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속의 ’벌거벗은 임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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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연(ayounshin)등록 2008.05.07 11:52

 

기독교으로서 신앙 생활을 하다보면 문득문득  우화 벌거벗은 임금님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어릴 접하는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집단 무의식 같은  숨은 의미찾기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상 임금님은  벌거벗었는데도 모두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을 했다며 칭송합니다.

근엄하신 임금님이 경망스럽게도 팬티 바람으로  길거리 패션 쇼를 벌이고  있건만 민망한 상황에서도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랬다가는 경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두눈 질끈 감고 지금 임금이 그냥 옷을  입었다고 치자  자신과 타협을 해버리는 쪽과, 남들이 모두들 입었다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면서 자기 자신조차 속이게 되는 부류로 나눌 있을  겁니다.

 

더군다나   전제가 어지간히도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지 않습니까.

 

마음이 악한 자는 임금의 천의 무봉을 없나니라고 박았으니 말입니다. 임금이 벗었다고 했다가는 자기 스스로를 악인이라고 하는 꼴이니 이쯤되면 자기 기만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결국 천둥벌거숭이 꼬마가 진실을 폭로하자 때서야 비로소 다른 구경꾼들도 자기의 눈을 긍정하고  마음에 비쳐지는 대로  받아들이며  임금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으로 우화는 끝을 맺습니다.

 

함께 신앙 생활을 하다보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거나  속에 분이 친히 나타나 길을  보여주셨다는 등의 경이로운 체험을 들려주는 성도들을 만나게 됩니다.

 

언감생심 수준까지는 아니라해도 성령의 임재를 일상 속에서 경험하며 분이 나와 항상 동행하고 계시다는 것을  또렷이 느낄 있다는 교우들을 만나면 대부분의 평범한사람들은 그만 기가 죽기도 하지요.

 

왜냐햐면 우리 대부분은  생활이나 내면에서 신앙으로 인하여 급격히 소용돌이치는 변화를 맞이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일상은 여전히 위태롭고 날은 불안하며 이따금 과거에 발목 잡히기 또한 일쑤입니다. 인간 실존의 형태가 원체 그렇게 생겨먹었으니 그럼에도  기도와 예배로  안위와 위로를 얻으며

주어진 생을 묵묵히 짊어지고 가는 것만도 기특한 일이라고 해야 것입니다. 

 

닥쳐오는 인생의 고비와  지루한 일상을 묵묵히 지나오면서  문득 뒤돌아보았을   하나님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감사하고, 분이 주시는 평안에 쉼을 얻을 있다면  평범한 사람이 누리는 신앙으로서 이만하면  되지 않나 싶어집니다만, 즈음에서 벌거벗은 임금님 슬쩍 끼어들면 불편해 지기 시작합니다.

 

신앙은 어디까지나 자기 경험이니 성령을 체험한다며  강대상에서 뒤로 나자빠지거나 세상 모든 언어로 방언을 하는 뜨거움조차 각자의 신앙 형태로 인정하면 그만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를 다니다보면 그게 그렇게 무심코 넘어가기가 수월치 만은 않습니다. 믿음이 사람보다 약한가,  사람보다 약한 까지야 인정하겠는데 남들처럼 하나님의 음성 직접 들은 적도 없으니  아예 믿음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등등의 의문이 때가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면  벌거벗은 임금 입었다고 말하게 되는 것처럼  자신도 그런 체험을  일상 겪는다는 식으로   신앙 좋은 하게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따금 마음에 맞는 교우들끼리 사석에 앉으면 실은 일상 중에 그처럼 뜨겁고 가까운 주님의 임재를 느끼는 일이 거의 없노라고 털어놓게 됩니다.   눈치 보느라 감히 임금이 옷을 벗었다 말할 없는 고백처럼 말이지요.

 

우리는 너무 호들갑스러운 신앙 행태에 사로잡혀서 무덤덤하고 밋밋한 듯한 자기 신앙에 자신감을 갖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남들의 화려한 신앙 경험 비한다면 자신의 것은 너무 보잘 없는 같아 주눅이 드는 것이라 할까요.  하지만 찬송가에도 있듯이  눈과 귀에 아무 증거 없어도’, 독특한 체험이 없어도  의심치 않고 나아가는 평범한 믿음이야말로 일상 위기에 단단한 뒷심 되어 신앙이 아닐까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크리스천 리뷰에도 실렸습니다. 

2008.05.07 11:57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크리스천 리뷰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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