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지상군 이라크 국경 넘어

터키 지상군의 이라크 월경 작전을 보는 또 다른 시각

검토 완료

김상진(tkjohn)등록 2008.02.23 18:13

터키 지상군의 이라크 월경 작전을 보는 또 다른 시각

 

2008년 2월 22일 하루 동안에 터키에서는 두 가지 큰 뉴스가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나는, 그 동안 많은 시민들과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공공장소 (대학교) 내에서의 히잡(머리 스카프) 착용 허용을 위한 헌법개정안에 대통령이 재가여부 로써, 결과는 재가를 함으로써 이제부터는 대학교 교정에 히잡을 착용한 채로 출입 및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군부를 비롯한 시민단체 및 개혁 세력들의 반발과 위헌 소송 제기 등으로 당분간 논란이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는, 알리 바바잔 터키 외무부 장관의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던, PKK (쿠르드노동당)게릴라 소탕의 명분으로 터키 지상군의 북부 이라크의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전격적으로 작전이 실시 되었음을 군 당국이 언론을 통해 발표한 것이다.

 

이라크 중앙정부 및 북부이라크 자치정부 측은 즉각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터키 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터키는 이번 작전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들과의 사전 교감 및 협조가 있었음을 강조하고, 이라크 중앙정부에 이번 작전의 개시를 직접 통보하는 등 군사적 외교적 측면에서 이번 북부 이라크 국경을 넘어선 군사작전에 대한 합리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21일 19:00 에 개시된 월경 작전은, F-16, 코브라 헬기 등의 지원을 받으며, 1만 지상군이 이라크 지역 10여 Km 지점까지 진군하고 있다고 한다.

 

터키 군은 1985년 5월 처음으로 이라크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개시한 이래 30여 차례의 월경 작전을 수행해 왔으며, 공군기를 통한 공습을 제외하고 지상군을 투입한 경우만도 총 18차례나 되지만, 이번 작전과 같이 겨울철에 실시하는 작전은 특별하다고 한다.

 

계속 진행중인 본 작전은 23일 아침까지 터키군 5명의 전사자 와 PKK 게릴라 44명을 사살 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PKK 의 총 본거지로 알려진 칸디르산 의 진지들을 무력화 토벌함으로써, 봄철 PKK 테러 활동에 대한 사전 봉쇄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작전은 시기적으로나 규모 면에서 보면, 몇 가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

 

첫째, 계절적으로 작전 수행의 성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과거 수십 차례의 공격을 통해 PKK 캠프와 그들의 훈련/동원 등에 대한 습성을 잘 알고 있는 터키 군이 겨울철 지상군 투입이라는 작전은 PKK 캠프 토벌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국 내외적으인 관심을 모으고 또 터키 군의 세력을 과시함으로써 다소 열세에 있는 군의 입지를 강화해 보고자 하는 데 있지 않을 까 의심이 되는 부분이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도 이번 작전에 대하여 묵시적 동의를 하고 있으며, 터키 국내 정치권에서도 적극 지지를 하고 있긴 하지만, 모두 이번 작전이 갑작스럽게 결정/실행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경제 및 사회적으로 그다지 충격적 이라거나 불안감 및 혼란이 거의 없는 것으로 봐서도 이번 작전이 갖는 PKK 토벌을 위한 군사적 작전 명분이 다소 약해 보인다.

 

셋째, 과거의 월경 군사작전의 규모와 비교해 봐도 이번 작전은 병력/장비 면에서 다소 미흡한 것 같다.  1997년도 의 경우, 공군의 지원을 받는 지상군 35.000명 이상을 투입하여 5월부터 12월 까지 5차례 이상을 공격했던 것과 과거 이라크 국경을 넘어 60 Km 이상을 진격했던 것들과 비교해 보면 이번 작전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 해 보게 된다.

 

실제로 이번 작전이 개시된 이후, 타입 엘도안 터키 수상은 이라크 중앙정부 수상에게 전화를 통해 이번 작전의 개시를 알리고 PKK 토벌만이 목적이며 민간인 및 시설에 대하여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 통보 했고,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은 이라크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이번 군사작전에 대하여 쿠르드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말 것과 쿠르드 출신의 바르자니 이라크 대통령을 터키로 방문하도록 초청을 하기도 했다.   바르자니 대통령도 초청에 응하긴 했지만 실제 방문이 이뤄질 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이러한 정황으로 봐서, 이번 터키 군의 이라크 국경을 넘는 지상군 투입 작전은 순수한 군사적 목적 만인지 아니면 국 내외적으로 터키와 터키 군의 위세를 보여 줌으로써 다소 수세에 있는 군부의 위상 강화 및 국내 정치적 관심과 시선을 바깥쪽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또 다른 의도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좀더 상황을 지켜 봐야 하겠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많은 수의 젊은 생명들이 희생될 수 있고 또 그 가족들의 오열과 아픔이 있을 것이기에 참으로 안타깝다.

 

바라기는 터키 군의 오늘 발표와 같이, 최단 시간 내에 목표한 작전을 달성하고 본대로 귀환 할 것으로 바라며, 터키의 가장 어렵고 힘든 이웃 민족간 갈등과 문제들이, 힘 보다는 외교력과 대화를 통해 서로 양보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 월간조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2.23 18:18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인터넷 월간조선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