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에서는 11년된 자동차를 타는것이 창피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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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kdy740)등록 2007.11.27 15:53

 자동차는 부와 명예의 상징일까?

 

나의 자동차는 11년된 96년식 크레도스 2.0 S0HC이다.  약 2년전 중고로 150만원을 주고 구입하여, 2년 동안 중고차 구입비 만큼이나 수리비가 들었갔지만 아직 잘 나간다.

 

10년이상된 중고차를 구입하여 타면서 좋은점이 있을까?

확실하게 장담하는것은 자동차 정비업소 직원에는 못미치지만 그런대로 자동차 수리에 대하여 많은 지식이 쌓여간다는것이다.

 

솔직히 새차만 탈때는 자동차의 원리를 잘모르고, 약간만 이상한 소리만 나도 정비업체로

달려가 차를 맡기고 오곤한다. 운전을 10년 이상 했지만 차에 대하여 잘모르는것이 사실이다.

 

중고차를 타고 다니면서 잦은 고장에 여러번에 걸쳐 정비업소를 다니다 보니 단골 정비

업소도 알게 되어 수리비도 약간은 저렴해지고 불필요한 정비나 수리는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는것과 엔진룸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 타임밸트가 나가서 소리가 나는지, 바퀴쪽에서 소리가 나면 베어링이 나갔는지, 브레이크를 밟을때마다. 브레이크패트가 나갔는지 하는 기초지식을  배우게 되었다는것이다.

 

솔직히 돈이 없고 직업이 변변찮아서 중고차를 구입하여 타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소싯적(?) 자동차를 좋아하여 결혼전부터 아토스(99년), 베르나(2000년), 크레도스(2001년), 카니발 2(2001년), 무쏘스포츠(2003년), 마티즈 2(2005년)까지 차량을 거의 두대씩 운행하였고, 신차가 나오면 부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입한지 2년도 되지않은 세차를 중고차로 팔고 신차를 구입하곤했다.

 

내 나이가 30대 중반이니 30대중반 치고는 차를 많이도 바꾼것같다. 그 당시 맞벌이를

하고 아이도 없어 돈이 그다지 궁하지 않아 여행도 많이 다니며, 길바닥에 뿌린 기름값도

지금생각해보니 만만찮은 금액이었다. 

 

그때를 회상해보면 나는 철부지였던것 같다. 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으시는 직장상사분들도 다들 7,8년된 액센트, 세피아, 아반떼를 타고 다니시면서 한아파트에 출근할때는 항상 카풀을 하자고 제의하셨다. 나는 겉멋만 들어서 인지 "아니요, 제차 타고 가시죠" 하면

항상 내차를 이용하곤 했다. 직업상 그다지 차가 필요하지 않고 아침에 출근하면 퇴근할때 빼놓고 차를 운행하는적이 거의없었는데 말이다.

 

큰아이가 태어나고 병원 때문에 와이프가 자동차가 필요하다고 해서 나는 카풀하고 다니는것이 불편하여 와이프에게 자동차를 사주었다. 물론 와이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동차! 현대사회에서 절대로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다. 우리나라에 갑자기 자동차가

많이 보급된시기는 대략 15년전이라고 들한다. 그전에도 자동차가 많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1가구에 1대 또는 1대이상꼴로 차를 운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영업용 차량을 제외하고 개인이 출퇴근을 위해 구입한 차량이 귀하던 시절이 얼마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1가구에 왠만하면 1대이상의 차량을 운행하고 2대씩 운행하는 가구수

도 대단히 많다.

 

그러나, 아침 출퇴근시간에 차량을 보면 거의가 혼자서 운전하는 차량들이 대다수 이고

우리나라 경제능력에 비해 자동차가 엄청 고급이고 대형화 되는 추세인것만은 사실이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청주에서 그다지 좋은 아파트가 아니고, 알고 있기로는 대다수의 아파트 주민들이 전세를 살고있으며, 주택대출도 아파트 가격의 3분의 2이상 되는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주차장에 세워져있는 차량을 보면 벤츠와 렉서스도 한대씩 있고,

에쿠스와 그랜져 등 고급형 세단도 여러대가 있다.

 

그이외 차량들은 대다수가 SUV차들과 신차에 가까운 차량들이 즐비하다. 10년이상되고

단종된 차량들은 내차를 비롯하여 800여가구중 50여대 안팎으로 보여진다.

 

자동차가 부와 명예의 상징이며, 자동차가 크고 좋다고 해서 그사람의 인격이 훌륭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들일까?

 

"NO"라고 자신있게 답변할수 있다. 차량은 구입하는 순간부터 엄청난 감가상각률를 보이는 필요재이며, 소모품이라고 생각한다.

 

출고된지 1년에서 3년가량의 차량이 거의 차량의 절반값에 매매되는것을 보면 엄청난

감가상각률을 보이는것이다.

 

내가 고급승용차를 사지 못해서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고 정신없고 과소비하는 사람이라고 단정지어 말하는것이 아니라, 능력이 되지도 않는 사람들이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차량을 구입하고 운행하는것을 비판하고 있는것이다.

 

우리나라 신차교환주기는 3.8년, 미국 약 2배, 일본의 약 3배 

 

우리나라 평균 신차 교환주기는 3.8년이며, 폐차주기는 약 7.6년, 운행거리는 14만km로서

미국의 약 2배(교환주기 7.8년 / 폐차주기 16.2년 / 운행거리 약 30만km)이고, 일본의 약3배(교환주기 9.5년 / 폐차주기 18년 / 운행거리 26km)에 달할정도로 빨리 교체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수준이 과연 미국의 2배, 일본의 3배만큼 잘사는것일까?

폐차주기를 1년만 연장해도 11조원의 절약효과와 2년간 연장하면 약 20조원의 절약효과

를 가져오다는 통계도 있다(출처 : 한국 자동차 공업협회)

 

미국에서 태권도 도장을 경영하는 우리 큰처남과 미국출장을 자주 다니셨던 지인이 이런말을 하신다.

미국에서는 100달러(한화 약 10만원)를 쓰려면 손이 후들거려 잘 쓰지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10만원 쓰면서 손이 후들거리시는 분들이 극빈층을 제외하고 과연 얼마나되실까?     

 

 쟤네 아빠는 뭐해?

 

나름대로 딸아이의 교육에도 관심이 많아 미국에도 약 8개월 가량 보낸적이 있고해서  무리해가면서도 청주에서 유명한 어린이집을 보냈다. 한달에 특별활동까지 포함하면 약 65만원 가량 들어가는 왠만한 사람아니면 못보낸다는 유치원이었다. 지금도 큰아이는 그유치원이 가장 재미있다면서 그유치원 앞을 지날때마다 "아빠, 나도 000 다닌적 있었지?, 또 다니고 싶어" 하며,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곤한다.

 

그 유치원이 끝날시간에는 좋은 차들이 유치원 앞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외제차로

부터 국산 고급승용차까지 유치원 아이들의 집안내력을 볼수있는 풍경이다.

 

하루는 일찍 퇴근해서, 중고차를 대놓고 아이를 기다리는데 우리아이와 어떤 여자아이가

손잡고 나와서 데리러 가니 돌아나오는데 우리아이와 손잡고 나온던 아이의 엄마가 유치원 교사에 " 쟤네 아빠 뭐해요?" 묻는 소리가 들린다. 이놈의 귀는 왜 이렇게 밝은지 ! 꼭

듣지말아야할것도 이렇게 잘들린다.

 

그뒤로 얼마뒤에 우리 아이를 저렴한 유치원으로 보냈다. 비싼 유치원 비용과 이사도 가고

해서 다른곳으로 옮겼지만 마음 한켠에는 아픔이 남았다.  

 

차도 후진것 타고다니면서 별것 다찾네?

 

정신못차리고 과소비와 허영에 들떠있던 내가 결정적인 계기로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사기를 당해서 차까지 팔아서 돈을 갚았던 아픈 기억으로 한동안 차없이 지내다가 2006년 청주의 중고차 시장에 가서 96년식 크레도스 2.0을 150만원주고 구입했다.

 

소형이고 유지비까지 저렴한 차량을 사고 싶었지만 수중에 있던 돈이 그것밖에 없었고, 소형차는 더욱 고가였다.

 

남들이 보기에 단종이 되었고, 볼품 없는 차이지만 나와 우리가족모두의 발이 되주고

비록 가끔 비싼 수리비를 요구하지만 당장 신차를 구입할정도의 상태는 아닌것같다.

 

이번주에 오랜맛에 청주온천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셀프세차장에 세차를 하러갔다.

기분좋게 외관세차를 하고 내부세차를 하려고 진공청소기 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걸레를

가지러 갔는데, 주인아저씨가 황당하게 나를보고 "쓰는 걸레를 가져가면 어떻게 해?"

"셀프세차장 오면서 걸레도 안가져와?" 하고 다그친다.

 

나는 "세상에 셀프세차장에서 걸레 안주는데가 어디있어요?" 하과 되물으니, 옆에 김장을 담구시던 주인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더 가관이다.

 

 "이 아저씨 웃긴 아저씨네, 셀프 세차장에 오면서 걸레도 안가져오네. 셀프세차장에 와서 세차하려면 걸레를 가져와야지, 여기와서 남이 쓰는것 달라면 어떻게해" 듣기 싫은 목소리로 핀잔을 준다.

 

뒤로 돌아서서 차로 오는데 "차도 후진게 별것 다찾네?"라고 하는말이 들렸다.

성질같으면 한마디 하고 싶은데 나이도 우리 부모님 연배이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어 그냥 돌아서 차로 와서 트렁크에 걸레라도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참으려고 했는데, 그 뒤에 보여진 모습이 더 가관이었다. 잠시후 외제차가 세차를 하러 오니 셀프세차장임에 불구하고 주인아저씨가 물을 뿌려준다.

또 그랜져 TG가 오니 또 물을 뿌려준다. 차를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나, 차를 후졌다고 걸레도 못빌려주나 너무도 화가 치밀어 그냥 물도 닦지 않은채 차를 돌려 나왔다.

 

온천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와이프와 아이들이 나와서 세차 한것 같은데 이렇게 밖에

세차못했냐고 하길래 셀프세차장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다.

 

직장일로 전국을 돌아다니지만 이런 셀프세차장은 처음 본다면 와이프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 집으로 돌아와 물기만 닦아냈다.

 

자동차 10년 타면 좋은게 무엇이 있어?

 

자동차 10년타기 운동본부가 방송에 나와서 자동차 10년 타기 운동한다고 한동안 각종

매스컴에서 보도되었던 적이있다..

 

솔직히 자동차 10년 타봐야 혜택도 별로 없다.

자동차세금은 구입당시부터 3년까지는 cc별로 100%를 내고 이후 1년 단위로 5%씩 감면

해주고 있다. 턱없이 부족하고 비현실적인 금액이라고 할수 있다.

2,000cc 중형차의 세금이 연간 52만원인데 10년 됐다고 할인해서 65%인 33만 8천원 납부한다.

3년된 1,500cc 차량의 세금이 27만 3천과 비교할때 10년 탈필요성이 있을까?

 

11년 됐지만 썩어도 준치라 2,000cc 중형이라고, 남들 다 받는 아이들 유치원 감면혜택 받지 못한다.  비록 집을 소유하고 있어서 감면혜택이 적지만 그나마도 감면혜택을 받지못한다.

 

동사무소 직원에게 문의하니 집을 구입하기 위해서 받은 대출은 거의 생각하지도 않고

집과 중형차를 소유하고 있어 아이들 유치원 감면혜택을 전혀 받을수 없다고 한다.   

 

요즈음 출시되는 현대차 i30, 아반떼 이런차종도 1600cc지만 거의 편의사양을 많이 장착하면 2,000만원에 육박한다. 소형차도 거의 1,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옆집에 사는 사람은 준중형이라 아이들 유치원비 감면 혜택을 받는다고 하고,

세금도 나와 거의 비슷하다.

 

이렇게 한다면 누가 과연 자동차 10년 타겠는가?

10년된 자동차를 카센터에 들어가면 카센터 아저씨들에게는 봉이다. '이것도 이상하구요, 이것도 오래됐구요' 하면서 왠만하면 수리비 견적이 20만원은 훌쩍 나온다.

 

새차는 구입하면 3년동안은 왠만하면 수리비가 별로 들지 않는다. 그동안 할부금갚는것

과 수리비를 따지면 10년된 자동차를 타는것이 훨씬 불리하다.

 

아무런 혜택도 없으면서 왜 자동차 10년 타라고 하나?

 

피부에 와닿는 혜택이 필요하다. 세금과 보험료 인하 등 피부로 느끼고 절실하게 자동차

10년 타면 이런것이 좋구나, 나도 꼭 10년이상 타야지 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법적이

지원과 제도 필요하다.  

 

소형차 3년 할부로 구매하면, 왠만한 자동차 한달 유지비는 최소 60만원

 

얼마전 직장에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이 신차를 구입했다. 모른척 하기도 뭐해서 "차 좋다

얼마줘냐?" 하고 물으니, 보험료, 취득세 다합쳐서 2,200만원 들었다고 한다. 현금 다주고

샀냐고 물으니, 차값에 10%만 내고 3년 할부라고 한다.

 

대략 따져봐도 한달에 60만원이 넘는 할부금에 기름값 약30만원 세금 까지 합치면 차에들어가는 돈이 1개월에 약 100만원이 될것 같다. 내가 알기로 그친구는 가정형편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닌걸고 알고 있는데.... 

 

언젠가 모방송에서 1년에 2만km이하 운행하시분들은 차라리 대중교통이나 택시타고다니는 것이 더저렴하다고 통계자료를 보여준적이 있다.

차량할부금, 주유비, 세금, 보험료를 모두 합하면 영업상 필요하지 않으면 택시타고 다니

는 것이 나을수도 있다.

 

직장후배가 차량을 구입하게 된 이유는 여자친구가 있어 놀러다니려면 차가 필요하고, 집이 멀어 기차나 버스타고 다니기 싫어서 구입했다고 한다.

 

직업상 그리 차가 필요한것도 아니면서 적금도 들지 않고 차부터 구입했다고 한다.

나는 속으로 "xx  빠진놈...... 정신 못차리고 있네!"

 

직장후배를 탓하면서 문득 10여년 전 내모습이 생각나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나도 저런적이 있었지, 그때 내 직장상사가 나를 보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차는 작은차에서 큰차로 바꿀수는 있지만, 작은차로는 다시 바꾸지 못한다고들 한다.

집도 큰평수에서 작은평수로는 못바꾼다고 들한다.

 

그러나 다 핑계인것 같다. 큰차를 타다가 작은차를 타니 주유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주차비가 적게 나와서 좋고, 작은차 팔고 중고차 타니 남는돈을 펀드하나 들어 수익률 내서 좋고, 큰평수아파트에서 적은 평수로 이사하면 남는 돈으로 재테크 해서 좋고...

 

아이들 유치원 때문에 약 1년동안 차를 두대 운행했었다. 얼마전 이마저 팔고 지금은 크레도스 한대만 와이프가 타고 다닌다.

 

그리고 얼마전 나는 96년식 마그마 오토바이를 50만원에 구입하여 타고 다닌다. 자전거로 약 30분거리 지만 길거리에서 시간을 버리는것 같아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사고위험으로 출퇴근을 빼놓고는 타지를 않는다.

 

11,000원에 기름을 만땅으로 넣고 약 3주정도 타고 있다. 겨울이라 춥지만 그럭저럭 타고

다닐만하다.

 

 

우리차 화이팅!, 우리차 화이팅!

 

내가 형님으로 모시는 친하신 분이 계신다. 재산이 대략 30억대라고 추정이 된다.

사업용으로 벤츠와 무쏘를 타신다. 그러나 절대 과소비는 안하신다. 집에 낮에는 보일러

를 꺼놓고 내복과 잠바를 입으시고 지내고, 술도 소주밖에 안드신다.

그형님이 항상 "차 퍼질때까지 타, 돈을 벌수 있을때 벌어, 아끼고 살어!"

 

오늘도 우리 중고차는 이상없이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우리 와이프의 일을

위해 청주시내를 돌아다닌다. 비록 소리도 요란하고 외관도 볼품없지만 우리 가족의 행복

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아무탈없이 잘달려준다.

 

우리 와이프가 요즈음 차가 이상해, 아무래도 카센터 가야될것 같아라고 하면 나도 그형님

처럼 "퍼질때까지 타고 퍼지면 견인해서 고쳐 타" 라고 와이프에게 절약을 강조한다.

 

10월에 치악산 꼭대기의 암자에 간적이 있었다. 너무도 가파른 길이기에 올라가기 힘들었지만 무리해서 올라가고 있을때, 뒤에 타고있던 우리 딸들이 힘차게 소리친다.

"우리차 화이팅! , 우리차 화이팅!"

 

그래 우리차 화이팅!, 우리가족 화이팅! 이다.

 

 

 

 

 

 

 

 

 

 

 

 

 

 

 

 

 

2007.11.27 15:5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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