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셀틱스’와 ‘동부’가 말하는 승리의 법칙

각 리그 우승 팀 승리 요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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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pro2717)등록 2008.07.21 19:05

원주 동부 VS 보스턴 셀틱스

그들의 공통적인 우승 요인 무엇일까. '동부(?)' 컨퍼런스에 '보스턴 셀틱스'가 속한 탓인지, 두 팀 모두 좀처럼 보기 드문 초록색 유니폼을 착용하는 탓인지. 그들은 왠지 닮았다. NBA와 KBL은 전혀 다른 수준의 리그이다.

 

그들은 각 리그 정상을 차지한 챔피언으로서 공통점이 있었다. 비록 미묘한 이끌림으로 시작한 관심이었지만, 두 팀 간의 적지 않은 공통  분모를 발견해낼 수 있었다. 챔피언들의 공통적인 승리 요인들을 살펴보자.   

 

철저하게 벽을 쌓아라

 

"최고의 수비가 최고의 공격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어떤 공격보다 더 상대의 공격에 대한 수비를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들의 가장 큰 공통분모는 수비력이었다. 그들은 화끈한 공격력보다는 든든하고 높이가 있는 수비력을 앞세워 승리를 이끌어냈다.

 

KBL 원주 동부의 김주성과 레지 오코사의 '트윈 타워'는 아무도 넘보지 못했다. 표명일의 지휘 아래 기민하게 움직인 동부는 단연 으뜸이었다. 동부는 표명일의 거친 입담과 터프한 몸놀림, 김주성의 지능적인 포스트 수비에 이은 블락, 공수 리바운드를 척척 잡아주는 오코사가 있었다. 이에 카를로스 딕슨, 이광재, 강대협도 수비에 일가견을 나타냈다. 동부 전창진 감독은 “좋은 수비를 하기 위해 혹독한 체력 훈련을 거쳤을 정도”라고 말한 만큼 동부가 수비에 많이 치중했음을 알 수 있었다. 동부는 올 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서 기록한 실점은 총 4076점(평균 75점)으로 리그 내 단연 1위였다.

 

  같은 시즌 NBA ‘보스턴 셀틱스’는 발 빠른 ‘케빈’ 가넷’을 앞세워 덩치 가드 ‘폴 피어스’, 날쌘 돌이 라존 론도, 3점 슈터 ‘레이 알렌’, ‘제임스 포지’ 등은 모두 디펜스에도 능했다. 그들의 조직적인 수비에 거의 모든 팀이 속수무책이었다. 보스턴은 올 시즌 정규 리그에서 기록한 실점은 평균 90.07점으로 리그 전체에서 2위를 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절대 막을 수 없을 것 같던 사나이 ‘LA 레이커스’의 Mr.81, 코비 브라이언트’마저도 봉쇄하며, 그에게서 이어지는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무너뜨려, 그들의 위용을 과시한 바 있다.

 

‘BIG 3을 활용하라’

 

  두 팀은 강력한 수비에 이어, 팀의 주득점으로 ‘BIG3’라 불리는 공격 라인을 갖췄다. 동부는 ‘표명일-김주성-레지 오코사’, 셀틱스는 ‘폴 피어스-레이알렌-케빈 가넷’이 BIG3이다. 그들은 팀의 대부분의 득점을 담당했다. 두 팀은 모두 반드시 승리 하기 위해서 빅3의 활약을 필요로 했다. 빅3를 중심으로 안정적이며, 확실한 공격을 이어가고, 이들을 거쳐 이어지는 제2,제3의 공격을 통해 상대방을 뒤흔드는 것이다. 빅3는 득점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노마크 찬스를 노리되, 이기적인 플레이를 지양했다.     

 

‘노장이여, 투혼을 발휘해라’

 

  동부와 셀틱스의 또 다른 공통점은 팀 내 노장들이 젊은 선수 못지않은 플레이를 했다는 점이다. 표명일(33)은 주전 가드로서, 시즌 내내 별다른 문제없이 많은 경기 시간을 소화했으며, 일부 이제야 빛을 보았다는 평가도 내려졌었다. 시즌 내내 지친 기색 없이 팀의 볼을 리딩했으며, 상대 팀의 젊은 가드와 견주어도 밀림지 않았다. 틀림없이 표명일은 동부의 우승의 주역으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방불케 했다. 그의 노련한 지휘아래 동부는 효과적인 공격이 가능했다. 

  마찬가지로, 셀틱스는 시즌 초반부터 빅3 중 케빈 가넷(32), 레이 알렌(33)이 체력 저하로 노쇠했다는 평을 듣기 시작했고, 백전노장 샘 카셀(39)은 은퇴를 할 시기라는 평이 있었다. 하지만, 케빈 가넷은 전문가들이 그에게 내린 4쿼터에 약하며, 찰스 바클리 처럼 무관의 제왕이 될 것이다라는 평에 보란 듯이 출중한 경기력을 뽐냈다. 레이 알렌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며, 플레이오프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분발하여 놀라웠다. 특히, 샘 카셀은 신예 라존 론도가 제대로 팀을 이끌지 못 할 때마다, 교체 멤버로 투입되어, 그에게 본보기를 보여줬다. 불혹의 나이임에도 레이커스와의 결승전에서는 20점이상 득점을 올렸다. 이날 샘 카셀 특유의 포스트 플레이는 그의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향수를 자극시킬만 했다.

 

식스맨들을 활용하라’

 

  농구는 절대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거늘. 한두명 ‘원투 펀치’만 잘해서는 팀을 우승으로 이끌기 어렵다. 오랜 기간 승리하는 팀에는 일명 ‘X-FACTOR'로 활약할 식스맨들이 필요하다. ‘X-FACTOR'는 결정적인 순간이나 중요한 경기 때,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잘하여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말한다.  

  동부에는 ‘강대협’이 그러했다. 강대협은 무리하지 않으면서, 적재적소에 표명일과 함께 3점슛을 넣어 팀의 기세를 올렸다. 강대협은 MIP(기량 발전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는 선수로서, 날이 갈수록 실력이 상승하는 추세였다. 시즌 초반에 약간 부진했던 것 말고는, 결승전까지 오르는 내내 특별한 부진 없이, 팀의 주전급 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49경기에 나와 평균 10득점, 3.9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으며, 연봉 협상에서 이번 시즌보다 6천만원 가량 상승한 1억 8천 7백만원을 받으며, 동부가 다음 시즌에도 강대협에게 거는 기대가 큼을 알 수 있었다. 

 

  셀틱스에는 앞서 언급한 샘 카셀과, 리온 포우, 제임스 포지가 있었다. 샘 카셀의 능숙한 경기 운영에 힘입은 보스턴은 아직은 힘이 무척 세 보이는 리온 포우의 활약, 탁월한 3점슛과 듬직한 수비 능력을 갖춘 제임스 포지 덕에 등에 날개를 단 격이었다. 레이커스와의 결승전에서 리온 포우가 보여줬던 플레이는 상대팀의 오덤-가솔 콤비를 능가했다. 로우에서 굵직하게 움직이며, 추가 자유투는 보너스였고, 큰 덩치에 비해 빨라, 공을 잡았다하면 상대팀은 파울 아니면 끊기 어려워 보였다. 또한 제임스 포지는 상대팀의 스윙맨부터 파워 포워드까지 수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팀 내의 피어스와 알렌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또 팀의 위기 때마다 던지는 3점은 매우 정확하게 림에 꽂혀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듬직한 코칭 스텝을 둬라'

 

  동부와 셀틱스의 승리의 배경에는 실력있는 코칭 스태프가 있었다. 그들은 각 팀의 승리에  숨은 공로자들이었다. 동부엔 현역 시절 ‘최고의 포인드 가드’라는 찬사를 들었던 ‘강동희’가 코치였고, 셀틱스엔 수비전문가인 ‘톰 티보디아우’ 코치가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강동희 코치는 원주 동부의 고민거리였던 표명일-이세범-강대협-이광재로 이어지는 약한 가드진을 이끌며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여러 관계자들의 염려와는 달리, 되레 완벽하게 신-구세대 조화를 이뤘으며, 이들과 포스트는 앙상블을 이뤘다.

 

  셀틱스의 톰 디보디아우 코치는 지난 1996년 뉴욕 닉스 코치로 부임하여, 당시 뉴욕의 강력한 수비 전술을 구축하며, 수비 전문가로 정펴이 나있다. 그런 그가 올 시즌을 앞두고 셀틱스에 들어와 팀의 수비 컬러를 변형 시켰다. 당시 가넷은 항상 NBA서 가장 뛰어난 수비수였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반면 피어스와 레이 앨런은 수비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티보이다우 코치의 수비 전술에 힘입어 피어스와 앨런도 수준급 수비수로 변신할 수 있었다. 그의 능력에 힘입어 셀틱스는 물샐 틈 없는 수비를 앞세워 리그 최고 수준의 디펜시브 팀을 일궈낼 수 있었다.

 

  동부가 다음 시즌에도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장훈이 버티고 있던 KCC에 하승진이 뽑혔기 때문이다. 높이에 따른 수비를 앞세운 동부에게 서장훈-하승진 콤비는 가히 위협적이다. 되레 동부보다 높이 면에서는 더욱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동부는 더욱 조직적이고 세련된 수비 전술을 갖춰야 하고, 기존 슈터들은 더욱 분발해줘야 할 것이다. 또한 이광재와 같은 신인의 기량도 충분히 올려놔야 할 것이다.

 

  셀틱스 역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이번 시즌 우승의 주축 멤버였던 제임스 포지가 FA시장을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될 것이 확실시 되어, 큰 전력 누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준우승에 그쳤던 레이커스가 ‘바이넘-가솔+알파’로 약점이었던 포스트를 보강할 경우, 다음 매치업시 승리조차 보장 받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셀틱스는 가넷의 짐을 덜어줄 선수와 깔끔하게 슛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원조 슈터들의 보강이 절실하다.

 다음 시즌에도 그들은 우승 팀다운 활약을 기대해본다. 

 

2008.07.21 19:10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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