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나가신다, 밤길 비켜라!

대학 내 호신술 과목 인기, 무서운 밤길을 위한 여성들의 대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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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연(dawnfrost)등록 2008.05.09 11:16
 '우리 딸 밤길 조심해서 다녀♡'
서울에서 유학하느라 떨어져 사는 딸에게 어머니는 늘 걱정어린 문자를 보내신다. 다 컸으니 어련히 조심히 다니겠지 하는 마음보다는 노파심이 앞서시나 보다. 그러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보면 벌써 차 끊길 시간! 어두운 골목을 지나는 발걸음이 급해진다.

“밤에 골목길에서 술 취한 아저씨가 가까이 오다 저랑 부딪힌 적이 있어요. 그땐 정말 무서웠죠. ”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 여대생(서강대 중문3)은 밤 늦게 집으로 돌아가다가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어두운 골목을 지나다 비틀거리는 취객이 그녀쪽으로 돌진한 것이다.

"그 후론 무서울 때는 전화를 하면서 가요. 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군가 바로 알 수 있게 말이예요."

유선경(서강대 국문3)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자취방으로 가던 골목에서 어느 취객이 저에게 고함을 지르더라구요. 또 한번은 제 머리에 주먹질까지 하는 일이 있었어요. 정말 한동안은 무서워서 밖엘 못 다닐 정도였어요."

이같은 취객의 돌발적인 행동 뿐만이 아니라 여성을 상대로 하는 성추행, 성폭행 피해 사례는 부지기수다. 자취방이나 하숙방이 많은 대학 주변은 그 피해 사례가 특히 많다. 실제로 신촌 지역 노고산 지구대 측에서 말하기를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몰리는 신촌 로타리 부근는 특히 취객 때문에 생기는 범죄가 잦다"
고 밝혔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야간 치안 상태가 좋다는 대한민국이지만 특히나 혼자 사는 여성들은 안심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호신술을 배우기 위해 합기도장이나 태권도장 등을 찾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신촌 아이키도(일본정통합기도) 총본부 관계자는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호신술을 배우려는 여성이 꾸준히 늘고 있다. 각 지부마다 비율이 다르겠지만 현재 평균적으로 여성이 전체 회원의 15~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 고 말했다.
지난 8월부터 호신술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곳 회원인 여성(직장인,30)분이 시작하게 된 동기는 간단했다.
“이상한 사람이 따라온 적이 한번 있는데, 그날 이후 혼자 다니기 무서워서 호신술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또한 다른 여자 회원(고등학교2)도
“요즘 세상이 무서워서 부모님께서 호신술을 배워보라고 권장하셨어요” 라며 처음 시작하게 된 동기를 말했다. 현재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체육시간은 물론 CA시간에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호신술을 가르치고 있지 않게 때문에 직접 사설 기관에 등록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체육시간에 호신술 과정이 없는 상태이다. 다행히도 대학의 사정은 조금 낫다. 서울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중앙대 등 교양으로 호신술 강의를 개설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숙명여대에서는 현재 '교양호신술' 과목이 개설되어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매우 인기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위험대처기술을 보다 확대하여 대인대처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훈련을 하기 때문입니다. 수업이 끝나면 많은 학생들이 뿌듯함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라고 숙명여대 교양호신술을 맡은 김석일 교수는 말했다. 실습 위주 수업이다보니 효과적인 수업 진행을 위해 수강 인원을 약25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많아 개설 반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양호신술을 통해서 학생들이 얻는 이점에 대해 김석일 교수는,
" 실제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복싱과 태권도 그리고 국술과 합기도를 망라한 종합투기를 연습하고 훈련하는 과정은 스스로를 방어하는데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의미가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호신술 수업이 개설되지 않은 대학교도 많다. 서강대가 대표적인데, 대신 범죄 예방을 위해 교내 화장실 칸마다 무인경비시스템을 설치해 놓은 상태이다. 교내 모든 무인경비시스템이 인터넷 서버로 연결되어 있어 24시간 경비요원이 출동 대기중인 상태이다. 그러나 화장실에만 부자가 설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학교 근처 골목과 같은 지역에서는 피해자 학생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체적인 사회 내부에서 호신술에 대한 인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노고산 지구대의 경찰은 “여성들이 호신술을 배운다면 대처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범죄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 했고 또한 서강대 근처에 살면서 밤에 공포를 느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모두 학교 호신술 과목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내의 치안도 중요하지만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서도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호신술을 학교 측에서 가르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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