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은 새로 부상하는 정치철새?

기자협회가 한나라당과 정책공조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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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영(bits)등록 2008.02.13 17:55
요즘 기자들은 한참 인기 좋은 한나라당을 도래지 삼는 한 무리의 정치철새들 같다. 재야정치인이 할 수 있는 게 없어 안전빵 당선을 추구하는 건 인지상정이라지만, 그래도 한국의 기자들이 가진 정치신념이 한나라당 일색이었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살만한 기자들의 성향이 한나라당 쪽으로 기운 걸 모르는 바 아니지만, 뉴스누리꾼들과 이 사실을 확인하고자 딴지를 건다. 우리나라 기자들이 노골적으로 부자정책당을 편들고 나섰다는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느껴진다. 기자질은 민주당 식으로 정치는 한나라당 식으로 하겠다는 건데, 기자협회가 한국노총처럼 전권을 쥐고 나서서 한나라당과 정책공조를 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유물론 책 보다 재미 없어 덮은 사람들도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테제는 까먹지 않았을 것이다. 옛날에는 MBC는 민주당, KBS는 한나라당으로 양분되던데 쏠림현상이 극심해서 문제다. 그 처세는 얄궂지만 예나지금이나 철새는 사회분위기를 확정짓는 가늠자임에 틀림없다. 정치철새들이 물갈이 되려 하니 기자들이 그 비워진 자리를 채울 것 같아 허탈하기도 하다.

MBC 여기자의 얼굴마담??? 이렇게 표현해도 괜찮을지 모르겠는데 뉴스보니까 대충 그랬던 것 같다. 그 잘 나가던 김은혜 기자가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하던 일을 바꾼다고 한다. 그런데 김은혜 기자왈, "청와대 가지만 정치하러 가는 거 아니다"고 오리발을 내밀었다. 기자 그만둔지 몇일 되었다고 벌써 곡언을 일삼으시는지. 꼴볼견 아닌가. 한나라당에 줄대면 이렇게 꼬부라진 말부터 배워야 하나? 청와대에 근무하면 그 업무가 어떠했던 정무직으로 알고 있다. 허드렛일 같아 보여도 청와대 운짱 일도 정무직으로 통한다. 세상을 많이 바꾸었다고 하나 다시 청와대 청소부에게 줄대는 세상이 열릴지도 모를 일이다.

김은혜 기자는 "솔직히 4년 전부터 (정계 제의는) 있었고, 전국구 1번을 제의 받은 바도 있다"고 하셨는데, 과연 어떤 당의 누가 이런 믿기지 않은 제안을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여기자 몸값이 언제 천정부지 금값으로 치솟았나 의심이 간다. 당파를 넘어 더 많은 여성의 정치적 성공과 진출을 환영하는 나도 김기자의 급작스런 청와대 부대변인 행에는 고의성 폭투(빈볼) 수준의 견제구를 넣지 않을 수 없다.

종이신문 기자는 얼굴이 덜 팔려서 전업하면 덕담을 보태주겠지만 공영방송의 잇점을 개인 입지를 다지는데 이용하는 사례는 사라졌으면 좋을 인습으로 물려야 한다. 자신이 근무했던 방송사의 드라마까지 빵꾸 내면서까지 청와대로 승진가는 김기자를 보면서 공영방송인의 윤리를 생각하게 된다. 각 방송사에서는 빵꾸난 윤리규정을 좀 더 보완해 주시고 정치권에서는 앵커의 청와대 취직도 선출직에 상응하는 것으로 취급해서 전직기간을 두도록 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홍보직 서비스 분야를 한 번 해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어서"라는 김은혜 기자의 말은 아직은 홍보 분야에는 초짜라는 발언으로 보인다. 왜 이런 악담을 퍼붓냐 하면 전문성을 살린 인사인 것 같지 않아 궁시렁댄다. 청와대 부대변인 자리가 개인의 새로운 꿈을 실현시켜주는 실험무대냐는 것이다. 내가 알기로 기자직과 홍보직은 갑과 을의 관계로 알고 있다. 기자가 홍보를 잘 할 수도 있겠지만 업무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을이 된 김은혜 부대변인의 성공한 변신을 지켜보고 싶지만서도... 오늘따라 정치권의 유혹을 뿌리치고 뉴스데스크 앵커 마무리 잘하고 사장 원서 낸 엄기영 앵커가 엄청 커보인다.

이왕 정치에 몸을 담았으면 전여옥 여사처럼 확실한 당인이 되어야지, 한나라당이 차려놓은 밥상에 앉혀놓고 얌얌쩝쩝 숟가락질이나 하게 내버려 두겠는가. 어쨌거나 성공한 김은혜 기자의 정치입문은 미지수다. 나는 실패 쪽에 무게를 둔다. 대운하 홍보 찌라시 들고 다니지 않으면 대성공이라고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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