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만에 돌아온 고향 장흥에서 잃어버린 동생을 찾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일본으로 갔다가 돌아온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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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욱(madw)등록 2008.07.30 11:34

전영숙(67)할머니 할머니는 내게 사탕을 건내주었다. ⓒ 마동욱


전남 장흥군 신흥리마을 앞 탐진강 박림소에서 만난 할머니.

장흥군에서는 7월 30일부터 8월3일까지 열리게되는 제 1회 정남진 물 축제준비에 분주하다. 물축제의 이름 때문인지 축제를 치르게되는 행사장은 탐진강을 따라 몽골텐트가 세워지고 무대가 세워졌다.

평소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붐볐던 박림소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박림소의 중심에 축제의 메인무대가 만들어졌고,  박림소에서 펼쳐질 장흥군 각 읍 면별 무동력 뗏목 경기대회를 준비하는 손길들도 무척이나  바빠졌다.

박림소의 아름다운 풍경에 심취되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박림소를 바라보는 나무벤치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있다.

할머니는 상당히 멋지게 옷을 차려입었지만 할머니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다.

"할머니 누구 기다리고 계셔요,"
할머니는 갑작스런 내 질문에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혼자말처럼 알아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뭔가 중얼거렸다.
아마도 나의 느닷없는 질문에 할머니가 당황을 했는 것 같다.
다시 묻자 할머니는 "어디서 왔오,"
내게 질문을 한다.
"자응서 왔어요, 근디 할머니 왜 혼자 그렇게 앉아있어요,"
"응 맨날 여기에 오지, 자응이 고향이라, 2년전부터 고향을 찾아오기 시작했지,"

할머니는 묻지도않은 이야기를 꺼낸다.
"나 우리동생좀 찾아주시요, 읍사무소에 간께 다 없어져불고, 아무도없어서 못 찾것당께,"
할머니의 이름은 전영숙(67) 태어난 곳은 장흥읍 남동리 지금은 이미 뜯겨 나갔지만
남산공원으로 올라가는 길 옆에 옛집이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이곳 장흥초등학교에서 4학년까지 다녔고 사촌언니들과 함께 일본 오사카로 건너갔다고 한다.  일본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처녀 때 두달전에 병환으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만나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을 하여 5남매를 서울에서 낳고 길렀다고 한다.

자식들은 모두 서울에 살고 있고, 2년전부터 어릴 때 잃어버린 남동생(전종록 약 61세추정)을 찾기위해 고향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고향엔 자신을 알아보는 친척은 아무도 없고, 할머니는 장흥읍에 있는 해동여관에 짐을 풀고, 옛 기억을 찾아 이곳 저곳을 수소문했지만 세월이 너무 흘렀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도 희미해져 동생과 친정식구들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할머니는 두달 전 병환으로 앓고 계신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자식들 곁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의 단골 여관에서 일년에 200만원짜리 방을 하나 소개시켜주어 그 방에 짐을 풀고 고향의 이곳 저곳을 다니며 잃어버린 옛기억속에 동생을 찾고 있다고 한다.

할머니의 얼굴에 그려진 희미한 어두운 그림자가 아마도 어릴적 기억속에서 자신의 핏줄을 찾기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영숙(67)할머니 박림소에서 홀로 경치를 보며 옛 생각에 빠져있는 할머니를 만났다. ⓒ 마동욱


전영숙할머니 박림소에서 할머니는 사진을 찍은 내게 자신의 동생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 마동욱


전영숙(67)할머니 할머니의 얼굴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는 어릴적 친정식구들 생각 때문만은 아닌 듯 하다. ⓒ 마동욱


전영숙(67) 초등학교 때 떠난 그 고향이 그리워서 찾아왔다는 할머니 ⓒ 마동욱


장흥읍 박림소 박림소에서 제 1회 정남진 물축제가 펼쳐진다. ⓒ 마동욱


탐진강에 띄워진 뗏목 아침 일찍 31일 날 열리게되는 뗏목경기대회에 나갈 팀이 연습을 하고 있다. ⓒ 마동욱


장흥읍 탐진강 장흥 댐 건설로 장흥읍을 지나는 탐진강은 변화를 하고 있다. 탐진강 둔치의 물공원 ⓒ 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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