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스캔들'과 최진실, 그리고 다중 동반자

남편과 그외 두 남자, 그리고 한 여인의 갈등구조와 우리 가족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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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복(ksbock)등록 2008.04.19 13:36

남편 외의 두 남자와 한 여인

  -다중 동반자는 불가능한가?-

                 

                         김성복목사(샘터아동상담센터)

 

 요즘 mbc주말드라마 ‘내 생애의 마지막 스캔들’이 인기 만점이다. 심각한 내용을 코믹하게 다룬 것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최진실(홍선희 역)이 남편인 김병세(안유식 역)와 이혼하고, 고교 동창이자 유명배우로 나오는 정준호(송재빈, 장동철 역)와 그의 형 정웅인(장동화 역) 과의 4각 관계를 그리는 내용인데 흥미진진하다. 세 명의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중년 여성 홍선희 역의 최진실이 전혀 밉지가 않고 오히려 부럽기조차 한 면이 있다.

 

 아니 끝가지 남편을 믿으려 한 홍선희가 좋다. 옛 동창이자 첫 사랑과의 허물없는 관계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동시에 그 형과의 사랑에 빠져드는 역할을 잘 소화하는 최진실이 좋다. 그러면서도 왜 마지막 스캔들의 홍선희는 세 남자 중에 하나 만을 택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남자의 독점욕 때문인가? 일부일처제의 제도 때문인가? 결혼제도 특히 가부장제도 때문인가? 홍선희가 세 남자와 공존하는 그런 세상은 없는가 하는 질문이 마지막 스캔들을 맴돌고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우연히도 어느 여성에게서 나왔다. 유엔미래포럼과 세계미래회의 한국대표이며 주한 오스트레일리아대사관 공보실장인 박영숙 씨는 스스로 펴낸 <미래뉴스>라는 책에서, 2015년경에 엄마가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싱글 맘’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한 사람이 여러 동반자partner를 두는 ‘다중 동반자’ 개념이 일부일처제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것도 냉동정자 수정으로 하기 때문에 정자의 주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따라서 양육과 성생활, 경제활동 등에 있어서 필요한 동반자를 자유롭게 둘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부계 혈통 중심의 사회체제는 붕괴되고 새로운 모계 중심의 다중 동반자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는? 하는 질문이 우리를 급습한다. 남자가 여자와 결혼을 하고 남편으로 가정을 꾸리며 자녀를 두고 아버지가 될 때, 정상적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전통적 이미지 외의 여러 가지 유형의 아버지를 보게 된다. 예를 들면, 자식을 낳기만 하고 사라진 아버지, 멀쩡하게 부인을 놔두고 다른 여자에게서 아이를 낳고 돈을 보내주며 키우는 아버지, 도망간 부인을 대신해서 아이를 양육하는 아버지, 부인과 자녀를 해외로 보내 놓고 양육비를 보내며 고독하게 지내는 아버지, 자신이 진 빚 때문에 고통 받을 가족을 동반하여 함께 자살하는 아버지, 오늘도 도박장에서 게임기 앞에서 세월을 보내는 무책임한 아버지 등등... 정상적으로 가족을 부양하며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 보다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동상담센터의 여러 어린이를 상담하다 보면 아버지의 문제인 경우가 여럿이 있고 그 아버지의 문제가 우리시대의 공동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이제 남성들도 이러 저러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고 본다. 남자 혹은 아버지라는 것 때문에 생기는 의무감과 그에 따르는 속박감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스트레스 등등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자도 다중 동반자를 두고 사는 여성들과 호흡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것이 진정으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남성을 해방시킬지도 모르는 것이다.

 

  솔직해 지면 편안해 진다고 흔히 말한다. 어느 때에는 여러 동반자를 두고 사는 것이 더 인간적이고 편안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면, 그 길로 사람들이 갈 수도 있지 않을까? 물적 토대가 변함에 따라 상부구조에 또 다른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미래도시>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이탈리아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일부일처제의 종말을 예언하고 있다. 물론 종교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견되고 있지만.... 아무튼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아니하든 지독한 변화의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어찌할꼬?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미국 웨슬리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신학 박사학위을 취득하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상담학으로 박사학위과정을 마치고 논문제출 중입니다. 이 글을 당당뉴스와 에큐메니안에도 보냅니다

2008.04.19 12:53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필자는 미국 웨슬리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신학 박사학위을 취득하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상담학으로 박사학위과정을 마치고 논문제출 중입니다. 이 글을 당당뉴스와 에큐메니안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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