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규 국회의원 “교육은 타고난 소질을 개발하는 것”

예체능교육 투자 강화, 영어인증제 도입 강조

검토 완료

임민아(moveyes)등록 2008.04.16 17:20
<편집자주> 학창시절 순하게 공부만 하고 방황 없는 청소년기를 겪었다는 임해규 국회의원, 하지만 그에게도 이루지 못한 꿈이 있었다. 어린 시절, 멋지게 피아노를 연주해보고 싶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배울 수가 없었다고.

이번 4.9 총선에서 당당히 재선에 성공한 한나라당 임해규 국회의원은 자신이 어릴 적 바라고 꿈꾸던 세상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오늘 하루도 바삐 움직였다.

학업에 치여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악기 하나 정도는 연주할 줄 알고,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싶다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맙습니다" 18대 국회의원 당선된 후 인사를 다니는 임해규 국회의원, 지역 학생들과 함께 "김치~" ⓒ 임해규의원 홈페이지


Q. 학교부적응, 입시제도 불만 등으로 학생들의 학교 이탈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자퇴하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학교 부적응 학생들,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하는 학교에 대한 부적응이라고 볼 수 있죠.

결국 이것은 학교의 다양화 문제와 직결되는 것인데, 대안학교를 법적으로 지원토록하기 위해서 17대 국회에서 공천도 하고 자료집도 내고 애를 많이 썼어요.

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는 것인데 소질과 능력은 사람마다 정말 너무 다르잖아요. 개개인의 소질과 능력마다 학교를 다 만들 수는 없지만 범주화해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거죠.

그것이 학교 다양화 프로젝트예요. 그 중 하나가 대안학교구요. 대안학교도 여러 색깔이 있거든요.

대안학교는 공부 못하고 말썽 많은 학생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자유롭고 철학이 있고 인간미가 있는 곳이에요. 저희 아이도 대안학교를 다녔지만 너무나 정상적인 아이거든요. 오히려 억압이 덜 되어있어서 좋은 점이 많아요.

이미 대안학교가 국민들 속에 많이 퍼져있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요. 앞서 말했던 것과 같은 자유와 인간미 넘치는 교육를 지향하는 유형의 학교로 자리잡아가고 있어요. 같은 것을 원하는 아이들은 그런 아이들대로 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거죠.

이제는 국가가 어떻게 제도적으로 지원하느냐가 숙제로 남아있는 것 같고 17대 때 못했던 것을 앞으로 18대 때 이뤄나가야죠.

Q. 교육환경에 있어서 예산이 확보가 된다면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우선 학급당 인원수가 너무 많아요. 미술을 할 때라던지 좌석배치를 바꿔서 모둠활동을 해야 할 때라던지 공간이 확보되고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좁죠. 공간이 확보가 된다면 덜 시끄러울 것이고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더불어 생활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고등학교는 한 반에 거의 40명이 들어가거든요. 우리 때는 70명씩 들어가기도 했는데, 그때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OECD 국가 같은 경우는 학급당 인원수가 30명이 안돼요. 학교 교실 크기도 훨씬 커서 교실 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죠.

그리고 우리처럼 과학실 미술실이 복도 저 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실 내에 미술이나 여타 활동을 할 수 있는 보조 공간이 마련되어 있거든요. 학생들의 수납공간, 화장실 등 편의를 위한 공간이 학생들 바로 옆에 있는 거예요.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턱없이 부족한 거죠. 물론 압축적인 성장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탓할 수만은 없지만, 소위 말하는 외국의 좋은 시설의 학교 환경을 본받아야 된다는 거예요.

‘학교건축’이라는 장르가 활기를 띄어야 되고, 좋은 학교 건물 모델이 들어와 민간자본유치사업으로 투자를 해서 만들어가야겠죠.

저는 우리 지역구에서 그런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싶어요. 예산이 따라야 하는 등 곤란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목소리를 높이고 싶은 욕심이 들어요.

그리고 시설적인 면에서 실내체육관을 더 유치하고 보완하고 싶어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드는 것이죠.

요즘 아이들 덩치는 점점 커지는데 체력은 약해진다고 하잖아요. 비만 아동이 늘어나고, 많은 아이들이 안경을 쓰고 다녀요.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자꾸 잊어버리는 거죠. 어린 아이들에게 성인병 증상이 나타나고 성장해서도 성인병에 시달리는 등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거든요.

어릴 때 몸으로 부대끼면서 어울리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즐거움을 아이들이 깨달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산골에서, 혹은 전원적인 환경에서 살면 강조하지 않아도 저절로 건강하게 생활을 할 수 있잖아요. 학교 가려면 먼 길을 걸어야 되고 산과 들을 걸으면서 자연을 느끼면서 여유로움을 배우고 친구들과 어울려 같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환경이 유지가 되는 거죠.

하지만 도심에서는 그런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으니까 학교에 조성을 해줘야 한다는 거예요. 사시사철, 추위와 더위에 상관없이 체육수업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학교 내에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학교 외에 있는 수영장 등 체육시설도 활용해야 하구요.

날씨가 추워지면 아이들이 밖에서 체육활동하기가 힘들어지잖아요. 특히 겨울방학이 되면 더 힘들어지죠. 그냥 공 하나 던져주고 차고 놀라고 할 수도 없고. 예체능 교육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교육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를 갖춰야 된다는 거죠.

임해규 국회의원 ⓒ 임민아


Q. 원미갑 모든 학교에 원어민 보조교사 배치, 영어체험 거점학교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는데...

원미갑 초등학교, 중학교에 원어민교사가 있는 학교가 몇 군데 안 돼요. 우리 지역구는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곳이거든요. 상동, 중동하고 비교해봤을 때도 차이가 엄청 많이 납니다. 그것부터가 잘못된 거죠.

물론 원어민 교사 배치만으로 영어교육이 잘되는 건 아니에요. 원어민교사를 많이 배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대한민국 영어교육과정을 바꿔야 된다는 것이죠.

아카데믹한 자질, 다시 말해서 문법과 독해 중심의 영어수업에서 벗어나서 듣기와 말하기 즉,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수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문 인증제처럼 영어에도 인증제를 도입해서 중학교 3학년 1학기쯤 되면 중학생 수준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과 교사를 편성해야한다는 거죠.

나중에 성인이 돼서 학문적으로 아주 영어를 자유자제로 잘 읽고 쓰고 말하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하는 직업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수준의 영어시험을 보게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겁니다. 그런 스트레스 없애려면 영어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사실상 원어민교사의 급여가 연봉 3천만원밖에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에서 교원자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을 국내로 모셔오는 건데 그 수준에 맞는 대우가 있어야 되거든요.

양질의 교사를 안정적으로 모셔 와서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번 총선공약이 농어촌과 도시저소득층부터 원어민교사를 우선 배치하겠다는 거였는데 우리 지역이 해당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100% 배치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죠.

Q. 아드님이 올해로 스무 살이 됐는데 진로에 대해서 얘기를 해봤는지,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던데 무엇을 얻어 왔는지

아이의 진로는 자기가 잘 결정하리라 생각하고 믿어봐야죠.

그리고 해외연수는 언어를 배운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에서 1년 남짓 살아본 경험이 중요한 거죠. 그 경험이 아이의 인생에 얼마나 큰 자신감을 주겠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을 갖는다는 것이 중요한데, 문화적으로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경험을 했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도전정신을 배우고 온 것 같아요. 부모의 보살핌 없이 청소년기에 혼자 나가서 살아봤으니까 상당한 도전정신을 경험한 거죠. 교환프로그램을 활용한다던지 기회만 된다면 누구든지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Q. 맞벌이 부부를 위한 24시간 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 내용은

맞벌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학교와 학원 기능은 물론 내 집처럼 24시간 보육까지 할 수 있는 다기능학교를 말하는 거예요.

혜진이, 예슬이 사건을 보면 나쁜 범죄자가 아이를 유괴한 것이지만, 그 이전에 아이가 처한 환경이 성인들의 보호로부터 이탈되어 있다는 문제가 있거든요.

저소득층 아이들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방치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것을 사회가 대신해줘야 된다는 거죠.

부모가 보호해주지 못하는 것이 그저 부모 탓이 아니에요. 점점 사회가 양극화되어가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사회적으로 어려운 부모의 자녀를 국가가 보살펴주는 시스템을 갖춰야 된다는 것이고 그것이 사회적 안정망이에요. 가장 취약한 부분이 어린이들이고요.

교육복지투자우선지원사업 프로젝트라는 것이 있어요. 부천에서는 임학림 선생님이 하고 계시는데 부천시의 몇 개 초등학교와 중학교, 복지관과 특수학교가 함께 돌봄이 필요한 저소득층 학생들을 모아서 주말과 방학 때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숙제도 같이 하고 부족한 공부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에요.

교육복지투자우선지원사업이 좀 더 확대하고 강화하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은 저녁 7시가 되면 프로그램이 끝나기 때문에 7시 이후까지 근무하는 엄마들을 위해서, 아이를 데려갈 수 있는 시간까지 돌봐주자는 거죠. 만약 며칠간 지방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면 밤새도록 봐주자는 거죠.

일상을 살아가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돌봄이 취약한 시간에 학교 전문가, 교사,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등이 투입돼서 네트워킹 속에서 사업을 하자는 거예요.

원미갑을 시범사업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고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결과가 도출되면 한국형 헤드스타트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천신문(http://bucheon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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