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사를 쓰기에 앞서 이 글에 대한 반박이나 답변을 자주파의 '대변인'인 김창현 씨나 자주파 민노당원께서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김창현 씨, 1월 9일 금일자로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종북주의 거론자나 분당론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계신다고 밝히셨습니다. 또 조승수 씨나 홍세화 씨, 그리고 비당원인 진중권 씨와 박노자 씨를 필두로 한 '분당 불가피론'에 대해 대화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하셨습니다. 앞에 거론된 사람들의 주장과는 달리 자주파에게는 종북주의가 없으며, 일심회 사건이나 북핵 용인론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오해가 풀렸다고 여기고 계십니다.

종북주의는 없다?!

 참으로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분명 자주파의 상당수가 주체사상을 주된 이념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고, 또한 이에 따라 반미종북이라는 그들만의 강령을 가지고 당 활동을 해 온 것임은 자명한데도 불구하고 자주파의 '대장' 격인 김창현 씨 스스로가 종북주의자이면서 종북주의가 없다고 하는 것은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분당론자, 아니 최소한 제가 알기로 자주파는 2008년 현재까지도 주체사상을 근본으로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이고, 북한의 독재 정권에 대해서 비판적이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몇 년간 일어난 일들만 봐도 민노당의 다수였던 자주파가 종북주의자라는 사실은 대충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러한 사상을 가진 자주파가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의 어려움을 확신하고 사회주의/사회민주주의 세력을 앞장세워서 주체사상파 의원을 배출하기 위해 분당론을 성급하게 차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와 분당론자들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답변해 주십시오

저는 김창현 씨가 이미 한겨레 등의 매체를 통해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장 등의 사람들과 논쟁을 벌였던 일심회 문제나 북핵 용인론, 코리아연방공화국의 대선 슬로건 문제 등을 주제로  또다시 종북주의 문제를 거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사를 읽은 소감을 짧게 나마 언급하자면 김창현 씨의 종북주의론 반박은 자주파의 진정한 사상과 이념, 혹은 속셈이 나타나지 않은 채 요리조리 핵심을 비껴 갔고, 왠지 모르게 김창현 씨와 자주파의 대북인식이 드러나지 않는 듯한 묘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주파가 어떠한 대북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저와 많은 이들은 아직도 헷갈리고 있습니다.

 정면으로 묻겠습니다. 김창현 씨를 포함한 자주파에게 꼭 여쭙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창현씨와 자주파는 북한 정권을 독재자의 정권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까? 현 북한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 공화정이 탄생하는 것에 적극 찬성하십니까? 아니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치 의사 결정권은 당연한 권리라고 보십니까? 북한에서의 민주 공화정 탄생 없이도 통일을 적극 추진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말 그렇게 해서 북한과 남한의 인민들에게 행복한 세상이 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계십니까?

 다른 이유들-'현실적으로' 북한 정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둥, 미국의 태도 때문이라는 둥의 애매한 답변-을 대지 마시고 예, 아니오를 명확히 해서 제 질문에 대한 답변과 그 부연 설명을 해 주십시오. 저는 자주파가 통일 운동의 구심점으로서 민주주의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한나라당의 박근혜 의원의 사상처럼 민주주의의 개념 자체가 미흡한 것인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분당론자, 그리고 종북주의 청산을 주장하는 이들이 자주파를 독재자 옹호자/김일성주의자라고 오해했고, 또 정말로 자주파가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면서 인민을 위한 통일을 원하는 세력이라면 이를 입증해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자주파가 그저 종북주의 추종 세력에 불과하다면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비자주파의 분당 외에는 해법이 없음을 시사하게 된다는 점을 잘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김창현 씨와 자주파 민노당원님들,

부디 정확하고 신속하게 답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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