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쓸만한 야당을 기대한다

박재승 위원장님, 패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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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창(chang54)등록 2008.03.07 09:21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줄었던 것은 사실이다. 구독했던 신문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 정치가 퇴보할 리도 없거니와 잘 될 것이라는 믿음도 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대통령이 되었다고고 해서 이 정부가 실패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비록 내가 생각하는 사상과 정치적 이념이 다를지라도 국민들로부터 성공한 이명박 정부로 평가받기를 진정으로 원한다.

신문을 보지 않는 대신 컴퓨터 앞에 붙어 있는 시간이 많다. 컴퓨터를 켜지 않고 일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보니 시간의 여유가 있을 때는 인터넷 신문을 가끔 열어보기도 했다. 며칠 전부터 새로운 관심을 갖게 했다. 통합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박재승 위원장의 원칙을 지키려는 신념을 읽었기 때문이다. 정말 신선했다. 쓸만한 야당을 만들어 보고 싶은 박재승 공심위 위원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역사의 흐름 속에 어디 아까운 사람이 없겠는가? 해방 이후 우리의 시대 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만한 사람이 역사 속에 묻힌 사람이 왜 없겠는가. 그것은 안타까움이고 아쉬움이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크면 클수록 사람들은 집착하게 된다. 특정한 사람이 없다고 해서 정치가 퇴행할 리는 없다. 역사는 합목적적인 방식으로 늘 진보를 거듭해왔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에 의해서 역사가 퇴보하지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 5년의 실정 속에서 정권을 내놓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대의 시대 정신을 정확히 읽지 못한 무능한 정권이었다. 물론 노무현 정권이 모든 것에 실패했다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역사 속에서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고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지금 당장은 무능한 정권으로 평가 받았다할지라도 10년, 20년이 흘러 노무현 정권을 재평가할 때는 지금의 잣대가 꼭 맞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넘겨 준 것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믿음을 국민들은 거둬 들인 것이다. 노무현 정권과 호흡을 같이했던 ‘열린우리당’은 철저하게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이다. 그에 대한 후과는 아직도 가혹하리 만큼 컸다. 그러나 이름만 바꿨을 뿐 도로 민주당이었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소생할 가능성이 없고 생명력이 끝난 정당으로 생각했던 정당이 통합민주당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조차 추하게 생각되었을 뿐이었다.

그런 흐름 속에 박재승 공심위 위원장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불안하다. 박재승 공심위 위원장의 신념이 꺾이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든다. 역사 발전에 반동하는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통합민주당에 대한 기대는 무너질 것이다. ‘억울하지만 죽겠다’는 각오와 자기 희생 없이는 통합민주당은 결코 살아날 수 없을 것이다. 진짜 야당하겠다는 결단과 다시 집권에 대한 꿈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공당으로서 지켜야 할 원칙을 저버린다면 더 이상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받지 못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권영길 의원이 “절망은 희망의 씨앗”이라는 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죽어야 할 때 가능하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였던 권영길 의원의 ‘절망은 희망의 씨앗’이라는 말의 의미를 곱씹으면서 참 절묘한 착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랜만에 쓸만한 야당을 만들기 위한 출발점에 섰다. 박재승 공심위 위원장이 생각이 결코 실패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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