 재테크로 각광받던 인터넷 창업의 경우 너무 많은 경쟁자들로 인해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려워 졌다.

 

  둘째 돈이 목적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로서의 재테크의 역할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취업세트라 불리던 영어 점수나, 자격증 등이 기업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영어공인 점수가 높다고 영어회화능력이 좋은 것도 아니며, 주식관련 자격증이 많다고 해서 투자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 할 수 없다.

 기업들은 구직자들이 관련 업무를 잘 할 수 있을 지 능력을 보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보여 줄 포트폴리오를 높게 평가 하고 있다.

 

 좀 처럼 풀릴 것 같지 않은 취업 난 속 오늘날 대학생들들은 좌절하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계속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대한민국 대학생들 화이팅!

2007.11.01 14:12 ⓒ 2007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