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국전자> 전기 요, 다시는 안 산다!!!

내 돈 7,500원이 억울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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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treeappl)등록 2007.12.03 15:36
11월 중순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집 근처 대형 마트에 가서 아이가 쓸 전기 요 하나를 샀다. <보국전자(대구광역시 달서구 신당동 1320-8)>에서 만든 1인용 크기의 전기요(BK411B)였다.

따뜻하게 사용한 게 한 사흘 되려나. 온도조절기의 작동 표시등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요가 전혀 따뜻해지지 않는 거였다.

A/S센터 전화는 왜 그리 연결이 안 되는지. 오랜 고생 끝에 연결되어 사정을 말하니 조절기 이상인 것 같다면서 새 조절기를 택배로 보내줄테니 새 것을 받으면 쓰던 조절기를 보내달란다.

전화 연결이 힘들기는 했지만 11월 29일(목) 새 조절기가 도착했을 때까지만 해도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웬 걸, 새 조절기의 작동 표시등 역시 안 들어오는 것은 물론 요도 전혀 따뜻해지지 않았다.

그 때부터 <보국전자> 전기 요를 고쳐보기 위한 나홀로 전쟁이 시작되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물건을 구입한 마트에 들고 가면 될 것을, 그저 <보국전자>의 A/S만 믿은 게 잘못이었다!)

11월 29일(목) 오후 내내 전화기를 귀에 대고 살았다. 사용설명서에 적혀있는 여러 개의 전화번호가 하나같이 다 연결이 되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연결. 사정을 이야기하니 요와 조절기를 모두 택배로 보내서 A/S를 받아야 된단다. 택배 보낼 곳을 확인하니 허걱, 대구 본사로 보내란다. 서울 A/S센터에서는 안 된단다. '전기 요 하나 서울에서 못 고치고 대구로 보내야 하나?' 싶었지만 어쩌랴, 고치려면 보내야지.

계약을 맺은 택배회사가 있느냐고 하니 두 곳의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그러나 택배회사 역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전화 연결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 또 다시 전화기를 귀에 붙이고 택배회사나 A/S센터와 통화하려고 계속 애를 써야했다.

다시 회사 A/S센터와 극적으로 연결. 택배회사 연결 안 되니 우체국 택배로 보내겠노라 했다. 그리고는 우체국으로 직행. 6,000원의 택배 비용은 착불로 해서 보냈다. 이제는 기다리기만 하면 수리해서 보내주겠지.

<보국전자>에서 전화가 걸려온 것은 11월 30일(금) 오후. 택배를 받아보니 택배 과정에서 간장이 묻었는지 전기 요에서 심하게 냄새가 나서 도저히 고치지 못하겠다는 것. 그래서 나한테 다시 전기 요를 보낼테니 받아서, 우체국과 해결하라고 한다.

아이고, 일이 꼬이려니 별 게 다 속을 썩인다...쌓인 불만과 짜증이 터져나왔다.

도대체 전기 요를 어떻게 만들었길래 사흘 쓰고 고장이 나는가, 서울에서 A/S가 안 되는 줄 알았으면 샀겠느냐, 신경 쓰면서 전화기에 매달려 있느라 일 못하고 입은 정신적인 보상 해달라, 등등 내 입에서 큰 소리가 나오면서 가슴이 먼저 벌렁거리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드디어 오늘(12월 3일, 월) 아침 택배로 보냈던 전기 요가 내게 돌아왔다. 정말 간장이 쏟아져서 스며들었나보다. 엄청 냄새가 났다. 화가 나 죽겠는데, 택배 기사 아저씨가 처음에 보내면서 발생한 착불요금 6,000원과 수취거부로 돌아온 요금 1,500원을 합해서 7,500원을 나보러 내란다.

"그럼 그 물건 저도 안 받을래요. 도대체 자기 회사 물건에 하자가 있어서 착불로 보냈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서 반송을 하면 요금 정도는 자기네가 내야지 뭐하는 거래요?"하고 화를 내니, 애꿎은 택배 기사 아저씨가 딱해 하며 설명을 한다

착불로 보냈는데 상대가 수취를 거부하면 그 요금 모두 처음 보낸 사람이 내는 거라고. 그리고 내가 안 받으면 3일 동안 우체국에서 보관하게 되고, 그러면 나중에 우체국에 가서 직접 찾아야 한다고.

정말 뚜껑이 열리고, 꼭지가 돈다는 말을 실감했다. 우체국 택배 과정에서 일어난 일은 나와 우체국 사이의 문제이고 요금 지불의 관례라는 것도 있겠지만, <보국전자>의 행태에 어이가 없었고 화가 났다.

택배를 보낸 이유도 결국은 자기네가 만든 물건에 하자가 있어서였는데, 어떻게 착불요금에다가 반송요금까지 다 피해 입은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용자의 부주의도 아니고, 구입 후 사흘 쓰고 고장났다면 반품이라도 해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지는 못할 망정 A/S 택배비를, 그것도 자기네가 수취거부하고 반송하는 요금까지 부담을 시키다니. 요새 이런 회사도 다 있구나, 어이 없다 못해 신기했다.

그러나 현관 앞에 서 있는 택배 기사 아저씨가 무슨 죄랴. 7,500원을 지불하고 냄새 나는 전기 요를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우체국으로 달려가 담당자와 국장을 만나 상담을 했다. 이야기의 요지는 물건이 파손된 것이 아니고 냄새만 나는 것이므로 특별히 배상을 해 줄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우체국장이 햇볕에 바짝 말려서 다시 <보국전자>에 A/S를 맡기자고 제의한다. 속상할테니 다시 보내는 택배 요금은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싫다고, 다시는 이 요 꼴도 보기도 싫다고, 지금 당장 박스에 넣어서 <보국전자>라는 데로 보내달라고 하니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나를 달래기까지 한다. 우체국 뒷마당에 해가 잘 드니 일단 바짝 말려보자고, 마른 다음에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결론. 지금 문제의 그 전기 요는 우체국 뒷 마당 빨래 건조대에 널려있다. 내일 쯤 요가 마르면 우체국장이 우체국 택배 박스에 넣어 <보국전자> A/S실로 보내줄 것이다.

아무리 냄새가 다 빠지고, <보국전자>에서 잘 고쳐서 보내줘도 나는 그 요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물건이 맺는 관계라는 것도 있는데, 마음 상하고, 시간 낭비하고, 화 내고, 소리 지르게 만든 물건을 아이가 깔고 자게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다시는 <보국전자> 물건을 사지 않을 것이다. 전기 요를 산 돈과 택배에 든 돈 7,500원은 길에 떨어뜨려 잃어버렸다 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화가 난다. 다른 무엇보다 <보국전자>에서 내게 부담시킨 7,500원 때문에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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