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을 초월한 미국의 반인간적 반자연적 행태

이제라도 파괴의 손길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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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영(chogalma)등록 2008.06.05 16:00
나는 1995년 국무성 초청으로 미국을 여행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 자리잡은 미국 속 작은 나라 '오네이다(Oneida Nation)'라는 인디언촌을 방문했다. 이 나라의 최고 의결 기관인 '경제위원회'의 데보라 독스테이터 의장(옛날 같으면 여자 인디언 추장)은 우리 일행을 조찬 모임에 초청했다. 그 자리에서 독스테이터 의장은 다음과 같은 요지의 인상적인 인사말을 했다.  

"지난 200여 년 동안 미합중국은 계속해서 우리의 전통 문화와 언어를 말살시키려는 정책을 써왔다. 그들은 민주주의와 개발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으로 우리 부족이 애초에 살았던 뉴욕에서 우리 선조들을 몰아냈고, 우리가 가꾸고 지켜왔던 자연 환경을 파괴했다. 이로크라는 대부족의 우리 선조들은 계속 쫓기면서 5개 부족으로 흩어졌고, 우리 오네이다 부족은 이곳 위스콘신 주 미시간호 북서쪽 그린베이에 정착했다. 미합중국은 1950년대에 이주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우리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자립을 시킨다는 명분으로 형제들을 도시로 이주시켜 단순 노동자로 전락시켰다. 도시로 나간 형제들은 대부분 극빈계층과 소외계층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이제 흩어졌던 우리 부족의 형제들이 우리가 건설한 오네이다국으로 다시 모이고 있다."

정복자들이 발을 붙인 곳은 초토화되었다

1854년 미국의 피어스 대통령은 당시 워싱톤을 자신들의 마지막 주로 편입시키려고 그곳의 원주민인 시애틀 추장에게 땅을 팔라고 제안한다. 미합중국은 반항하는 인디언들을 사살하고 땅을 빼앗았던 것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이런 기만술을 택한 것이다. 그들의 의중을 간파한 시애틀 추장은 피어스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낸다.

"당신들은 이 땅에 와서, 이 대지 위에 무엇을 세우고자 하는가? 어떤 꿈을 당신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가? 땅을 파헤치고 나무들을 쓰러뜨리는 것이 행복한가? 연어 떼를 바라보며 다가올 겨울의 행복을 짐작하는 우리만큼 행복한가? "

필자는 150여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아메리카 원주민과 정복자인 유럽인들 사이에 일관되게 흐르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피어스 대통령이 시애틀의 고고한 뜻을 위로하기 위해 워싱톤 주의 수도를 시애틀시라고 명명했던, 인디언들을 잘 살게 해주겠다면서 이주법을 만들었던, 둘 사이에는 죽임과 살림의 문화가 충돌하고 있음을 본다.    

1492년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첫발을 내딛던 당시에 그곳에는 약 1억 명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평화롭던 그곳에 찰스 다윈이 지적한 대로 유럽인들이 발을 붙인 지역마다 무자비한 살상과 유럽에서 옮겨온 전염병이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원주민들을 덮치기 시작한다. 이후 1세기 동안 원주민의 수는 90%나 격감한다. 현재는 미국 전체 인구의 1%만이 생을 이어가고 있다.  

어디 사람뿐이랴. 유럽인들이 북미대륙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약 4000만 마리의 들소들이 대륙의 3분의 2 이상 지역에 걸쳐 살고 있었다. 그런데 1830년부터 상업용 고기를 얻기 위해 대대적인 들소 사냥이 시작되었고, 불과 1년 동안에 300만 마리의 들소가 도살되었다. 1869년 대륙횡단철도와 1880년 북태평양철도 완공으로 들소사냥이 쉬워져서 들소가 대량 도살되었다. 마침내 19세기 말에 들소는 거의 멸종되었다.

역사상 초유의 생태전쟁을 감행하다

미국의 파괴는 남의 나라 땅에서 더욱 야만적으로 전개된다. 미국은 베트남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1961년 8월 다이옥신이라는 가장 발암성이 강한 치명적 독소를 함유하고 있는 고엽제를 살포한다. 이른바 전쟁사상 초유의 생태 전쟁(ecological warfare)을 감행한 것이다. 미국은 9년 동안 20%에 이르는 베트남의 정글과 36%에 이르는 열대지방의 강과 해변 그리고 소택지에 형성된 홍수림(mangrove)에 고엽제를 살포한다. 심지어 적들의 식량을 초토화한다는 이유로 농작물에도 엄청난 양을 살포했다. 미국은 총 7천182만 리터에 달하는 고엽제를 무차별 살포한 것이다. 미국은 베트남에 엄청난 고통과 생태계 파괴를 안겨주었으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이 전쟁에서 처참하게 패배한다.
         
오늘날 지구 인구의 5%인 미국이 지구 자원의 25%를 소비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25%를 소비하고 20%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미국인들은 과테말라보다는 50배, 베트남보다는 100배, 차드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500배를 사용한다. 심지어 독일, 프랑스, 영국 사람들보다 2배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미국, 지구의 존립을 계속 위협할 것인가?

2001년 3월 28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교토의정서는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는 이유로 교토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유럽연합과 공적 양심세력들의 강력한 압박에도 아직 꿈적도 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는 수많은 양심세력의 절규를 언제까지 묵살할 것인가? 미국은 나만의 끝없는 물질적 탐욕을 달성하기 위해 언제까지 ‘지구 파괴라는 거침없는 나홀로 항해’를 계속할 것인가? 시공을 초월한 반자연적ㆍ반인간적인 미국의 지구파괴 작전은 이제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타결된 엉터리 ‘한ㆍ미쇠고기 협상’을 통해서 미국은 자국민들은 먹지 않은 광우병 위험물질 함유 개연성이 큰 뼈다귀마저 한국에 몽땅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 대가로 이명박 대통령은 부시 목장의 초대 손님이 되었다. 아, 지칠 줄 모르는 미국의 끝없는 탐욕과 파괴의 손길, 이를 어찌하오리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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