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줄어든 애국심? 태극기 크기 축소 논란

대형태극기 두 달만에 12m에서 9m로 축소/ 시, "안정성 고려한 것" 해명 불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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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정(vega576)등록 2008.07.04 20:23

지난 4월 게양식 때 걸려있던 12m 대형태극기(왼쪽)와 현재 걸려있는 8m 태극기(오른쪽). 한 눈에 보기에도 크기 차이가 느껴진다. ⓒ 조원정

양산 시민의 애국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에 게양한 대형태극기가 최근 작은 크기로 교체돼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26일 양산시에 따르면 종합운동장에 설치된 가로 12m, 세로 8m 규모의 대형태극기가 두 달 만에 가로 9m, 세로 6m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교체 이유에 대해 대형태극기에 받는 풍압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우려에 따라 이루어진 조치라고 밝히고 있어 시가 홍보한 것과 달리 처음부터 설계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19일 시는 오근섭 시장을 비롯한 허범도 당시 국회의원 당선자, 시의회 의원, 시민 500여명을 초청해 국기게양식을 치뤘다. 당시 홍보자료를 통해 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로 12m, 세로 9m 태극기가 24시간 양산 하늘에 펄럭이게 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만에 관리비용 증가와 안전사고 위험에 따라 태극기를 교체해 '조삼모사(朝三暮四) 행정'이라는 비아냥을 사게 됐다.

 

강아무개(38, 중부동) 씨는 "애국심 고취를 위해 설치한 태극기를 왜 두 달 만에 크기를 줄이는지 모르겠다. 벌써 시의 애국심이 줄어든 것이냐"라며 반문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12m로 달 수 있지만 적은 확률이라도 안전사고 위험이 있어 교체했다"라며 "또 국기게양 후 생각보다 태극기가 너무 커 위압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있어 전체 조화성을 고려했을 때 8m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사업 초기부터 시의회는 예산 낭비와 관리비용 문제를 들며 관련 예산을 삭감했지만 도비 지원을 통해 사업을 강행한 시로서는 이번 조치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성을 더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시성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게다가 바람을 못이겨 두달사이 4번이나 태극기를 교체한 것으로 두러나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높은 상황.

 

시에 따르면 설계과정에서 구조기술사에게 12m와 8m 크기의 태극기 누적풍압으로 인한 안정성을 의뢰했지만 기술사간 답변이 달라 부산 금정구에 설치된 크기인 12m로 제작했고, 대신 기초파일을 시공해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종합운동장에 설치된 8m 대형태극기의 교체비용은 한 개당 40만원선으로 12m 태극기가 70만원선이었던 것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시는 24시간 동안 비추던 경관조명도 지난달부터 오후 10시 이후부터 새벽 1시까지 격등제, 그 이후엔 점등으로 바꿔 관리비용을 줄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 238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7.04 20:27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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