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위원장, 이 당선자님 나도 좀 만나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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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235st)등록 2008.01.09 17:09


대선을 얼마 남겨 두지 않았던 2007년 12월 10일. 여의도한국노총회관에서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 성명 발표가 있었다. 이 날 한국노총은 “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 라고 발표 하였으며,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조직적인 당선 운동을 전개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국 노총의 지지 발표는 2007년 12월 1일부터 7일 까지 한국노총 가입자 중 휴대전화 등록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한국노총 총투표에 기반을 둔다. 45만 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총투표에서 유효 투표는 23만 6천표였으며, 여기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9만 8296표의 지지를 받아 7만 3311표의 정동영 후보, 6만 5072표의 이회창 후보를 물리치고 한국 노총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의 술자리. 2007년 12월 10일 ⓒ 연합뉴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당선 직후 이명박 당선자는 뉴라이트 행사, 소망교회 당선 축하예배, 고려대학교 교우회 신년교례회에 연달아 참석했으나, 유독 한국노총과의 일정은 당초 이번 주에서 다음 주로 미뤘다. 더욱이 이 기간 동안 인수위에서 발표한 친기업적인 정책들은 한국노총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한국노총 관계자는 “50만 표나 밀어줬는데, 자기가 먼저 찾아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 뒤 한나라당에 “분명한 입장을 취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였다. 이런 한국노총의 불만은 이 당선인 측 임태희 비서실장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같은 자리에서 만날 것”을 요구하면서 더욱 커지게 된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런 한나라당의 요청에 대해 “이런 형식적인 자리에서 정책 협약은 이루어 질 수 없다.”고 잘라 말하며, 한국노총은 “이미 ‘정치기획단’을 ‘정책협약 이행추진단’으로 전환하여 정책연대를 위한 첫 걸음을 떼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이 이처럼 이 당선자의 행보와는 관계없이 정책협약을 위한 첫걸음을 서둘러 시작한데는 12월 1일부터 실시된 한국노총의 총투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노총의 전체 조합원은 87 만 명이다. 87 만 명 중 한국노총의 정책연대 투표에 참여 했던 인원은 45 만 명으로 절반이 조금 웃도는 숫자이다. 더욱이 유효 투표수나 유효투표참가자들 중에서 이 당선자를 지지한 인원을 따져보면 결국 한국노총이 전체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이용득 위원장은 노동계 내부로 부터는 “어용노조를 되살려 놓았다.”, “노동자의 자기 배반이다.”등의 비난을 받고 있으며, 이 당선자 측으로 부터는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과연 이명박 당선자가 언제쯤 한국노총으로 발걸음을 떼는지 그리고 향후 한국노총과의 정책연합이 얼마나 실용적으로 이루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겠으나 그것이 쉬워 보이진 않는다.

2008.01.09 17:08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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