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 ! 남산에서 백송을 보고 싶어요

위기에처한 백송....

검토 완료

김도훈(shksmile)등록 2008.02.03 11:46
 

안녕하세요? 저는 중대부고 2학년 김도훈입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이 있던 중에 환경부 생물자원보전 청소년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생물자원보전 홍보대사는 특정지역의 생태,지리,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동식물로 우리나라에서 희귀하고 보전가치가 있는 생물종인 깃대종의 가치와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주요 활동입니다.

 

서울에 있는 여러 깃대종 중 오색 딱따구리나 산개나리 등은 산에 가야 볼 수 있지만, 저희는 서울 시내에서 자라고 있는 단 세 그루 밖에 없는 백송이 잘 보전되고 또 널리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백송을 홍보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서울에는 헌법재판소, 조계사, 원효로(개인 집 뜰) 등에 백송이 세 그루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내의 백송은 600백 년의 수령답게 웅장하지만, 약간의 외과수술과 함께 지지대로 받쳐져있고 바로 옆에 주택이 있어 그 뿌리가 뻗어나가는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헌법재판소내의 백송 : 헌법재판소내의 백송은 현재 지지대로 받쳐져있다 ⓒ 김도훈

 

헌법재판소 백송의 외과수술부위 헌법재판소의 백송은 비교적 상태가 좋은편임에도 외과수술의 흔적이 보인다 ⓒ 김도훈

또 조계사 내의 백송은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백송의 상징인 나무줄기의 흰 껍질이 거의 벗겨져 있고 수술부위가 심했습니다. 원 줄기의 절반정도가 더 이상 썩지 않도록 다른 물질로 채워져 있어 마치 환자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른 한 그루의 백송은 원효로의 백송인데 이것은 개인주택의 뜰에 있어 볼 수는 없었지만, 그것도 수술
 
받은 상태로 보호되고 있다고 합니다.

 

 

백송의 수술부위 : 빨간색 테두리부분이 외과수술 부위이다 ⓒ 김도훈

 

조계사내의 백송 수술부위 조계사내의 백송은 상태가 조금 심각해보였다. 사진의 흰색부분이 보강물로 채워진 부분이다. ⓒ 김도훈

 

저희는 백송의 유래와 사진 등 여러 자료들을 올린 블로그도 만들었고, 조계사와 인사동거리, 여의도공원 등에서, 그리고 친구들이 많이 모이는 도서관에서도 홍보했습니다. 처음 거리홍보에서는 피켓을 만들어 백송을 보호하자고 외쳤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무심코 지나가고 별로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홍보 때는 A4용지에 깃대종과 백송에 대한 홍보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혹시 물어볼지 모르는 질문들에 대해 질문서를 나름대로 만들어 공부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여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말을 붙이기가 쉽지 않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우리의 활동은 활발해졌습니다.

 

용돈을 모아 현수막도 만들어 걸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신이 나서 하나라도 더 설명하려 했고 외국인들에게 설명해 주느라 진땀을 뺀 적도 있습니다. 또 “학생들이 좋은 일 한다”는 격려 한 마디에 더욱 힘이 나고 보람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홍보활동 중 친구들도, 거리의 지나가는 사람들도 깃대종이 무엇인지, 백송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홍보만으로는 깃대종인 백송을 알리기에 많은 부족함을 느끼고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시장님께 몇 가지 부탁을 드려 봅니다.

 

먼저 우리 서울에 살고 있는 깃대종에 대한 홍보관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깃대종이 무엇인지 알아야 보호하고 사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서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깃대종들을 신문이나 TV를 통해 많이 볼 수 있다면 우리와 더욱 친숙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끝으로 충북 보은 군청에 근무하시는 한 공무원께서 백송묘목을 나누어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을 보고 알았습니다. 이렇게 각 학교나 원하는 가정에 분양하여 키워보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시장님! 서울시를 이끌어 가시느라 많이 바쁘시겠지만 제 편지를 한번 읽어보시고 검토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언젠가 남산에서도 백송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이만 인사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8.02.03 11:25 ⓒ 2008 OhmyNews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