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의 불황, 어디까지 계속되는가

음악 산업의 현황과 타개를 위한 실마리 추측

검토 완료

이종훈(skyzakard)등록 2007.11.19 13:50
 

  국내 음반시장이 거대한 불황에 직면해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해결되었다고 볼 수 없는 현재진행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음반시장의 현황과 불황 원인, 그리고 타개의 실마리까지 폭넓게 살펴보았다.

 음반 판매량은 음반시장의 불황을 알아볼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다. 한국음악산업협회(http://www.miak.or.kr/)의 음반 관련 자료에는 2000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의 음반판매량이 총 집계되어있다.

 

국내 대중음반시장 규모 변화 추이 90년대 말에서부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변화한 음반판매량 변화 추이 ⓒ 한국음악산업협회

  2000년 최고의 판매량을 보인 음반은 조성모의 3집 앨범으로, 약 19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밖에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앨범이 3장이 더 있다. 이에 비해 2006년 최고의 판매량을 보인 동방신기의 3집 앨범은 약 30만 장의 기록을 보여주었다. 사이사이 판매량이 늘었다 줄었다하는 유동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음은 분명하다. 2007년 상반기까지의 집계는 한술 더 뜬다. 1위에 랭크된 SG워너비의 4집의 판매고가 10만 장을 조금 넘는 수준인 것. 이것이 결산 집계량의 딱 절반이라고 꼬집을 수는 없지만, 고작 6~7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음반판매량이 대폭 감소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기에는 충분하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가? 음반시장 불황 논란의 정점에 서있던 것은 불법음원의 등장과 확산이다. mp3 등을 통한 불법음원의 확산은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음반판매량 감소 원인이다. 편리하게 음악을 향유하자는 의도로 개발된 mp3가 오히려 음악의 앞길을 막아버린 셈. 중견가수 이승환(43)씨는 ‘일본이나 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음원 저작권에 대해 제도적인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항변했다. 이대로 불법음원의 유통이 계속된다면 문화로서의 음악 산업은 결코 예전과 같은 모습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와는 차이를 보이는 의견도 있다. 방송인 전영혁(55)씨는 ‘상업성에 물들어 인기를 음악의 평가기준으로 삼는 언론의 행태가 음반시장 불황의 원인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보고 듣는 게 다 똑같은데 뭐가 좋은 음악인지 사람들이 알 수가 있나요.” 전 씨의 견해에 동의하는 사람들 중 일부는 ‘구입하기에 아까운 음반이 너무 많다’며 ‘괜찮다싶은 것 한두 곡만 골라서 들을 수 있는 mp3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의견들 사이에서도 음반시장의 불황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제는 어느 한 쪽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인정해야할 때이다.

 

▷ 저작권자의 권리를 존중해주어야 = 음반시장 불황의 타개를 위해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의 확립이다. mp3를 선호하는 태도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그것을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이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 최근에는 디지털 음반 등 합법적인 형태의 mp3 파일이 보급되어 있는 만큼,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려는 태도를 갖추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 보다 책임감 있는 음악인이 되어야 = 상업성에 눈이 멀어 비주얼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행태는 배제하라. 음악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음악’이지, 외모가 훌륭한 ‘가짜 음악인’이 아니다. 외모가 출중한 스타 하나를 찾아다닐 시간과 돈으로 실력 있는 스타를 더 무장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 시대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 음반에 담기는 콘텐츠를 다양화시키는 전략도 필요하지 않을까. 음악이 무분별한 복제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지금, 복제를 막을 수 있는 메커니즘의 강화도 중요하겠지만, 보다 차별성 있는 콘텐츠로서의 음반을 만들려는 자세도 중요하다. 세대가 거듭될수록 사람들은 ‘듣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와 같이 ‘듣는 것’과 ‘보는 것’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콘텐츠가 존재하듯, 음악을 활용한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창안하는 것도 음반시장의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2007.11.18 15:1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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