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복 충주시장 '막말', '충주시민 품위 훼손시켜'

"똑바로 알고 기사 써, '새 0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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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현(dambawo)등록 2008.03.29 14:44
김호복 충주시장 ‘막말’, ‘충주시민 품위 훼손시켜’

지난 3월 19일 충주시와 프로로지스사는 ‘비공개’로 ‘물류단지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충주시는 양해각서를 ‘비공개’로 체결한 뒤 김호복 충주시장 및 정우택 충북도지사, 프로로지스사 회장의 양해각서 체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내용은 비공개로 하고 사진은 공개하는’ 충주시의 이 같은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지역언론 대부분은 김 시장이 특정후보를 지원키 위한 ‘실체 없는’ ‘급조된’ ‘총선 겨냥 정치적 쇼’ ‘총선용 이벤트’ ‘관권선거 개입’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역언론이 양해각서 체결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하자 김 시장은 이 중 한 지역언론사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된 기사에 항의하면서 해당 언론사 기자에게 ‘욕설’까지 하는 ‘추태’를 벌였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주재 미국 또는 일본 기자에게 이 같은 언행을 했다면 이는 전 세계에 대통령 자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품위를 훼손시키는 언행으로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충주시민을 대표하는 충주시장으로서 스스로 자신의 품위뿐만 아니라 충주시민의 품위도 훼손시킨 언행이다.
더구나 이번 양해각서 체결과 관련해 비판적 보도를 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김 시장이다. 충주시는 양해각서 체결 당시 공개취재를 요구하는 지역언론의 출입을 차단시켰고, 내용 공개에 대해서도 ‘함구로 일관’하며 ‘모르는 사항’이라고 발뺌했다. 김 시장 또한 ‘총선 시기’ 등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추진과정과 투자금액 등을 밝힐 수 없다. 선거 이후 공개하겠다’고 했다.
김 시장은 ‘2008년 신년사’에서 충주시 1300여 명의 공직자들에게 ‘진실한 마음이 실리지 않는 서비스는 공허할 뿐이다. 시민에게 진정으로 봉사하는 참된 시정을 펼쳐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시장은 자신이 신년사에서 공직자들에게 주문한 ‘진실한 마음이 실린’ ‘참된 시정’을 스스로 무너트렸다.
행정은 공개적이고 투명해야 한다. 충주시민은 충주시의 행정에 대해 그 내용을 알 권리가 있다. 또한 언론은 충주시 행정에 대해 보도 의무의 기능과 더불어 언론 본연의 사명인 비판 기능을 수행함이 마땅하다. 따라서 충주시가 ‘비공개’로 체결한 양해각서 내용을 ‘모르쇠’로 일관한 점을 비판한 지역언론은 자신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런 관점에서 지역언론이 김 시장의 해명에 대해 충주시는 ‘지금까지 충주로 기업 이전을 희망한다는 업체로부터 이전의향서만 받아도 이를 언론에 홍보하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며 ‘김 시장이 (지난 2월) 총선 예비후보 등록 전부터 특정 인물의 근황을 여기저기 떠벌리며 보이지 않는 지지활동을 벌여온 사실을 미뤄 볼 때’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같은 당 소속 김 시장이 지지층이 약한 (같은 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꼼수’로 ‘(상대) 후보 보다 밀리는 상황에서 물류센터 유치는 지지층 확보에 좋은 기회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돼 총선을 앞두고 ‘급조했다’는 보도도 하등 문제시될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시장은 기사를 쓴 해당언론사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똑바로 알고 기사를 써, ‘새 0 야’. 00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봐주니까, 어린 놈이 까불고 있다”는 등 ‘공인으로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추태’를 보였다.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 시장은 지역언론이 ‘똑바로 알고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일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더구나 ‘00고등학교 동창이라고 봐주니까’라는 대목은 김 시장이 언론 관계자들뿐 아니라 충주시 공무원들 중 자신과 같은 모교인 ‘00고등학교 동문들’에게는 특혜를 준다는 의혹을 가지게 하는 발언으로, 충주시정을 이 같은 시각에서 운영한다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충주시장은 개인의 사감을 갖고 언론을 대하거나 시정을 펼쳐서는 곤란하다. 지역언론 기자는 해당 언론사의 명을 받고 지역에 파견돼 그 지역에서 해당 언론사를 대표하는 한 기관이다. 그 지역에서 한 언론사를 대표하는 기자에게 ‘후배 운운’하며 막말을 하는 행위는 공사를 분별치 못하는 자세다. 또한 충주시는 특정 고등학교 출신들만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결국 김 시장은 총선 이후에 체결해도 좋을 양해각서를 총선 직전 체결해 스스로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처음부터 ‘총선 시기를 고려해 선거 이후 밝히겠다’는 생각이었다면 굳이 총선을 코앞에 두고 체결하면서까지 특정 후보를 지원키 위한 ‘실체 없는’ ‘급조된’ ‘총선 겨냥 정치적 쇼’ ‘총선용 이벤트’ ‘관권선거 개입’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받지 않아도 됐다.
김 시장은 이번 양해각서 파동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정말, ‘총선과 무관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나우리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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