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에 핀 노래

길 잃은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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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용(brmount)등록 2008.06.02 19:24
산골짜기에 핀 노래

물대포의 차가운 섬광이 화살로 날아든

무저항 도시

그대 쓰러진 닭장차 위에

젊음이 낙엽보다 가벼운 십자가로 떨어져도

우린 다시 일어서리

낡은 자판을 눈물로 두드리는

낡은 나도 일어서리

같은 밥 먹고 같은 말하던 형제여

내 딸과 내 아들과 내부모와 아내를

방패와 군화로 찢어

신성한 국토를 선혈로 물들게 하는

너희는 누구냐.

33 개월 군대 생활로 국가에 충성을 바쳤던 내가

부끄럽구나, 할 말이 없구나

그대 선혈로 물든 이 땅

참여할 수 없는 변방의 산골에서

눈물과 한숨의 변명밖에 널어놓을 수 없는

아픔이여......

난 바다위의 폭풍으로

갈 길 잃은 등대여

저 피 끓는 함성을 낡은 대포로 막으려 하지 말라

수 십 만 촛불아래

아직 불 지피지 않은 수백만 양초도

이 가슴에 살아있다네.

2008. 06.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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