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가는길]이안과, 새로운 25년 전통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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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중(korea69)등록 2008.04.21 17:17
이안과, 올해 개원 25주년 맞아
의학상 및 장학금 수여

지난 4월 3일 6시 경. 올해로 개원 25주년을 맞은 이안과 기념식장을 찾았다.

서둘러 온 탓에 기념식 시작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전해 줄 것도 있어 이안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실내가 어둑하고 휑하다. 벌써 모두 식장으로 간 모양이었다. 이때 안면이 있는 한 직원이 잰걸음으로 안쪽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여긴 아무도 없으니 같이 가자”고 했다.

지척 거리에 있는 식장으로 가는 도중 전화가 걸려왔다. 그 직원에게 손짓으로 먼저 가라 이르고 자동차 소음을 피해 좁다란 골목으로 들어섰다. 짧은 통화를 끝내고 바삐 식장 건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버튼을 누르고 승강기 앞에 기다리고 있는데 현관 쪽에서 낯익은 사람이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이안과 최봉준 원장이었다. 반갑게 서로 목례를 했고, 때마침 내려온 승강기에 함께 올라탔다. “개원 25주년을 축하한다”고 하니, “와 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프런트의 안내를 받아 식장으로 들어갔다. 먼저 온 이안과 직원들과 내빈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은 게 보였다. 가벼운 목례로 아는 척을 했다. 메고 온 카메라 전원을 켜고 사방을 둘러보니 단상 쪽에 장지혜 행정부장이 오도카니 서 있었다. 행사 사회를 맡은 듯, 한 손에는 하얀 종이가 들려있었다.

담배 한 개비 피울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장 부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곧 식을 시작할 터이니 모두 좌정해 주길 바란다는 멘트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목소리가 참 맑고 고왔다. 안내 멘트가 들리자 자리를 잡고 앉느라 여기저기서 부산스러웠다.

장 부장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먼저 참석한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 한 후, 주요 내빈들을 한 사람씩 소개했다. 10여 명의 내빈 소개가 끝이 나고, 장 부장은 곧바로 지난 25년 전, 故 이송희 박사가 설립한 이후, 그 동안 이안과가 걸어온 길을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슬라이드 영상과 보조를 맞춰 진지하면서도 낭랑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읽어 내려갔다. 모두가 경청하는 가운데 긴 연혁 발표가 마무리됐고, 이내 장기근속직원에 대한 시상이 이어졌다.

단상에 오른 이우영 원장은 “이안과에 들어와 며칠을 못 버티고 그만두는 이들이 부지기수였는데, 오늘 상을 받는 분들은 10년, 20년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 주셨다”고 말한 뒤, “이분들이 안 계셨으면 오늘날의 이안과는 없었을 것”이라며 수상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진 최봉준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영광된 자리에 설립자이신 故 이송희 박사님이 안 계셔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지금 이 자리에는 안 계시지만 저 하늘 위에서 우리와 함께 축복하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이어 최 원장은 “한 자리에서 25년 동안 환자 진료와 수술을 하다 보니, 할머니가 자녀와 손자를 데리고 내원하는, 그야말로 “3대가 함께 찾는 병원”이 될 수 있었다”며, “지난 25년 동안 쌓아온 신뢰와 명성을 밑거름 삼아, 새로운 25년의 전통을 만들어 후대에 길이 남을 최고의 안과전문병원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 원장의 인사말을 끝으로 1부 순서가 막을 내렸고, 모두 식사를 했다. 음식을 먹는 동안 간간히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30여분이 지나자 장 부장이 2부 시작을 알리는 멘트를 했다. 모두 좌정했고, 2부 첫 순서로 이안과 의학상 시상식이 거행됐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는 이안과 의학상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고형준 교수에게 돌아갔다. 고 교수는 “이런 영광을 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이 상이 안과분야의 발전을 위해 더욱 매진하라는 뜻으로 알고 후학 양성과 연구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장학금 전달식. 이안과 장학회 창립 15주년을 맞은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서는 의과대학(원)생 4명, 고등학생 6명 등 총 10명이 장학금 수혜를 받았다. 이안과 장학회는 창립 이후 올해까지 매년 장학생을 선발, 총 115명의 학생에게 2억여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모든 행사가 마무리되고,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25년의 전통을 카메라 앵글에 고이 담았다. 새로운 25년의 전통이 카메라에 또 담길 터이다.

25년. 사람으로 치면 혈기왕성한 청년기에 해당한다. 밝은 미래를 향한 꿈과 희망이 가득한 나이다. 청년기는 현재를 어떻게 재단하고 조각하느냐에 따라 닥쳐올 자신의 미래가 달라진다. 이안과의 미래는 그래서 밝다.

[병원가는길] 김원중 plan@webcom.kr
덧붙이는 글 병원가는길 www.hospitalclub.kr에도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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