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고 후안무치한 현 정부의 석 달

검토 완료

강경순(kks35679)등록 2008.05.27 10:10

아이들, 학생들, 어른들 대부분이 나서서 하지 말라는 일을 이 정부는 왜 계속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이 정부가 100일 동안 한 일들을 보면 거의 매일 한숨과 어이없음을 연발했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정말 진저리난다.

 

대운하 문제가 공약에 나온 그 순간부터 나는 몸서리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잘못된 공약은 버릴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그렇지만 아니었다. 가히 60, 70년대에나올 법한 비밀보안이니 어쩌니 하면서 아주 계획적으로, 치밀하게 대운하 사업을 준비해 오고 있었던 것 같은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것은 겨우 시작이었다.

 

취임하기도 전에 건방지고 뻔뻔한 인수위원회가 엄청난 실책들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영어 몰입 교육. 이것은 철회되었다지만 이미 사교육 시장은 난리이다.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의 향응. 주제넘게 자신들이 무슨 권력의 실세마냥 행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참 어이없다.

 

내각이 출범하자마자 고소영, 강부자씨게 미안한 일들이 연이어 터져나왔다. 이 놈의 장, 차관들, 비서들은 돈만 꿀꺽 삼킨 것이 아니다. 완전히 변방의 북소리의 바보 포졸처럼 하나같이 바보천치였다. 도대체 국민들의 이야기에는 귀 기울이지도 않고 자기들 이야기만 쪼잘대고 물러나라는 분위기가 대세인데도 뻔뻔하게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심지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하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마치 경전 소리를 듣고 있는 소같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일본 천황(일왕)에게 고개를 숙이는 일은 참으로 우리를 부끄럽게 하였다. 일본과의 미래는 당연히 중요하다. 그들과 우리는 지금도, 앞으로도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함은 맞다. 그러나 진정한 친구는 상대방의 잘못을 정확하게 지적해주고 올바르게 가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넓은 아량으로 용서는 해도 잊거나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일본 정부에게 면죄부 아닌 면죄부를 약간 주었고, 결국 그것은 최근 독도 문제, 일본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이어지는 어이없는 사태를 낳고 말았다.

 

학교자율화정책. 이것은 학교를 빛으로 이끈 것이 아니라 학교의 그림자만 키웠다. 공교육을 완전히 사교육화하게 거의 방치하였음은 물론 학교를 학원처럼 만들어버렸다. 나는 학원을 없애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학교마저 취업과 진학의 도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완전히 우리 교육을 방치하고 포기해버리고 아이들은 입시 지옥보다 더한 고통과 슬픔을 안기 시작했다.

 

이런 수많은 악재에 한미쇠고기협상과 FTA 비준 문제는 기름을 붓기 시작했다. 물론 필요한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양국 국민의 생활과 생존권 모두가 철저하게 보장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해버렸다. 이 얼마나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행동인가?

 

아이들이 왜 나섰겠는가? 정말 뭘 몰라서? 어른들이 안 나서니까, 아니 두려워서 못 나서니까 아이들이 나선 것 아닐까? 4.19의 주역은 학생이다. 그들이 뭘 몰라서? 그것을 괴담으로 치부해버리고 방송사가 선도한다는 정부와 조중동의 저 실상을 왜곡하는 뻔뻔한 보도는 이미 어용 언론으로 전락해버린 조중동의 추악한 모습을 남김없이 드러내 보여주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나는 오래 전부터 FTA 비준 문제가 틀림없이 우리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었다. 아니나다를까. 민주당 대변인이 낙동강 오리알 이야기까지 꺼냈다. 지금 한나라당은 오바마의 주장을 가지고 오히려 FTA 협상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호도하고 있다. 이런 삼척동자도 납득하지 못할 유치한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도대체 다수의 여당이라는 인간들의 생각이 이렇다면 국민들은 어디에 기대야 할지 참 답답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한 나라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교육부 장관 이하 간부라는 인간들이 공사도 구분 못하는 좀같은 짓을 저지르지 않나, 선량한 시민들의 시위나 행진을 과잉진압하는 등 경찰이 80년대식 공포를 만들지 않나, 대통령은 취임 100일도 안 되었는데 장관들은 대통령말은 듣는 둥 마는 둥 벌써부터 레임덕 현상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지 않나,  4대강 정비를 추진한다는 명목하에 드디어 망령된 대운하 정부 사업을 가동하고 있지 않나. 도저히 눈뜨고는 지켜볼 수 없는 상황들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역사를 공부하고 있다. 정치 이야기는 하기도 싫고, 되도록 자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상황을 눈앞에 보고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그것은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도 아니요, 그 책임을 남한테 떠넘기는 결과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정부가 이런 뻔뻔하고 어이없는 상황을 계속 만들어간다면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이와 같은 글을 통해 작은 목소리라도 낼 수밖에 없다.

 

2008.05.27 10:14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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